Matrix Revolution, 카페와 회사

이수영 – Sunshine

퇴근 후 느긋하게 간다는 명목으로 궂이 신촌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서 588-1 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자리를 얻어서 편하게 책을 읽으며 올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지만 피곤 그 자체는 여전히 피할 수가 없다. 거기에 지난주 수요일, 그러니까 11월 5일 오후 11시에 동우와 Matrix Revolution 을 보고 새벽 두시 반이 되어서야 잠드는 바람에 피로가 연속적으로 누적된 것 같다.

우선 Matrix Revolution 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자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특히 영상 면에서는 위대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액션/SF 영화에서 이렇게 스타일리시한 영상은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스토리도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도록 정확히 구성되었으되 (내가 생각이 짧아 예상을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관람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말도 보여주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매트릭스 내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녹색 톤의 차분함 속에서 펼쳐지는 빗속에서의 역동 적인 격투 신은 아름답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주먹으로 물방울을 밀어나아가는 장면은 1편의 총알을 멈주는 장면의 역행임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실제 스토리상의 대칭과 맞아 떨어져 그 인상을 한층 고조시켰다.

영화의 감상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회사 이야기로 잠깐 되돌아가 보면, 사람들의 불필요한 타인에 대한 헐뜯음이나 논리상의 불일치 를 발견하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상사와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즐겁게 식사해야 할 자리에서 그 사람의 무능이나 자 신에 영화의 감상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회사 이야기로 잠깐 되돌아가 보면, 사람들의 불필요한 타인에 대한 헐뜯음이나 논리상의 불일치를 발견하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상사와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즐겁게 식사해야 할 자리에서 그 사람의 무능이나 자신에 영화의 감상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회사 이야기로 잠깐 되돌아가 보면, 사람들의 불필요한 타인에 대한 헐뜯음이나 논리상의 불일치를 발견하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상사와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즐겁게 식사해야 할 자리에서 그 사람의 무능 이나 자신에 대한 무시를 이야기하는 것은 나로서는 참 싫다. 아니,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것 자체가 싫다. 특히 쓸데 없이 비슷한데다가 부정적인 이야기가 매번 식탁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 전까지 한미은행 본점에서 근무할 때 혼자 교보 문고 melodies 에서 조용히 즐겁게 식사했던 때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있지도 않은 약속을 지어내어 혼자서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어진다.

특히 상사의 등가죽을 긁어먹자거나 하는 이야기를 즐거운 듯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의 무능력을 지적할 합리성에 기반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 의심스러워지고, 자신들이 나중에 경험을 쌓아 그 자리에 섰을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 궁금해진다. 직원들을 위한 사기 진작을 위해 지불되는 커피 값과 회식비 외의 지출은 회사에서 지불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지불의 의무를 지지 않아야 한다. 이를테면 커피를 한 잔 주문했을 때 커피와 함께 케잌이 무료로 제공되면 좋지만 보통의 카페에서 케잌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할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비로 무언가를 제공함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호감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곳엔 도의나 의무, 분위기상의 강요 따위는 없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상사의 사비로 내 배를 채워야 할 때면 상당히 주저한다.)

다만 위 두 가지 문제에서 카페와 회사의 차이는 아마도 커피 맛이 나쁠 때는 고객으로서 불평할 수 있지만, 상사의 일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함께 협력해서 체계상의 문제점을 고쳐가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몰취향한 사람의 불행한 연애

BOA – Duvet (Serial Experiments Lain Opening Theme)

사람을 만나면 묻는다. 휴일에는 어떻게 보내세요 라고. 어떤 취미가 있거나 한 사람을 만난 지가 너무 오래 되었음을 실감한다. 다들 그냥 쉬죠,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놀죠, 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말해주기 싫은것 같기도 하고 정말 쉴때 저러는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저런 대답을 들으면 금새 그 사람에 대한 흥미라는 것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고 마는 것이다.

