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넥시모에서 테스트가 있어서 학교에 가지 않기로 했다. 같이 테스트하기로 한 형이 온라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한시간 쯤 지나도 들어오질 않아서 컴퓨터 앞에서 빈둥거리기 시작했다.

아… 난 도저히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없어.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정말로 ‘앉아’ 있기만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 난 매일 이러곤 하지만 왠지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임을 더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난 집을 나와 학교로 갔다. 어제보단 날씨가 더운 기분이다. 바람이 좀 덜 불어서겠지. 지금 도서관에 가면 사람도 많고, 덥기도 할테니 에어컨이 달린 컴실로 갔다. 컴실에 있으면 역시 컴퓨터의 노예가 되는 일이 쉽사리 발생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자고 오늘도 마음먹으며 컴퓨터실의 문을 열어제낀다.

한 한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한 20분 쉬고 하는 식으로 약 4, 5 시간 쯤 공부한 것 같다. 목표량은 못채웠어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이제 쉴 겸 가만히 앉아있는데 문자메시지가 왔다. 일기예보인줄 알았는데 지현이네…? 그녀가 문자를 처음 보내준 적이 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고, 기뻤다. 서로 공부 열심히 한다고 띄워주는 듯한 문자를 주고 받다가 끝난 것 같다…; 오래간만의 긴 대화여서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갑이 텅 비어서 저녁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수 없음을 깨닫고 밖으로 나왔다. 길가엔 각종 콘서트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Spitz 한국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본능적으로 – 정말 본능적으로 남의 시선을 무시하고 – 칼로 포스터를 두 장 떼어 냈다. 아주 좋았다~!

예전에 길가에 붙은 콘서트 포스터가 하나 갖고 싶었을 때, 그것을 떼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그땐 왜 그리도 소심하고 우유부단했는지…

지금도 나에게 묻는다면 내가 예전의 나와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도 난 여전히 무언가 망설이고 있는데…

삶은 무지와 두려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도 계속해서 무지하고, 그래서 두려워 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그 일을 왜 해야하는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집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집착을 버리고 좀 더 용기를 내어야지… 홧팅!

망설임

아발론 OST 도 사고 책들 구경도 할 겸 교보문고에 갔다. 여전히 바글바글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의아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HOT TRACKS 로 갔다.

인터파크에서는 우송료 포함해서 21600원이었는데 여기는 24500원이나 한다. 정말 폭리가 아닐 수 없지만, 자리값 같은 것들 따지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구입을 하고 아발론 포스터를 요청했는데, 포스터가 다 나갔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세상에 누가 아발론 시디를 발매된 지 이틀만에 포스터를 다 받아갈 정도로 많이 사간 걸까?) 뭐 어쩔수 없지 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실 포스터 받으려먼 인터넷 주문을 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온 건데… 좀 아쉬웠다.

다음은 책 구경. 컴퓨터 책들 뭐 있나 대충 구경하니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것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철지난 ASP 가 아직도 득세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대충 보고선 소설 코너~! 한눈에 뜨이는 스테디 셀러 Top xx 진열대. 1번째에는 당당히 상실의 시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위대한 게츠비,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었다. 걸리버 여행기를 약간 훑어보고 있는데 어떤 여학생이 이상한 묵직한 책을 진열대에서 꺼내서 보는게 아닌가? 난 저런 책도 진열대에 있었나? 하고 그녀가 자리를 떠난 뒤에 그 책을 보았다. 그건 ‘소피의 세계’ 였다. 내가 그리도 읽고 싶어 하던… 고교시절부터 읽고 싶어했는데, 어째서 기억나지 않았는지. 기쁜 마음에 덜컥 구입하고 나니 남은 돈은 2000원 -_-; 난 거지야~

전철을 타고 신촌에 와서 학교 컴실에 갔다. OST 뜯어보고 들으며 공부를 약간 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는지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얼마 하지도 못하고. 음악감상에 집중했다. 특별히 별일 없는 것이 이 곳 컴실의 일상인 듯 하다.

10시 가 되어 후배와 함께 컴실을 나왔다. 파파이스 근처였는데, 어떤 여학생 둘이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들은 차비가 없어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난 1000원 밖에 안남았는데… 그녀들은 5000원이 필요하단다. 사실 그렇게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면 좀 의심스럽다. 거기다가 난 돈도 없어서 도울 수가 없다고 느꼈다. 후배도 별로 탐탁치 않은 듯 해서 그냥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그녀들을 생각했다. 왠지 서글퍼졌다. 내가 꼭 그녀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에게는 긴 시간이었다) 옆에 있는 국민은행에 갔지만 이미 문이 닫힌 후였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가 왔기에 난 신촌을 떠나야만 했다. 그 둘이 무사히 집에 갔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왜 그렇게 망설여야만 했는지, 매사에 누군가에게 무슨 일을 할 때 망설이는 나의 지독한 버릇을 어떻게든 태워버리고 싶다.

