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책처럼은 되지 않는다!

요즘 잠이 많이 부족하다.

출퇴근 시간 다 합쳐 네 시간이다. 차 안에서 자고 싶지만 계속 버스 안에서 잤더니 목도 허리도 아파서 잠도 더 이상 못자겠다. 이사를 하려고 해도 돈이 너무 아깝다. 2억 가까운 돈을 전세금으로 써야 한다니, 그 돈이 있으면 차라리 펀드를 들겠다. 결혼할 때까지 이 생활을 계속할 생각을 하면 답답해지기만 한다. 차라리 가까운 곳이 아니라면 아예 머나먼 곳으로 떠나고 싶다.

다른 시간대의 회사에서 일을 했던 전력 때문에 밤낮 가리지 않고 연락이 온다. 솔직히 열받는다. 급한 마음에 문제 생기면 메신저 메시지와 전자 메일 날라오는 것,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 소스인데 같은 서버 개발자로서 최소한 기본적인 소스 코드와 로그 메시지는 찬찬히 읽어 보고 물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적어도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로그 레벨 낮춰 보고 메시지로 소스 코드 정도는 검색해 보고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지내다 보니 잘 시간은 주말 뿐인데, 주말에도 시차 때문에 자려고 하면 꼭 연락이 온다. 사실 주말에 몰아 자는 스타일도 아니라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래, 사실 제일 큰 문제는 나 자신이지. 돈에 눈이 멀어 제대로 해 놓은 일도 없이 인센티브를 덜컥 받아 안중에도 없던 근무지에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나나, 용기있게 더 이상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나, 참 문제다. 책에 적힌 대로 그냥 그렇게 내 자신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 행복을 위해 입 싹 닫고 멋대로 해 버리기엔 내 양심이 너무나 찔린다. 인생, 책처럼은 되지 않는다. 아니면 혹시 아직 책을 덜 읽은 걸까? (웃음)

배고픔의 자서전

계절 탓에 일찍 드리워진 암흑을 헤치고 나아가는 버스 안에서 쏟아지지 않는 잠을 청했다. 하지만 고단한 몸은 삶의 의미를 맹목적으로 질문하고 있었다. 아마도 낮에 읽은 ‘배고픔의 자서전‘에서 아멜리 노통브와 니쇼상이 나눈 마지막 대화 때문이리라.

“아무려면 어때? 아직은 이렇게 목숨이 붙어 있는 걸.”

미칠것 같은 공허함, 결핍, 두려움, 절망 속에서 그래도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죽음이 찾아오는 순간까지 그러한 감정들을 잊지도, 버리지도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아프다고 부정해 버리기에는 존재의 너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픔이자, 아직 목숨이 붙어 있다는 징표다.

외롭지 않다면 기댈 곳도 없다. 힘들지 않다면 쉴 곳도 없다. 공기가 희박할 수록 숨이 가빠지듯, 절망 속에 갈구하는 희망이야말로 진정 가치 있다. 삶의 다양한 극한을 경험한 그녀가 천재적 글솜씨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그래서 그 기교보다도 감탄스럽다.

mina.apache.org

10월 25일 ASF 보드 미팅 결과, Apache Directory Project의 서브 프로젝트였던 MINA의 TLP (Top Level Project) 승급 요청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었습니다. 곧 mina.apache.org 도메인 하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투표를 통해 Apache MINA PMC (Project Management Committee)의 의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ASF에서 신규 프로젝트에 대해 ASF member가 아닌 committer가 첫 PMC 의장이 된 사례는 최초입니다.

지난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ASF와 맺은 인연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란 한 개인의 능력이 아닌 커뮤니티 전체의 총합임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과 협동을 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조금은 성숙해 진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정말 이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제는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 만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겠습니다. 끝이 없는 도전, 그것만큼 가슴 뭉클한 것도 없지 않을까요?

Remember the Milk 완전 한글화

예전에 소개드린 바 있는 Remember the Milk가 완전 한글화되었습니다. RTM의 번역 시스템은 특이하게도 커뮤니티 멤버들이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번역 데이터베이스에 문구를 집어 넣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운영자나 원 번역자의 검토를 거쳐서 최종 서비스에 통합되기는 하지만 정말 편리하고 인상적인 번역 시스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번역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수정 요청을 하시면 됩니다.

