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하자

지루하지만 계속되는 시험공부. 하지만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세상 천지를 돌아보지 않더라도 내 주위엔 얼마든지 있다.

이번만은 잘 볼 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약간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해야 하는게 공부고, 또 평소에 잘했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한 나에게 내린 벌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흠 -_-; 너무 상투적이고 뻔한 이야기인가 싶다. 그래도 난 이걸 꼭 현실로 이루어낼거야…

지현처럼 7시 40분에 일어나서 새벽이 다되도록 열심히 하는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필요한 만큼 언제라도 거리낌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아침에 생물학 제본 맡긴거 찾고, 기분전환할 겸 당구를 쳤다. 나의 행운과 재헌의 난조로 2:1 로 승리 하핫… 그치만 돈없다는 녀석을 물리게 해 줄 땐 참 마음이 슬프다. 그래도 내가 갑부가 아닌이상 게임비를 다 내줄순 없잖아! 그러고 보면 돈은 참 사람을 치사하게 만들긴 하는구나. 돈이 참 많아서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행복이리라…

그리고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을 공부했는데, 정말 따분하고 지루했다. 무슨 과목이 이리도 썰렁한지, 마치 내 개그 수준과 맞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거지로 10시 반까지 공부했는데, 이걸 일두일에 두시간 쯤만 투자해서 했다면 꽤나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_-;

30분 정도 자바 이야기를 성훈 선배랑 재헌이랑 하다가 집에 왔다. 너무 늦게 와서 불이 다 꺼져 있다. 이리도 늦은 시간이란 말인가… 12시란 시간은… 어떤 사람들은 지금도 공부도 하고 숙제도 하고 있을 텐데. 쉬지도 못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말이다. 어쩌면 나는 그들에 비하면 배째인지도 모르겠다.

PS: 대학교 1학년 때 바라보던 신촌의 아름다운 노을이 기억난다. 아마 이맘때가 아니었을까? 붉은 노을이 세상 모두를 황홀하게 바꿔버린…

게으름 퇴치

요즘엔 눈을 뜨면 아홉시다. 신기하구나… 하지만 내가 눈뜨는 시간이 새벽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또한번의 욕구가 그것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걸…

11시에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갔다. 컴퓨터 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 오늘은 왠지 공부가 잘 되는걸? 운영체제 2, 3 장을 끝냈다. 이러는데 벌서 오후 네시. 한시간 공부하고 30분 휴식하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배가 고파서 집중이 안되는 것 같아서 공대 매점에 가서 우동이랑 부침개를 먹었다. 한번 눈에 좋다는 당근 쥬스도 샀다. 부침개는 보통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스턴트 식인 우동과 함께 시키면, 우동을 다 먹을 때 쯤 부침개가 도착하니까 참 편리한 셈이다. 우동을 다 먹고 남은 국물로 목을 축이며 부침개를 먹으면 맛있다. 다 먹고 당근 쥬스를 마셨는데 맛은 별로다 -_-; 그냥 자주 먹던 홍차류를 마시는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매점에 앉아서 소피의 세계를 읽으려고 마음먹었지만, 우동국물을 좀 많이 마셨더니 정신이 아찔한게 졸리다. 그래서 일단 컴퓨터실로 갔는데 가니까 더 졸리다;; 기분전환을 할 겸 30분 쯤 휴식을 취하고 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잡으려 했지만 잘 되지를 않는다… 휴

불현듯 집에 가고 싶다 생각히 났다. 그리곤 생각했다. 집에 가면 놀기만 하잖아… 갑자기 화가 난다. 내가 어째서 얼마나 못났길래 집에서 놀 궁리만 하는 거지? 참을 수 없다. 당장 가방을 싸고 날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짐하고 마침 집에 가겠다는 선배와 함께 컴퓨터실을 나섰다.

맑은 하늘.. 저녁 특유의 약간은 어두운 빛.. 그리고 조금 강한 바람.. 나 갑자기 여의도로 누군가와 함께 이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여의도 가 본 적이 없는 거 같지만) 그렇게 시간을 공유하고 웃고 싶었다.

