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지는 것들.

오랜만의 일기다. 라고 말하는 순간 나의 일기란 일상이 되며 평범한 무언가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소식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하루는 프로그래밍하느라, 하루는 스캐닝하느라 일기를 못썼다.

오늘도 스캐닝을 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내가 바로 그 순간 보았던 그 색을 담고 있는 필름에게서, 스캐너가 색을 정확히 읽어 내는 것이 왜 이리도 힘든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순간의 색이란 어디에 있는지. 우리눈이 보고 있는 이 세상의 완벽한 조화를 왜 우리는 화면에 정확히 담을 수 없는지. 회의가 드는 날이다. 이미지 보정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스캐닝을 하면서 재헌이를 보조해주는 동안, 결국 재헌이는 클라이언트의 버그를 고쳤다. 나도 테스트하면서 덕분에 Netty 의 작은 버그도 잡았다. 내일 집에서 Netty 1.0.3 을 릴리즈할 계획이다.

요즘 이수영의 노래를 듣고 있다. ‘그리고 사랑해’ 란 곡인데, 딱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곡이라서 무한정 반복시켜 놓고 있다. 수영씨 씨디라도 한 장 사드리는게 예의가 아닐까나.. (웃음)


“언젠가는 모든게 다 희미해져. 지금 이 순간도 추억이 되겠지. 그렇게 믿을께.”

그렇게 믿는 게 아니라 그렇다.

희미해지는 생명, 희미해지는 순간, 희미해지는 사랑,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

우리의 인생도 결국에는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천천히 흘러가고 있기에 세상은 평화로울테지.

그대의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프로그래밍만 했다.

덕분에 회사일을 반 넘게 끝냈다. 재헌이랑 나눠서 맡기로 한 부분은 이제 Install Shield 패키징 부분인데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조금 궁금하기도 했던 부분이니 잘 해보도록 해야지…

SPEED 라이브 앨범을 들으려고 Winamp 의 Shuffle 기능을 끄고 프로그래밍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 새 라이브는 끝나고, T-bolan 의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가 J-Pops 을 처음 접했던 그 때 T-bolan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목소리의 가수가 너무 좋다.

내일은 조금 한가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며….

감성의 시작.

재헌이 따라 재헌이 여자친구 편입 원서 넣으러 홍대에 갔다가 홍대앞에서 당구를 치고 우리 학교 근처의 ‘이끼’ 라는 곳에서 돈까스를 저녁으로 먹었다. 맛이 꽤 좋아서 다음에 누군가와는 꼭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으로 기억에 남았다.

집에 와서는 일을 했다. 마음대로 안 풀려서 별 진전은 없었지만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아 내었다는 점에서 ‘삽질’이기를 거부하고 싶다. ㅡㅡ;

그리고 이젠 잠들 시간…


일기를 쓴 때 집중해서 무언가 진지하게 써 보고 싶다고 불과 몇 분 전까지 생각해 보았지만 무언가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어떤 훌륭한 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것은 그 날의 경험에 대한 크나큰 관찰력과 그것으로부터 온 무언가 ‘말하고 싶음’이라는 욕구에서 오는 것이리라. 요즘엔 그 욕구가 매우 감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와 함께 나의 여러 감성적인 측면들 – 가장 대표적으로 사랑, 그리고 여성 – 또한 그와 비례하고 있는 것 같다.

어딘가로 꼭 꼭 숨어서 털끝조차 내밀 줄 모르는 지금의 나의 감성을 완전히 꺼내고 싶다. 그 검푸르며 윤기가 흐르는 몸에서부터 가느다랗게 떨며 확산광을 내보내는 섬모까지, 나조차 본 적 없는, 나조차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나에게서 나왔으면 한다. 서로 그것의 신기함, 소중함을 공감하며 그것이 처음 있었던 심연으로 함께 들어가버리고 싶다.