매스미디어가 현대인의 파김치가 되어버린 일상을 잠식하며 제공해오는 몰취향의 세계를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나 자신이 멍청해진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싫다. 추상적으로 누구나 말하는 난 심플한게 좋아 같은 것들를 지금 취향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진정한 취향은 스스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브랜드 이름이나 드라마의 제목보다는 훨씬 근사하지만 역 시나 그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취향이 사라진 개인은 대부분 불행하다.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조차 반복의 연속이다. 스스로가 앞으로 무엇을 해 야 할 지, 스스로에 대한 무지나 두려움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갈래 속에서 시도하기도 전에 방향 감각을 잃는다. 어느 순간 너무나 외롭고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무작정 기대고 싶어 한다. 잠시나마 등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있겠지만 24시간 일주일 내내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의지하지 않으면 현실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 바로 불행의 증거다. 그래서 불행한 사람은 연애를 통해 행복해지기는 커녕 ‘누구라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 더 불행해질 확률이 크다.

만남이라는 복권

이수영 – 그래

한 주 동안 회사일로 많이 바빴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기엔 지금 이 순간도 너무나 빨리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순간은 나에겐 항상 그렇다. 애처로운 심정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며 지금 내가 꺼내야 할 말을 이리 저리 생각해 보지만 그 어느 것도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없다. 조금이라도 말을 꺼내서 풀어나가기 시작해야 하는데.

경험을 통해 지난 수 년간 나의 화술이나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는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는 망설임이 앞선다. 만나서 아무 할 말도 없을 것만 같은데, 이 사람을 만나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만나면 그때 그때의 느낌과 생각에 맞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안심하곤 하지만 그 두려움의 순간은 내 몸 곳곳에 새겨져 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람의 코드를 느끼며 나도 모르게 기분좋게 그 일부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람의 코드를 느끼며 나도 모르게 기분좋게 그 일부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람의 코드를 느끼며 나도 모르게 기분좋게 그 일부를 흡수해 나아가며 그 사람을 배워 나갈 수도 있고, 도저히 체질에 맞지 않아 멀어져갈 수도 있다. 하지만 만남이 가져오는 무엇보다도 값진 결과는 꽝이 없는 복권처럼 만족할만한 확률로 다가오는 동지애 아닐 까. 서로가 서로의 언어가 되어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만남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아닐까 싶다.

일을 취미처럼

Shawn Kane – Mistreated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인지, 요즘 퇴근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퇴근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늦게 퇴근하는데 원하는 결과를 다 보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퇴근 하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 자체가 크고 개선의 여지가 많다 보니 개발이 즐겁다. 실제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 제대로 동작할 수 있을지는 완벽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내 실력을 믿으니까 어떻게든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소 자신감에 찬 거만한 말투 -_-)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잃고 일상으로부터 그것을 괴리시키기 시작한다. 어떤 경우에는 기본 지식의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이나 회사의 시간적 압박으로 인해 그렇게 변해가는 일도 많은 것 같다. 가끔 전임자의 코드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Java 라는 플랫폼이 가진 잠재력과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을 조금만 더 잘 알고 있었더라면, 개체지향 설계에 대해 조금 만 더 관심이 있었더라면 더 즐겁고 효율적인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살아갈 필요는 없지만, 어떤 지식은 반복된 일상을 깨뜨릴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을.

그래서 말이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누군가의 말은 나에게는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새로운 발견이 끝나지 않는 이상 그 말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수능을 앞둔 고민많은 고3에게 바침

Towa Tei – Butterfly

지금 너가 하고 있는 그 말이 바로 너 자신이고, 그것은 어떤 결함이나 장애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아야 해. 사람은 누구나 할 말을 쉽게 잃는단다. 어느 순간 많은 것들이 답답하고 표현할 수 없을 때가 있어. 너는 사라진게 아니라 생의 긴 시간중에 아주 잠깐, 마치 바다위 배의 순간 정전처럼… 그런 힘든 일들은 어떻게 보면 제대로 생각해 보기도 전에 지나갈거야. 정전이 길다 하더라도 평상시처럼 곧 다시 전기가 들어올 거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을 해 보렴.