버스 안에선 소피의 세계를 봤다. 철학의 근본적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라 그런지 한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만 엄마와 소피의 대화가 너무 코믹해서 웃음을 참기가 정말 힘들었다. ^^ 어제 버스 안에서는 웃음을 정말 참기 힘들어서 책을 덮어버리고 더 이상 읽지도 못하고, 거기다가 한참 뒤에 까지 웃음을 참느라 고생을… 하지만 쉽고 재미있는 만큼 음미할 거리는 더 많은 것 같다. 적어도 세 번은 읽지 않으면 안 될 책 같다.

집에 와서 컴퓨터가 유혹했지만 난 내가 공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선 참아야 했다. 그런데 옆집에서는 드릴로 뭘 뚫고 있고 (그것도 내 방 근처 벽을) 우리 귀여운 멍멍이 재롱이는 그 소리에 계속 짖어대고, 거실에선 티비 소리까지 나니 참 집중이 되지를 않았다. 가끔은 혼자가 좋긴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그럭저럭 집중을 하니 대충 공부가 되고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 3장을 끝냈다. 3장 마지막 부분은 정말 어려웠는데 책에 나름대로 한글로 주석도 달고 하니 이해도 되고 뿌듯하기도 했다.

좀 쉬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는 아마도 11시 쯤이 아니었을까 싶다. 게시판 약간 돌아다니니 11시 반이고 나에겐 이미 공부하기엔 늦은 시간이라고 생각되서 이렇게 일기를 쓴다. 하지만 사실 오늘 4장까지 했어야 하는데… 내일 아침에 어떻게든 메꾸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다;

역시 공부는 평소에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알면서도 하질 못하는 것들… 시험 기간에 한시간에 chapter 하나를 끝낼 수 있는데… 내가 평소에 일주일에 6시간도 공부를 안했다는 걸 생각하니 참 나란 녀석도 게으르기 짝이 없다.

누구나 하는 다짐이지만 더 열심히 하고 평소에 잘하는 내가 되어야 겠다. 만남도 중요하지만… ^^


현애님에게 편지를 받았다. 나에게 그런 정성어린 편지를 써 주시다니 놀랐고 또 기뻤다. ^^ 조금 두근거리며 글을 썼다. 그녀와의 만남도 다시한번 기쁜 삶의 시작이 되길 기도해야지…

PS: 소피의 세계 영어판 표지. 한국어판 표지는 화질 좋은걸 구할수가 없네요…

집착

넥시모에서 테스트가 있어서 학교에 가지 않기로 했다. 같이 테스트하기로 한 형이 온라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한시간 쯤 지나도 들어오질 않아서 컴퓨터 앞에서 빈둥거리기 시작했다.

아… 난 도저히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없어.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정말로 ‘앉아’ 있기만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 난 매일 이러곤 하지만 왠지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임을 더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난 집을 나와 학교로 갔다. 어제보단 날씨가 더운 기분이다. 바람이 좀 덜 불어서겠지. 지금 도서관에 가면 사람도 많고, 덥기도 할테니 에어컨이 달린 컴실로 갔다. 컴실에 있으면 역시 컴퓨터의 노예가 되는 일이 쉽사리 발생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자고 오늘도 마음먹으며 컴퓨터실의 문을 열어제낀다.

한 한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한 20분 쉬고 하는 식으로 약 4, 5 시간 쯤 공부한 것 같다. 목표량은 못채웠어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이제 쉴 겸 가만히 앉아있는데 문자메시지가 왔다. 일기예보인줄 알았는데 지현이네…? 그녀가 문자를 처음 보내준 적이 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고, 기뻤다. 서로 공부 열심히 한다고 띄워주는 듯한 문자를 주고 받다가 끝난 것 같다…; 오래간만의 긴 대화여서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갑이 텅 비어서 저녁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수 없음을 깨닫고 밖으로 나왔다. 길가엔 각종 콘서트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Spitz 한국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본능적으로 – 정말 본능적으로 남의 시선을 무시하고 – 칼로 포스터를 두 장 떼어 냈다. 아주 좋았다~!

예전에 길가에 붙은 콘서트 포스터가 하나 갖고 싶었을 때, 그것을 떼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그땐 왜 그리도 소심하고 우유부단했는지…

지금도 나에게 묻는다면 내가 예전의 나와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도 난 여전히 무언가 망설이고 있는데…

삶은 무지와 두려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도 계속해서 무지하고, 그래서 두려워 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그 일을 왜 해야하는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집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집착을 버리고 좀 더 용기를 내어야지… 홧팅!