사실 90% 이상의 번역은 제가 했습니다. 영어를 아직 잘 못하는 여자친구가 할 일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번역한 것인데요, 다른 많은 분들도 한국어 버전의 RTM를 편리하게 쓸 수 있다면 기쁘겠네요.

June 15~18: Saipan Tour

첫눈 임직원분들과 함께 NHN 합병 발표 전에 다녀온 사이판 여행 사진들입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내용이 없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첫눈 직원분들 얼굴도 약간 들어 있네요. 첫눈에서의 시간은 특정 인물과의 트러블이 많았고, 덕택에 힘들면서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지금까지의 직장 생활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갈 길을 알면서도 돌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비록 첫눈은 사라졌지만, 어쨌든 지금은 제대로 된 팀을 만나 일할 수 있어 기쁘네요.

얼마 전에는 추석을 맞아 장병규 사장님께서 첫눈 직원들에게 카드를 돌리셨습니다. 가슴이 찡했습니다. 물론 첫눈이라는 조직이 작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리더가 세상엔 흔치 않지 않나 싶네요.

The Search for the Best Bookmark (최고의 책갈피를 찾아서)

Book Darts Tin

사람이 한 가지 일만 하며 살 수 없듯, 책도 한 권만 끝까지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항상 두 권 이상의 책을 들고 다니다 보면 책갈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랜만에 여기 저기 다녀 보고 가장 멋지고 실용적인 책갈피를 찾아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것은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Store에서 내놓은 Frank Lloyd Wright의 책갈피들이었습니다. 18달러라는 고가인데다가, 국내에서는 수입이 되면서 놀랍게도 가격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폭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고 싶지 않고, MoMA Store 사이트는 오류가 발생해 주문이 되지를 않네요.

책갈피에 너무 큰 돈을 지출하는 것 같아 다른 책갈피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구매하게 된 것이 Book Darts입니다. 국내에서는 텐바이텐에서 50개에 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품 소개 페이지를 보시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어찌나 실용적면서도 아름답고 저렴한지, Moleskine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그 느낌이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좋을 듯 싶네요.

The Music of Month: September 2006

몇 년 전부터 매달 시디를 사 모으다 보니 어느덧 300장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바쁠 때면 구입한 음반을 몇 번 들어보지도 못하고 다음 월급날을 맞기 쉽상입니다. 이제부터는 매달 그 달에 구입한 음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음반을 선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Paris Match - After Six

#1. Paris Match의 여섯번째 앨범 After Six는 지금까지 발매된 Paris Match의 어떤 앨범보다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들을 때마다 음악은 세련되지만 보컬이 너무 답답하고 변화가 없어 지루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런 지금까지의 편견을 보기좋게 깨뜨린 음반입니다. 보컬이 바뀌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이 밴드가 드디어 보컬에 쏙 어울리는 음악이 무엇인지 찾아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앨범들에 비해 음악 자체도 훨씬 생동감있습니다.

Dynamic 4 - My Favorite Beats

#2. EVAN Records에서 듣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Dynamic 4의 My Favorite Beats는 애시드 재즈 · 라운지라는 현대적인 틀에 빈티지 풍의 음악을 깔끔하게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색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너무 방방 뛰지 않아 듣기가 좋습니다. 특히 음반 중간 중간 등장하는 여성 보컬의 맑은 목소리는 정말 맛깔스럽습니다. 다만 음반이 후반부로 갈 수록 지루해진다는 문제가 있는데, 마지막 리믹스 · 보너스 트랙을 제외한다면 감안할만 합니다.