모든 것은 너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는거란다. 심지어는 나 조차도, 그리고 네 주위의 사람들도. 서로가 서로를 위해 공유면을 만들어 나가자. 하지만 서로를 아프게 하거나 구속하지는 말자.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고 있을 수 있도록 스스로 강해지자. 그 강함은 강철의 단단함도 아니요 고무의 끈질김도 아니라 바로 모든 핏자국을 씻어내고 갈증을 축일 수 있는 부드러운 물살이라고 생각하자.

윤진아 힘내!

두장의 티켓, 하루키, 그리고 다모

BOO – Million Dollar Hotel

나에겐 두 장의, 그러니까 두 사람이 볼 수 있는 ‘성시경, 이소라, 박효신의 10월의 눈내리는 마을’이라는 콘서트 표가 있었다. 이 표는 수정이라는 친구와 보러 가기로 하고 구입한 것인데, 이 친구는 나에게 별다른 말이 없었고 당일에조차도 전혀 연락이 없어서 그만두기로 했다. 정말 보고 싶어 했던것 같았는데, 내가 연락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까맣게 잊어버렸나 보다.

어쨌거나 유정이가 보고 싶어했는데, (유정아 미안해) 결국 티켓은 다른 커플에게 넘기고 말았다. (이 결과가 있기까지 많은 사람에게 접촉했지만 전부 거절당했다.) 보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어쩌면 당연히 내 자신이 보고 그것을 향유했어야 했다는 미련도 남아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을 때 그것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라도 좋다. 반복 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 당장은 억지로 보기 싫었다.

오랜만에 그 티켓을 전해주기 위해 후배 현우를 만났다. 후배 동우와 저녁을 먹은 뒤 신촌에 도착하면 주려고 했는데 일찍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예전의 현우보다 머리가 좀 더 길어긴 것 외에는 변함 없는 모습이었다. 동네 아저씨같기도 하고 날라리 소년 같기도 한 그지만 역시 그는 ‘좋은 사람’ 이라는 느낌 안에 머물고 있었다.

파파이스에서 저녁을 먹고는 하루키 모임에 나가려고 했다가, 결국 동우와 컴퓨터실에 눌러 앉아 다모를 마지막 화까지 보고 말았다. 재미있어서 나름대로 좋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루키 모임에 나가려고 여러가지로 신경 쓰고 나왔는데 컴퓨터실에 눌러 앉게 되어 아쉬움도 있었다. 다음 번엔 모임 꼭 나가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_-)

완벽한 하루

Bonnie Pink – Tonight, the Night

6시 20분쯤 일어나 샤워를 하고 듣고 싶은 앨범을 다운로드 받아 PDA 로 전송한 뒤 아침을 먹는다. 잠깐 쉬다가 한약을 마시고 양치질을 마친 뒤 PDA와 책을 챙겨 거리로 나간다. 만원 버스에 서서 음악을 듣고 지하철을 타고 가다 자리가 나면 앉아서 PDA 에서 전자 책을 읽는다. 가끔 내 앞에 선 어여쁜 아가씨가 나를 내려다 보는 모습도 힐끗 스쳐보며 내가 이 사람들을 내려다 볼 때를 생각하기도 한다. 내가 어여쁜 미소년은 아니지만 어쨌든 상상하는 것은 재미있다.

일이 끝나 서점에 들러 볼만한 책이 없나 기웃거리다가 한 권 사들고 지하철에 탄다. 다시 곧 자리가 생기면 앉아서 그 책을 읽다가 버스에 몸을 싣는다. 집에 돌아오는 588-1번 버스는 항상 자리가 있어서 쉴 새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집에 오면 9시가 넘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부모님이 쪄 주신 고구마를 어느새 길게 자란 손톱으로 정성을 다해(?) 조심스럽게 깐 뒤 방금 슈퍼 에서 사 온 우유와 함께 먹으며 약간을 휴식을 취하다가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의외로 이런 삶이 꽤나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모든것이 자신에게 충만해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때 말이다. 모든것에 제 위치에 놓여져 있는 근사하게 정리된 서재처럼 자신의 인생도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제대로 놓여지거나 정리된 인생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렇게 쉽게 만족하는 실수를 한다. 뭐, 가끔은 스스로에 대해 관대해질 필요도 있으니까.