망설임

아발론 OST 도 사고 책들 구경도 할 겸 교보문고에 갔다. 여전히 바글바글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의아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HOT TRACKS 로 갔다.

인터파크에서는 우송료 포함해서 21600원이었는데 여기는 24500원이나 한다. 정말 폭리가 아닐 수 없지만, 자리값 같은 것들 따지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구입을 하고 아발론 포스터를 요청했는데, 포스터가 다 나갔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세상에 누가 아발론 시디를 발매된 지 이틀만에 포스터를 다 받아갈 정도로 많이 사간 걸까?) 뭐 어쩔수 없지 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실 포스터 받으려먼 인터넷 주문을 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온 건데… 좀 아쉬웠다.

다음은 책 구경. 컴퓨터 책들 뭐 있나 대충 구경하니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것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철지난 ASP 가 아직도 득세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대충 보고선 소설 코너~! 한눈에 뜨이는 스테디 셀러 Top xx 진열대. 1번째에는 당당히 상실의 시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위대한 게츠비,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었다. 걸리버 여행기를 약간 훑어보고 있는데 어떤 여학생이 이상한 묵직한 책을 진열대에서 꺼내서 보는게 아닌가? 난 저런 책도 진열대에 있었나? 하고 그녀가 자리를 떠난 뒤에 그 책을 보았다. 그건 ‘소피의 세계’ 였다. 내가 그리도 읽고 싶어 하던… 고교시절부터 읽고 싶어했는데, 어째서 기억나지 않았는지. 기쁜 마음에 덜컥 구입하고 나니 남은 돈은 2000원 -_-; 난 거지야~

전철을 타고 신촌에 와서 학교 컴실에 갔다. OST 뜯어보고 들으며 공부를 약간 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는지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얼마 하지도 못하고. 음악감상에 집중했다. 특별히 별일 없는 것이 이 곳 컴실의 일상인 듯 하다.

10시 가 되어 후배와 함께 컴실을 나왔다. 파파이스 근처였는데, 어떤 여학생 둘이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들은 차비가 없어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난 1000원 밖에 안남았는데… 그녀들은 5000원이 필요하단다. 사실 그렇게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면 좀 의심스럽다. 거기다가 난 돈도 없어서 도울 수가 없다고 느꼈다. 후배도 별로 탐탁치 않은 듯 해서 그냥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그녀들을 생각했다. 왠지 서글퍼졌다. 내가 꼭 그녀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에게는 긴 시간이었다) 옆에 있는 국민은행에 갔지만 이미 문이 닫힌 후였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가 왔기에 난 신촌을 떠나야만 했다. 그 둘이 무사히 집에 갔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왜 그렇게 망설여야만 했는지, 매사에 누군가에게 무슨 일을 할 때 망설이는 나의 지독한 버릇을 어떻게든 태워버리고 싶다.

버스를 타서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왠 낯선 곳이 눈에 들어온다. 헉… 지나쳤잖아. 결국 송내역에서 내려서 전철을 타고 부천역으로 간 다음에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엄청 늦은 12시 반. 여러 모로 피곤한 하루였다. 아직도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이놈의 두통은 오늘 사라질 줄을 모르는구나…


내가 1000원이라도 왜 주질 못했는지 모르겠다. 난 바본가봐…

PS: 사진은 Avalon OST 표지. 소피의 세계 표지는 질 좋은 걸로 구하기가…

고독의 끝

한동한 몸이 안좋아서 핸드폰을 꺼 놓고 집에서 몇 달 간 요양한 적이 있다. 아마도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 지현이랑 문자를 자주 주고받곤 했는데, 핸드폰이 꺼져 있었기 때문에 난 어떤 문자도 받을 수 없었다. 아니 고의적으로 난 고독을 원했던 것 같다.

솔직히 그 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내 텅빈 여러 사람들이 있던 구멍들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들이 남기고 간 자리가 때로는 이렇게 가슴시린 것인지…

새 학기가 시작하고, 나를 바꿔 보겠다 다짐했다. 전에 친했던 사람에게 연락도 해 보며 이젠 꽤나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경우라고 느껴진다. 함께 있어도 고독하다는 느낌. 그런 것을 안 느끼고 살 수는 없겠지… 아마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잊어버릴테니, 최소한의 reminder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독에서 벗어나겠다 다짐했을 때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지현이다. 내가 그녀의 메시지를 조금 많이 씹었다 해서 그것을 사죄하기 위해 만났던 것은 아닐테니 어떤 이유라도 대라고 한다면 대야 할 이유는 그다지 없다. 다만 그녀는 내 그런 상황에서 아마도 가장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보내온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그녀가 마지막이었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지만 말이다.