버스를 타서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왠 낯선 곳이 눈에 들어온다. 헉… 지나쳤잖아. 결국 송내역에서 내려서 전철을 타고 부천역으로 간 다음에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엄청 늦은 12시 반. 여러 모로 피곤한 하루였다. 아직도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이놈의 두통은 오늘 사라질 줄을 모르는구나…


내가 1000원이라도 왜 주질 못했는지 모르겠다. 난 바본가봐…

PS: 사진은 Avalon OST 표지. 소피의 세계 표지는 질 좋은 걸로 구하기가…

고독의 끝

한동한 몸이 안좋아서 핸드폰을 꺼 놓고 집에서 몇 달 간 요양한 적이 있다. 아마도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 지현이랑 문자를 자주 주고받곤 했는데, 핸드폰이 꺼져 있었기 때문에 난 어떤 문자도 받을 수 없었다. 아니 고의적으로 난 고독을 원했던 것 같다.

솔직히 그 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내 텅빈 여러 사람들이 있던 구멍들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들이 남기고 간 자리가 때로는 이렇게 가슴시린 것인지…

새 학기가 시작하고, 나를 바꿔 보겠다 다짐했다. 전에 친했던 사람에게 연락도 해 보며 이젠 꽤나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경우라고 느껴진다. 함께 있어도 고독하다는 느낌. 그런 것을 안 느끼고 살 수는 없겠지… 아마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잊어버릴테니, 최소한의 reminder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독에서 벗어나겠다 다짐했을 때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지현이다. 내가 그녀의 메시지를 조금 많이 씹었다 해서 그것을 사죄하기 위해 만났던 것은 아닐테니 어떤 이유라도 대라고 한다면 대야 할 이유는 그다지 없다. 다만 그녀는 내 그런 상황에서 아마도 가장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보내온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그녀가 마지막이었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지만 말이다.

난 그녀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수선화 한송이 쯤은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렇다고 무의식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난 그녀를 부를 수 있지 않았나 다만 추측할 뿐이다.

그 외에도 나와 만남을 한 수많은 사람들… 매일 어딘가에서 그들을 한 번 쯤 떠올리며 이름을 외치고 싶다. 서로를 잊지 말기 위해…

PS: Avalon OST 를 MP3 로 구했는데 정말 감동…! 그리구 오늘 홈페이지 이전하느라 정말 정말 피곤했다 후~! 그래도 요즘 집에 돌아오는 길은 항상 가뿐한 기분이 든다. 봄 바람이 정말 기분 좋은 요즘.

Class REAL

평범한 하루.

아발론 OST 가 너무 듣고 싶어서 신촌 Tower Records 에 갔는데… 없다.

집에 와서 아발론 홈 페이지에 가 보니 공교롭게도 어제 발매되었다! 그렇지만 못 구해서 아쉽다. 한정판은 포스터도 준다고 하니까 내일 꼭 나가서 찾아서 구입해야 겠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이 시간을 난 그저 에테르로 채우고 있는 건 아닐까? 우주가 에테르로 차 있듯이… 하지만 중간중간 더 많은 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별들과 함께… 도시의 야경처럼 빛나는 시간이 갖고 싶다.

애슈가 살던 암울한 세상, 그 속의 공간, Class REAL… 마지막으로 Avalon… 꿈의 세상이겠지… 빛나는 우주 처럼.

PS: Avalon 중 한 장면. Class REAL… 충격적이었다. PS2: 일기가 마음대로 써 지질 않는다. 답답하네… 후~! 나를 제약하는 것들…

Letter

“안녕?” 요즘은 편지를 자주 주고 받는 편이다. 편지라 해도 이-메일 이지만…

누군가에게 감사하다 전하는 것은 나나 그 사람에게나 뜻깊은 일이다. 세상의 더 많은 사람에게 감사할수 있도록 하면 그 만큼 나도 더 기분좋아질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편지가 아닌 직접적 만남에서 표현하기란 정말 어렵다. 왠지 내가 내숭을 떠는 것 같이 보이는 것 같고 너무 어색해서 도무지 입에서 꺼낼 수가 없다. 아쉽다…

누군가가 내 앞에 있을 때, 그리고 내 눈을 바라볼 때, 나도 그 사람의 눈 깊숙한 곳을 바라보며… 고마워 란 한 마디를 건넬 힘이 없다니…

그저 스쳐지나가는 듯한 미소로 내 감정의 우주를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

하긴, 말이 청산 유수이면 좀 나랑은 안어울릴 지도 모르는걸.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편지를 나누고 싶다.

