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려고 할때면 내가 요즘 얼마나 렁썰하게 보내는지 알 수 있다.
어제 밤에 결국 세벽 네시까지 상실의 시대를 다 읽었다. 그런데 주인공은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여성과 잔 거 같다. 그 각각이 여러가지 작품적 의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서술이 되긴 했지만 좀 황당하다; 하여튼 책(PDA 로 읽었는데 책이라고 해야 하나?)을 다 볼 때 까지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12시에 일어났고, 오늘 하루가 이렇게 짧았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서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목욕을 했다. 난 정말 목욕이 좋다. 매일매일 매일 매일 했으면 좋겠다. 목욕할 때는 머리가 텅 빈 기분이지만, 복잡하고 불필요한 사념을 없애고 내 기분에 충실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대신 도시가스비랑 수도세는 많이 나오겠지? ^^
그렇게 30분 가량의 목욕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숙제를 했다. 별로 어려운건 아니었고, 그 담에는 서양 문화의 유산 팀 프로젝트 할 주제인 ENIGMA(음악 그룹이 아님)에 대해 조사했다. 사실 도서관에 가서 찾을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이 일요일인 것이었다… -_-; 검색엔진은 짜증나게도 U-571 영화 소개랑 가수 Enigma 에 대한 자료만을 뿜어냈다. 뭐 나중에는 잘 찾아내긴 했지만 양이 턱없이 적었다. 우리나라는 역시 이런 학술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자료가 웹에 적은 듯 하다. 사실 이런 건 재미있는데, 다들 자기일 하며 사는데 바쁜 거겠지. 결국에는 외국 사이트까지 뒤져서 몇가지를 찾긴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이 내용을 네명이서 어떻게 정리해서 멋진 5장의 레포트를 만들어 낼 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ㅠ.ㅠ
슬슬 지겨워질 때 쯤 저녁을 먹고 리눅스 프린터 세팅을 시도해 보다가 실패하고 나니 지금이다. 사실 티비에서 하는 LA Confidential 을 볼까 했는데 귀찮다.
내 삶이 수동적으로 변해가는가. 요즘엔 그저 그냥 살고 있을 뿐 어떤 희열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들로 나는 나를 되찾을 것이고 나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내일은 연세일본문화교류모임에 내가 첫등장(?)하는 날이다. 가입할까 말까 망설였던 곳인데, 왠지 이번이 아니면 내가 도저히 일본과 가까워질 일이 없을 것만 같아서 지원했다. 여러 새로운 사람들.. 나와는 좀 다른 사람들도 있겠고 나와 비슷한 사람도 있을테지? 거기서 난 내 활력을 되찾을거야.
오늘 오랜만에 혜선이한테 전화가 왔다. 예전에 그녀가 고백했을때 난 왜 싫었을까? 난 정말 모르겠다. 그녀에 대한 어떠한 알 수 없는 이미지가 내가 그녀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비합리적인 이유로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음에 난 좀 후회하는 편이지만, 어쩔 수 없었음을 그녀도 나도 잘 안다. 사랑이란… 뭐 그런 것 아닌가.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떨림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리라.
사랑을 하고 싶은걸? 푸하핫.
PS: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책 “교코”의 표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영화 포스터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