난 그녀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수선화 한송이 쯤은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렇다고 무의식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난 그녀를 부를 수 있지 않았나 다만 추측할 뿐이다.

그 외에도 나와 만남을 한 수많은 사람들… 매일 어딘가에서 그들을 한 번 쯤 떠올리며 이름을 외치고 싶다. 서로를 잊지 말기 위해…

PS: Avalon OST 를 MP3 로 구했는데 정말 감동…! 그리구 오늘 홈페이지 이전하느라 정말 정말 피곤했다 후~! 그래도 요즘 집에 돌아오는 길은 항상 가뿐한 기분이 든다. 봄 바람이 정말 기분 좋은 요즘.

Class REAL

평범한 하루.

아발론 OST 가 너무 듣고 싶어서 신촌 Tower Records 에 갔는데… 없다.

집에 와서 아발론 홈 페이지에 가 보니 공교롭게도 어제 발매되었다! 그렇지만 못 구해서 아쉽다. 한정판은 포스터도 준다고 하니까 내일 꼭 나가서 찾아서 구입해야 겠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이 시간을 난 그저 에테르로 채우고 있는 건 아닐까? 우주가 에테르로 차 있듯이… 하지만 중간중간 더 많은 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별들과 함께… 도시의 야경처럼 빛나는 시간이 갖고 싶다.

애슈가 살던 암울한 세상, 그 속의 공간, Class REAL… 마지막으로 Avalon… 꿈의 세상이겠지… 빛나는 우주 처럼.

PS: Avalon 중 한 장면. Class REAL… 충격적이었다. PS2: 일기가 마음대로 써 지질 않는다. 답답하네… 후~! 나를 제약하는 것들…

Letter

“안녕?” 요즘은 편지를 자주 주고 받는 편이다. 편지라 해도 이-메일 이지만…

누군가에게 감사하다 전하는 것은 나나 그 사람에게나 뜻깊은 일이다. 세상의 더 많은 사람에게 감사할수 있도록 하면 그 만큼 나도 더 기분좋아질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편지가 아닌 직접적 만남에서 표현하기란 정말 어렵다. 왠지 내가 내숭을 떠는 것 같이 보이는 것 같고 너무 어색해서 도무지 입에서 꺼낼 수가 없다. 아쉽다…

누군가가 내 앞에 있을 때, 그리고 내 눈을 바라볼 때, 나도 그 사람의 눈 깊숙한 곳을 바라보며… 고마워 란 한 마디를 건넬 힘이 없다니…

그저 스쳐지나가는 듯한 미소로 내 감정의 우주를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

하긴, 말이 청산 유수이면 좀 나랑은 안어울릴 지도 모르는걸.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편지를 나누고 싶다.

PS: 내가 먼저 쓰기도 참 힘들다… -_-;

지성의 굴레

“지성의 굴레로 너희를 제약하지 말라.” – 나 사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나는 이번 대우 진압 사건에 대해 하이텔 99학번 소모임에 과격한 글을 올렸다. 당시 좀 많이 흥분해서 시위자들을 집단으로 매도하는 투로 글을 썼다. 상당한 비판의 글이 올라 왔고 나는 그중 일부는 인정했다. 그리고 해명의 글과 내가 전하고자 했던 생각을 말했다. 난 어느 정도는 반성하고 있었지만 몇 시간 전에 올라온 한 글 때문에 이 일기를 이런 소모적인 데 써야만 할 것 같다.

너,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너 지성인 맞아???

오늘 연마한 인내하기 수련도 이 단 두줄로 무너졌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도대체 지성이 뭔줄 알긴 아는 거야? 난 정말 저 말을 싫어한다. “당신 지성인 맞아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말은 대학교 자유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말로 그들은 타인의 말투가 과격하다거나, 생각이 좁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을 모욕하고 억압한다. 자신의 의견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늘어놓지만 반대 의견은 지성이라는 굴레 하나로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 있는 것이 그들의 그 한마디다.

