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름

날씨 화창한 봄 하늘이 여느 때와 같은 하루가 될 거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요즘에 컴퓨터실에 빈 종이가 남아돌아서 책을 만들어서 찍곤 했는데 오늘은 일이 꼬여 버렸다. 한장 찍을 때 마다 Paper Jam 이 걸려 버려서 프린터가 있는 책상 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걸린 종이를 빼 냈다. 한 30분 가량 이 일을 계속 하다가 도무지 되지를 않아서 포기를 하고 앞으로 컴퓨터실에서 인쇄를 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할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하긴… 집에도 레이저 프린터가 있는데 여기서 공짜로 무엇을 얻으려고 한 내게도 잘못이 있는 거니까 어쩌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겠다 ^^

점심 먹고 수업듣고 재헌과 함께 어제 제본 맡긴 Enterprise JavaBeans 2.0 Specification Public Final Draft 를 찾으로 인쇄소에 들렀다가 당구를 치게 됐다. 오늘은 어쩐지 공이 참 맞지를 않아서 두번이나 지게 되었다. 에휴 -_-; 그렇지만 난 여기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내가 그 공이 맞을까 하고 불안해 하며 친 공은 아무리 쉽더라도 점수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공 앞에서도 ‘사람의 마음’ 이란 것의 위력은 대단한 듯 하다. 우리가 매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일들의 성사가 결정된다는 사실이 이 짧은 당구 한게임에 녹아내려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두 사건으로 부터 인생은 생각나름이기도 하지만 말 나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우리의 언어로부터 우리의 사고를 제약당한다. 그렇게 싫거나 짜증나는 일이 아닌데도 가끔 우린 아우 짜증나~ 아 열받어~ 하는 말을 별 뜻 없이 내뱉고 말지만, 그로 인해 조금은 우리 삶이 짜증이 가중되고 열이 더 받게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좀 더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텐데… 난 할 수 있어!!!

요즘 들어 리차드 칼슨 씨의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는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비록 비슷한 내용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나에게 그것을 매일 상기시켜 주기에, 비슷한 내용을 읽더라도 오늘을 시작하는 바로 이 아침을 다시 한번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 삶과 내 주위의 일들이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가기를 기도하며…

걸린 종이 빼느라, 당구치느라 정말 피곤했다 -_-;

PS: 사진은 리차드 칼슨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