Eddie Higgins Trio - Amor

#3. Eddie Higgins Trio의 Amor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라틴 음악의 재즈화에 편승한 앨범입니다. Eddie Higgins의 최대 장점인 완벽한 멜로디 플레이를 이 음반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좋은 음반이긴 하지만 Eddie Higgins Trio의 음반은 언제나 비슷한 분위기라 이미 그들의 음반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구입을 망설일만 합니다. 하지만 그 달콤하기 그지 없는 멜로디는 European Jazz Trio의 Tango Notturno와 더불어 한 번쯤 구입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환자가 병원에서 기대하는 것 (What a patient expects in hospital)

얼마 전인가 심장병을 앓고 있는 – 시한부에다가 이혼까지 한 – 호텔 간부와 호텔 리어의 동거를 다룬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호텔이라는 이국적 환경과 죽음이라는 결말을 기다리는 사랑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TV 앞 소파에 사람들을 앉혀두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혈액 응고를 막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어느 날 손이 칼에 베이자 정신없이 응급실로 달려간다. 이 장면은 응급실의 혼란스러운 광경과 주인공이 패닉 상태에 빠지는 모습을 나름대로 잘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응급실이 항상 정신없는 모습만 갖고 있거나 모든 환자가 정말로 응급한 것은 아니지만,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에게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인식될 뿐이다. 십이지장 천공에 의한 복막염과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순간적인 패닉으로 응급실을 두 번이나 방문한 나로서는 매우 공감이 되었고, 한 편으로는 그 때의 기억에 마음이 불안해짐을 느꼈다.

응급실이 아닌 보통 의원의 대기실이라 할 지라도 환자에게는 다 똑같을 것이다. 그만큼 어딘가 아프다는 사실은 서글픈 일이다. 곁에 지켜줄 가족이 있었으면 하는 약한 마음과 당장이라도 죽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희석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병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수록 두려움은 커져만 간다.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아야 할 상황에서 지나치게 긴장한다거나 하는 일도 생긴다. 이성적으로 내리는 판단과 관계 없이 찾아오는 막연한 두려움과 긴장감은 좌절감마저 안겨줄 수 있다.

스스로 얻은 마음의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노력만큼이나 두려운 것이 병원에 찾아가는 것임도 사실이다. 아늑하면서도 신속하게 진료를 수행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가만히 앉아 끝없이 줄지어 앉아 있는 다양한 병명의 꼬리표가 붙은 환자들과 이곳 저곳의 모니터에 표시된 전문가의 해석을 기다리는 디지털 이미지들은 응급실 못잖게 오싹하다.

몇 달 전 왼쪽 망막에 박리가 생겨 레이저 시술을 받고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게 되었다. 시야에는 거의 지장이 없지만 망막이 많이 떨어져서 내년까지 계속해서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려서부터 다녔던 그 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검진을 받았지만, 의사들의 태도는 낡은 시설만큼이나 그 네임 밸류에 어울리지 않았다.

레이저 시술을 받은 뒤 첫 검진, 그것도 특진이었다. 조심스레 준비한 증상에 대한 요약 및 질문 목록을 보고 질문을 하려 했다. 그러나 의사는 그것을 보자 마자 시간이 없으니 그것을 읽어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나는 바로 침대에 누워서 안저경으로 망막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결국 의사의 지시에 따라 검사를 받으면서 증상을 말해야 했고, 질문할 시간은 결국 주어지지 않았다. 그 후로도 한 번의 검진을 더 받았고, 바뀐 것은 없었다.

아예 질문을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하는 대답이란 지식인에서 ‘망막박리’로 검색하면 나올 만한 수준을 절대 넘어서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Q: 아침에 자고 일어나 눈을 뜨면 뜨는 순간 검은 줄이 보이는데 왜그런거죠?
A: 모르겠네요.

Q: 비문증이 최근 6개월간 심해졌는데 왜그런거죠?
A: 비문증이 심해진게 좋은 신호는 아니죠.

Q: 비행기는 타도 되나요?
A: 안타는게 좋을걸요.

결국 참다 못해 신촌 세브란스로 병원을 옮겨 며칠 전 진찰을 받았다.