PS: 내가 먼저 쓰기도 참 힘들다… -_-;

지성의 굴레

“지성의 굴레로 너희를 제약하지 말라.” – 나 사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나는 이번 대우 진압 사건에 대해 하이텔 99학번 소모임에 과격한 글을 올렸다. 당시 좀 많이 흥분해서 시위자들을 집단으로 매도하는 투로 글을 썼다. 상당한 비판의 글이 올라 왔고 나는 그중 일부는 인정했다. 그리고 해명의 글과 내가 전하고자 했던 생각을 말했다. 난 어느 정도는 반성하고 있었지만 몇 시간 전에 올라온 한 글 때문에 이 일기를 이런 소모적인 데 써야만 할 것 같다.

너,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너 지성인 맞아???

오늘 연마한 인내하기 수련도 이 단 두줄로 무너졌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도대체 지성이 뭔줄 알긴 아는 거야? 난 정말 저 말을 싫어한다. “당신 지성인 맞아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말은 대학교 자유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말로 그들은 타인의 말투가 과격하다거나, 생각이 좁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을 모욕하고 억압한다. 자신의 의견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늘어놓지만 반대 의견은 지성이라는 굴레 하나로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 있는 것이 그들의 그 한마디다.

지성이란 굴레로 다른 의견을 억압하려 하지 마라. 우리가 이 사회에 살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실질적인 지성이다. 너와 남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 잘난 지성의 굴레로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제 와서 지성인 운운하며 상대방을 깔아뭉개려 드는가?

이 사회는 여러분이 지성이 되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진짜 지성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지성이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성이란 단어 자체를 무기로 다른 지성의 참여를 방해하는 것은 비지성이다. 지성이란 자기 잣대로 무언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열린 마음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끝없는 갈구란 걸 잊지 말자.

PS: 분위기 참 험악하네 -_-; 사랑하는 여러분께 장미를 드릴께요… 제 모든 사랑을 담아서… 사랑해요… 마음이 약해지네요 ^^

생각나름

날씨 화창한 봄 하늘이 여느 때와 같은 하루가 될 거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요즘에 컴퓨터실에 빈 종이가 남아돌아서 책을 만들어서 찍곤 했는데 오늘은 일이 꼬여 버렸다. 한장 찍을 때 마다 Paper Jam 이 걸려 버려서 프린터가 있는 책상 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걸린 종이를 빼 냈다. 한 30분 가량 이 일을 계속 하다가 도무지 되지를 않아서 포기를 하고 앞으로 컴퓨터실에서 인쇄를 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할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하긴… 집에도 레이저 프린터가 있는데 여기서 공짜로 무엇을 얻으려고 한 내게도 잘못이 있는 거니까 어쩌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겠다 ^^

점심 먹고 수업듣고 재헌과 함께 어제 제본 맡긴 Enterprise JavaBeans 2.0 Specification Public Final Draft 를 찾으로 인쇄소에 들렀다가 당구를 치게 됐다. 오늘은 어쩐지 공이 참 맞지를 않아서 두번이나 지게 되었다. 에휴 -_-; 그렇지만 난 여기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내가 그 공이 맞을까 하고 불안해 하며 친 공은 아무리 쉽더라도 점수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공 앞에서도 ‘사람의 마음’ 이란 것의 위력은 대단한 듯 하다. 우리가 매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일들의 성사가 결정된다는 사실이 이 짧은 당구 한게임에 녹아내려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두 사건으로 부터 인생은 생각나름이기도 하지만 말 나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우리의 언어로부터 우리의 사고를 제약당한다. 그렇게 싫거나 짜증나는 일이 아닌데도 가끔 우린 아우 짜증나~ 아 열받어~ 하는 말을 별 뜻 없이 내뱉고 말지만, 그로 인해 조금은 우리 삶이 짜증이 가중되고 열이 더 받게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좀 더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텐데… 난 할 수 있어!!!

요즘 들어 리차드 칼슨 씨의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는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비록 비슷한 내용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나에게 그것을 매일 상기시켜 주기에, 비슷한 내용을 읽더라도 오늘을 시작하는 바로 이 아침을 다시 한번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 삶과 내 주위의 일들이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가기를 기도하며…

걸린 종이 빼느라, 당구치느라 정말 피곤했다 -_-;

PS: 사진은 리차드 칼슨 씨.