너무나 피곤한 하루다. 잠시나마 기댈 곳이 있다면 좋겠다 싶다. 나는 해ㅎ자도 아니고 컴퓨터밖에 모르는 샛님도 아니올씨다. 오히려 나는 왜 그들이 직장을 너무 느긋하게 보내는 날라리 회사원이나 꽤나 몰취미한 어리버리한 사람으로 보이는 걸까? 이런 사람들을 상대하기란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것으로도 피곤하다.

10월의 밤바람

Kajiura Yuki (梶浦由紀) – Key of the Twilight

정말인지 너무나 오랜만의 야근 덕택에 어제 맡긴 필름을 찾지 못한 채 집에 왔다. 버스가 늦게 오자 한 달 전까지 죽어가던 사람이 역시 서울에 살아야 한다는 용감한 생각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혔다.

몸은 녹초가 되어버렸는데 잠자기보다 외출이 하고 싶다. 10월의 밤바람은 싸늘한 듯 하면서도 상쾌해서 살며시 내 가슴을 떨리워 설 레임이 나를 떨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설레임에 내 가슴이 떨려오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특별히 무언가 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싶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가끔은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좋아야 옳을 듯 하다.

5번째 리뉴얼입니다.

엄밀히 말해 다섯번째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제대로 된 리뉴얼로써는 그렇습니다. 오른쪽 메뉴로부터 알 수 있듯, 일기 이외에도 제가 일하고 또 즐기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어느 순간 웹에 올리기를 그만두었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조금은 우습기도 하네요. 그만큼 편안하면서도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예전 내용들은 http://past.gleamynode.net/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참, 답글 달기가 이제는 그자리에서 쓰지 못하고 클릭을 해야 가능합니다. 가급적이면 그자리에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조금 있어서; 그래도 답글 좀 팍~팍~ 달아 주셔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웃음)

레이브 클럽에서 그대와 사랑을

Tiger – 太陽と遊ぼう

토요일, 정보특기자 OB 모임은 즐거웠다. 특히 피아노 라이브 카페는 좋았다. 마실 것이 음악을 따라갔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술을 마신다기 보다는 음악을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옳다.

그리고는 아쉬움에 막차를 일부러 눈앞에서 떠나보냈다. 홍대 matmata 클럽에 갔다. 난생 처음 가 본 클럽은 나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어렵고 배워야할 춤이 아닌 스스로의 몸이 반응하는 춤들로 서로의 살갗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좋았다. 외국인들도 보였고, 과감한 복장의 여자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자리엔 내가 있었다.

기선형 집에서 잠을 청하고 일찍 일어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에 들러 아침과 샤워를 해결했다. 한쪽 어께엔 정훈이에게 줄 예전 연인의 기타를 짊어지고, 다른 한 쪽엔 새로 산 삼각대를 짊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그 물건을 그에게 넘기고는 경호형과 소래포구로 향했다.

소래포구는 나름대로 좋은 곳이었고, 조개구이도 먹을만 했다. 오랜만에 보는 경호형과의 시간은 즐거웠다. 사진도 원하는대로 즐겁게 찍었다. 사람이 너무나 붐비어서 가끔은 숨이 막히기도 했지만, 저녁의 바닷가 바람은 그렇게 몰여유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 기타 연습을 하고, 진도를 다 못채워 약간의 고민에 빠진다. 루미나리에는 영영 가지 않게 되었다. 왠지 슬프다. 나에게 모든 주말은 어쩌면 저주일런지도 모른다. 토요일의 공연 티켓도, 일요일의 멋진 날씨도, 나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무라카미 류의 ‘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을 떠올리며 기운을 차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