병동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곳에 망막 전문 센터가 따로 차려져 있었다. 시력이나 안압 검사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차이는 그때부터 확연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대기하고 있는 스탭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문의가 진료하기 전에 레지던트가 직접 말을 걸어 구체적인 증상을 물어보고 노트했다. 뿐만 아니라 언제든 필요하면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실제 검진에 들어가 전문의를 볼 때도, 전문의는 필요한 설명을 비유까지 곁들여 가며 능숙하게 마친 후 환자에게 “질문 있으십니까?” 라고 물었다. 자리에 앉은 모든 환자는 궁금증이 없어질 때까지 원하는 질문을 다 할 수 있었고, 전문의는 조급해 보이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모든 답변은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심지어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양호하다는 안심의 말까지 전해 줘 한 결 마음이 놓였다.

Q: 레이저 시술 받은 부분이 가끔 깜박일 때 빛이 보여요.
A: 망막이 장력을 받아 생길 수 있는 현상이지만 박리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걱정 마십시오.

Q: 자고 일어나 눈 뜰때 검은 줄이 보여요.
A: 자는 사이 안구 부유물이 가라앉아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비문증은 망막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걱정 마십시오.

Q: 제 상태가 어떤가요?
A: 망막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6개월간 관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레이저 시술이 잘 되어 있으므로 머리에 충격이 가지 않게만 주의하시면 문제 없을겁니다.

Q: 어떤 운동을 할 수 있나요? 당구는 칠 수 있나요? 버스에 기대고 잘 수 있나요?
A: 머리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영, 구기 운동, 달리기, 격렬한 등/하산은 해서는 안됩니다. 당구 물론 가능합니다. 흔들리는 버스에 기대고 자는 정도의 진동은 전혀 상관 없습니다. 비행기도 사고만 안나면 괜찮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안하는게 좋을겁니다” “그게 좋은 신호는 아니죠”같은 무성의한 답보다 훨씬 많은 도움이 되었다. 미친듯이 뛰던 가슴도 어느 새 진정이 되고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어느 답변이 더 정확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생각해도 어느 답변이 환자를 더 안심시키고 당황하지 않게 할 지는 확실하다. 환자가 병원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은 명확한 답변과 따뜻한 응대니까.

Task Management Mind Map (할 일 관리 마인드 맵)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한 지도 4년이 다 되어 갑니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수록 더 많은 일이 주어지고, 그 일들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기를 요구받습니다. 항상 수십여 개의 할 일이 목록에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무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도저히 견디다 못해 관심사를 줄이고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리 저리 궁리하지만 뾰족한 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그림은 데이비드 앨런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 (Getting Things Done)‘와 앨런 라킨의 ‘시간을 지배하는 절대법칙 (How to Get Control of Your Time and Your Life)‘,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할 일 관리의 마인드 맵’입니다. 가장 도움이 된 책은 역시 ‘Getting Things Done’이었기에 GTD를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자신의 할 일 관리 경험을 답글로 남겨 주시면 더욱 기쁘겠습니다.

원래 이 마인드 맵에는 몇 가지 웹 사이트로의 링크가 걸려 있는데,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면서 링크가 사라졌습니다. 다음은 관련 링크입니다:

A Useful Paradise (유용한 낙원)

바쁜 하루 하루가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주말이 찾아온다. 네 시간이 넘는 출퇴근으로 늦잠이라도 자야 하건만 재깍 눈이 떠진다. 느긋이 쉬고 싶지만 정신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잡무를 처리하다가 진이 빠지는가 하면, 읽고 싶은 책도 없어지고 보고 싶은 사람도 볼 수 없게 되어 묘한 짜증을 죄 없는 가족에게 나즈막히 드러내기도 한다. 찾아오는 주말 만큼 후회도 어김없다.

그렇게 몇 시간인가를 보내고 나면 내 의사와 관계 없이 저무는 하루는 먼 곳의 일이 된다. 그럼에도 암흑으로 물든 유리창이 나를 안타깝고 가슴 휑하게 하는 이유는 표현하기에는 벅찬 그리움과 천천히 젖어오는 육체적 피로 때문이리라.

가끔은 성공, 유명세, 돈, 시간 같은 말이 존재하기는 했었냐는 듯한 삶을 살고 싶다. 모든 것을 잊고 조용한 속삭임과 한적함을 즐길수만 있다면. 하지만 결말은 항상 같다. 인파 속으로 사라져가는 뒷모습마냥 한동안 머물던 낙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유용하게 쓰이고 나면 잊혀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