Coin

오늘은 낮잠을 실컷 잤다. 네시간 인가 자고 일어나 보니 8시…

그러므로 오늘은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 -_-;


동전은 우리에게 모든 일은 양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러기에 우리 일상에 흔하디 흔한 동전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연세대 자유 게시판을 들어가면 온통 시위대와 경찰, 그리고 경찰의 과격한 폭력 진압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정말 짜증난다. 당사자들도 아니면서 말하는 꼴을 보니 정말 가관이다. 모든 일은 말하는 사람 마음대로 왜곡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자랑스럽고도, 친절하며, 또 지루하게 설명하는 3시간짜리 비디오 테잎 같다.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아무리 잘 떠들어 대도, 사실은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조차 우리는 분간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 조직의 일원이다. 어디엔가 빅 브라더스도 존재하고, 어디엔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다른 어딘가에서는 즐거운 생활이 지속되는 그런 곳이 사회이다. 그것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소모적인 소리를 내지르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바람직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다 아는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은 재미없다. 직접 실천하던가,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게 사회 조직에의 공헌이다. 시위대에서 누가 누구를 때렸고 어쨋고 그걸로 누가 옳네 그르네 하는 것은 이미 논지를 벗어난 행위다. 우리 다 정답을 아는데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긴, 좀 더 세상이 살기 좋으면 이렇지는 않을까?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계속 좋은 방향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게 되는 걸까?

When Harry Met Sally…

드디어 대망의(?) 파일처리론 1차 시험 (총 세 번의 시험이 있다) 날! 1장 부터 7장 까지가 시험 범위였는데 아직 6, 7장을 보질 못해서 일찍 일어났다. 일단 6장은 버스 안에서 보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보아서 눈이 아팠으리라 모두들 기대했겠지만, 예전부터 버스에서 책보는 건 익숙해져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은 피곤하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버스 안에서 책을 보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등교 때는 책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좀 해 보려고 컴퓨터 실 문을 만지는 순간, 문이 잠겨있음을 깨달았다. 아아아 내가 중도까지 가야 하나? 가야지 뭐 -_-; 나의 사랑스런 중도 6층은 여전히 여러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섞여서 웅 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자리를 찾았다. 내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집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용한 곳에 앉았다. 집중이 아주아주 잘 되는구나… 역시 공부는 아침에 하는게 최고야~ 하면서 신나게 형광펜으로 교과서에 밑줄을 쭉쭉 그으며 정독을 했다.

그러나 그 고요아닌 고요도 얼마 가지 못해 깨어지고 말았다.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여자 한명이 있었는데,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복학생 둘이 오더니 무슨 연애상담 비슷한 걸 하는 것이다. 솔직히 별로 상담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스토리였는데… 하지만 사람은 털어놓으면 기분이 나아지고 안정감을 찾으니까, 이해해야지 뭐. 하지만 난 더이상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의 연애담을 듣느라 -_-;

이래서는 안돼! 하는 마음에 중도를 빠져 나와 컴퓨터실에 다시 들러 보았는데, 이번엔 기선 선배가 있었다. 이 때가 11시 40분. 난 12시 까지 웹서핑을 하고 쉬다가 7장의 마지막 몇 장을 끝내고 복습을 하기로 했으나, 내 웹서핑 코스가 약간 늘어져서 12시 반 부터 하게 되었다 -_-;

일단 다 보고 나서 복습을 하려니 시간이 45분 밖에 안 남고… 기선선배, 성훈선배, 재헌, 나는 시험 문제가 뭐 나올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내용 설명 예시를 들어 보면서 시간을 때우고 대망의 시험시간…

문제는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평이한 수준이었다. 계산 문제가 좀 많이 나왔는데, 이것 때문에 교수가 특정 챕터에서 많이 나와도 자기를 욕하지 말라 한 것이었나?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도 않은데 낼게 어지간히도 없었나 보다.