지성이란 굴레로 다른 의견을 억압하려 하지 마라. 우리가 이 사회에 살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실질적인 지성이다. 너와 남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 잘난 지성의 굴레로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제 와서 지성인 운운하며 상대방을 깔아뭉개려 드는가?

이 사회는 여러분이 지성이 되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진짜 지성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지성이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성이란 단어 자체를 무기로 다른 지성의 참여를 방해하는 것은 비지성이다. 지성이란 자기 잣대로 무언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열린 마음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끝없는 갈구란 걸 잊지 말자.

PS: 분위기 참 험악하네 -_-; 사랑하는 여러분께 장미를 드릴께요… 제 모든 사랑을 담아서… 사랑해요… 마음이 약해지네요 ^^

생각나름

날씨 화창한 봄 하늘이 여느 때와 같은 하루가 될 거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요즘에 컴퓨터실에 빈 종이가 남아돌아서 책을 만들어서 찍곤 했는데 오늘은 일이 꼬여 버렸다. 한장 찍을 때 마다 Paper Jam 이 걸려 버려서 프린터가 있는 책상 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걸린 종이를 빼 냈다. 한 30분 가량 이 일을 계속 하다가 도무지 되지를 않아서 포기를 하고 앞으로 컴퓨터실에서 인쇄를 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할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하긴… 집에도 레이저 프린터가 있는데 여기서 공짜로 무엇을 얻으려고 한 내게도 잘못이 있는 거니까 어쩌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겠다 ^^

점심 먹고 수업듣고 재헌과 함께 어제 제본 맡긴 Enterprise JavaBeans 2.0 Specification Public Final Draft 를 찾으로 인쇄소에 들렀다가 당구를 치게 됐다. 오늘은 어쩐지 공이 참 맞지를 않아서 두번이나 지게 되었다. 에휴 -_-; 그렇지만 난 여기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내가 그 공이 맞을까 하고 불안해 하며 친 공은 아무리 쉽더라도 점수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공 앞에서도 ‘사람의 마음’ 이란 것의 위력은 대단한 듯 하다. 우리가 매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일들의 성사가 결정된다는 사실이 이 짧은 당구 한게임에 녹아내려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두 사건으로 부터 인생은 생각나름이기도 하지만 말 나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우리의 언어로부터 우리의 사고를 제약당한다. 그렇게 싫거나 짜증나는 일이 아닌데도 가끔 우린 아우 짜증나~ 아 열받어~ 하는 말을 별 뜻 없이 내뱉고 말지만, 그로 인해 조금은 우리 삶이 짜증이 가중되고 열이 더 받게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좀 더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텐데… 난 할 수 있어!!!

요즘 들어 리차드 칼슨 씨의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는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비록 비슷한 내용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나에게 그것을 매일 상기시켜 주기에, 비슷한 내용을 읽더라도 오늘을 시작하는 바로 이 아침을 다시 한번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 삶과 내 주위의 일들이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가기를 기도하며…

걸린 종이 빼느라, 당구치느라 정말 피곤했다 -_-;

PS: 사진은 리차드 칼슨 씨.

Coin

오늘은 낮잠을 실컷 잤다. 네시간 인가 자고 일어나 보니 8시…

그러므로 오늘은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 -_-;


동전은 우리에게 모든 일은 양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러기에 우리 일상에 흔하디 흔한 동전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연세대 자유 게시판을 들어가면 온통 시위대와 경찰, 그리고 경찰의 과격한 폭력 진압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정말 짜증난다. 당사자들도 아니면서 말하는 꼴을 보니 정말 가관이다. 모든 일은 말하는 사람 마음대로 왜곡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자랑스럽고도, 친절하며, 또 지루하게 설명하는 3시간짜리 비디오 테잎 같다.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아무리 잘 떠들어 대도, 사실은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조차 우리는 분간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 조직의 일원이다. 어디엔가 빅 브라더스도 존재하고, 어디엔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다른 어딘가에서는 즐거운 생활이 지속되는 그런 곳이 사회이다. 그것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소모적인 소리를 내지르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바람직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다 아는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은 재미없다. 직접 실천하던가,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게 사회 조직에의 공헌이다. 시위대에서 누가 누구를 때렸고 어쨋고 그걸로 누가 옳네 그르네 하는 것은 이미 논지를 벗어난 행위다. 우리 다 정답을 아는데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긴, 좀 더 세상이 살기 좋으면 이렇지는 않을까?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계속 좋은 방향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