하지만 문제 출제에 대한 내 생각은 다르다. 문제는 최대한 서술형이어야 하고, 컴퓨터 과학적 내용을 다루므로 당연히, 컴퓨터 과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는 그 과목에서 다루는 기술의 변화와 그 변화의 과정, 원인에 대해 설명하는 문제가 주를 이루어야 할 것 같은데…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

시험도 끝났겠다 할일도 없겠다. 우리는 컴실로 다시 돌아왔다. 시험 문제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기선 선배는 아주 자신 만만 짱이었다. 난 솔직히 요즘 기선 선배가 이상하게 사소한 – 특히 학업에 관계된 – 일에 대해서 좀 과민하거나 자기가 남들보다 잘 했다는 것을 불필요하게 말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복학해서 그런 건가? 그런 종류의 말을 계속 말하면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텐데 사람이란 이상하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야기에 지치고 재헌이가 시험 이야기는 그만 하자고 했기에 우리는 빈둥거리다가 성훈선배와 재헌이 점심을 먹은 뒤에 게임을 했다. 그 게임은 이름하여 ‘한게임 테트리스’ -_-;; 그 둘은 고수였기 때문에 나랑은 물이 달랐다. 둘이 하길래 난 하수로 따라해 보긴 했지만 잘 안되서리 그냥 한게임 당구나 쳤다. 에휴 -_-;;

이러다 보니 벌써 9시가 다 되어가네… 뭐 이런 웃긴 것들을 하면서 시험 뒷풀이를 한 건지 놀랍기만 하다. 난 재헌과 컴실을 나왔다.

재헌과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제 맡긴 제본을 찾으려 했는데, 인쇄소는 이미 문을 닫고 어두워져 있었다. 하긴, 오늘은 토요일이잖아? 그런데 내일은 일요일인데 에휴…

피곤한 (사실은 저녁을 안먹어서 무지 배고픈;)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먹고 지금이다.


공부에 신경을 쏟고, 쓸데 없이 멍하니 앉아서 게임이나 한 하루라 어떤 심상 따위가 떠오르질 않는다.

오늘 일기를 쓰면서 생각해 봤는데 sally 님은 누구일까나? 일기장 앞에만 서면 이 생각이 떠오른다. 호기심이야 호기심~;

Popeyes

오늘은 수업이 없지만, 내일이 시험이라 학교 도서관에 갔다.

역시 내 한계인 2시간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_-; 두시간동안 chapter 5를 끝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은 공부를 조금씩 하고 밖에 나가서담배를 피우고 오더라… 담배냄새를 맡으면집중력이 떨어진다. 결국 그 사람은 졸려서 쓰러졌다;

휴게실이 더운 것 같아서 도서관을 나왔다. 약간은 싸늘한 듯 상쾌한 공기가 나를 감싸고… 난 이럴 때면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탁 트인 하늘과 희망은 정말 잘어울리는 친구이다.

기분 전환도 해 볼 겸 컴퓨터 실에 가서 이것 저것 하다가 한게임 당구 한판 치니까 6시다…; 휴~ 후배 신혁군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신혁을 전철역으로보내고 생각해 보니 웬지 파파이스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파파이스에 가서 윙세트를 한 번 먹어 봤는데 먹을만 했다.

그런데 그 곳엔 혼자 온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들 자기만의자리를 차지하고 레포트를 탈고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하는 사람들이었다. 전에 사람이 거의 없을 때 재헌이와 같이 먹으러갔을 때는 단 한 명만 그랬었는데 조금은 놀라웠다. 심지어 어떤 여자는 오렌지 쥬스 하나 달랑 시켜서 자리 네개를 먹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 -_-;

나도 솔직히 거기 앉아서공부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지만,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기분이 들어서 두명이 앉을수 있는 자리에 좁게 앉아서 먹고 어서 일어서 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저 반대편에 자리가 무지많이 비어 있었다;;; 다음 부터는 자리를 점거하고 공부도 하고 해 봐야지… 돌아다니는 사람 보는 것도 재미있다. 어떤 혼자 온 여자 아이는 심심할 때 마다 주위를 응시하곤 하더라.

파파이스를 나와 버스 정류소로 걸어가는데, 내가 타야 하는 버스가 휭하니 지나가 버린다. 놓쳐선 안돼! 하면서 마구 달렸다. 결국 버스를 따라잡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가방을 떨어뜨려서 가방이 완전 거지 가방이 되어버렸다 -_-; 숨이 찬 채로버스 자리에 앉았다.


파파이스에서 본 여러 사람들의 풍경. 의외로 이 세상엔 나 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들도 꽤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저 사람들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저 사람들도 외로움이 뭔지 겪어 봤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 같다.

누군가의 테이블로 다가가서, 저랑 같이 책 읽으실래요? 하고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었다. 비록 꿈일지라도, 그건 기분좋은 일이 될 지도 모를텐데.

PS: 사진은 오늘 들은 Mr. Children 의 앨범 BOLERO 에서… 오늘 자 Writings 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