아마도 그 심연엔 아무도 없겠지. 함께 하고자 하는 나의 소망의 이중성. 함께 오래 있으면 무언가 너무 빨리 익숙해져서는, 다시 홀로되었다고 착각하고 마는 반복의 중심.

감성의 시작은 감성이라기 보다는 홀로되는 것. 감성의 끝은 익숙해지기 보다는 주시하는 것.

나는 여전히 시작을 맴돌며 눈물흘리고 있나 보다.

My beautiful girl, Mari

이상스럽게도 10000히트가 넘어서니 다시 홈페이지 히트수가 꽤 빨리 올라간다. 다들 10000히트 체크하느라 자주 들어와서 카운트가 안올라갔을까? 전혀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ㅡㅡ;

파파이스에서 점심을 먹고 책을 읽다가 나와서 학교에 있다가 6시에 스캐너를 팔았다. 13만원이라는 돈이 생겨서 다소는 안도스러웠다. 마음이 안정감을 되찾은 나는 소비를 시작한다 ㅡㅡ;

일단 마리이야기를 봤다. 아주 훌륭한 애니메이션이었다. 2D, 3D, 실사를 혼합하여 비교적 위화감 없이 처리했고, 그 외에도 여러 면에서 기존의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지를 완전히 뛰어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돈과 시간을 조금 더 들였더라면 더 높은 frame rate 와 더 높은 3D 퀄리티를 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들지만 이정도라면 어디엘 내놓아도 손색없는 수준일 듯 하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엔 마리이야기 OST를 샀다. 러닝 타임이 조금 짧은게 흠이지만 음악은 아주 좋고… 맘에 든다. 특히 오프닝 엔딩 보컬 곡이 꽤 좋다. Lazenca 이후로 가장 좋은 곡이 아닐까?

내일도 영화가 보고 싶다. 많은 영화들을 전부 보고 싶다. 오늘 처럼 혼자 보는 날도 있고 같이 보는 날도 있고, 이렇게 저렇게 여러 방법으로 영화를 즐기고 싶구나.

afraid of bugs

코스프레닷컴 만화축제에 가려다가 일을 일찍 끝내야 하지 않겠냐는 재헌이의 조언을 따라 집에서 일을 했다.

며칠간 읽은 Java Performance Tuning 책을 읽고 Netty 를 약간 튜닝했다. 프로파일링이 잘 안되어서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수정을 가했다. 그 외에 회사일에 관련해서 회사 인증 서버 스펙이 좀 틀리고 서버 자체에 버그가 있어서 그것 좀 맞춰 주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함께 보낸 나의 하루…

결국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Netty 는 stable 하다고 판단되었다. 버그가 발견되면 어쩌지 ㅡㅡ?

10000히트의 날.

10000히트 달성이다. 누군지는 모르겠다. 아이피만 알 뿐이다. 주인공은 어서 나와 주세요. 아이피를 대조해 보도록 하지요 ^^

오랜만에 현상을 맡기고 유진이랑 당구도 치고.. 스캔도 하고 업데이트도 하고… 물론 전에 하던 공부도 계속 했고… 맘에 드는 하루구나. 사토루에게 쓸 편지 내용도 다 적어 놓았다.

내일은 코스프레닷컴 행사가 있는데 아마도 안갈 것 같다. 회사일을 좀 빨리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그렇다. 어차피 실내 행사고… 사진 찍어서 잘나올리도 없고 ㅡ.ㅡ;

너무 행사장 자주 가는 것도 좀 힘들기도 하고 에휴 모르겠군; 여튼 내일도 화이팅!!!

주욱…

오랜만에 8시에 일어났다. 아침도 일찍 먹어 보고… 학교에도 11시에 도착해서 2시까지 공부를 하고, 학관에서 맛없지만 싼 점심을 먹고 컴퓨터실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다가는 집에 와서 가족과 함께 밖에서 추어탕을 먹고 집에 와서 또 프로그래밍을 하고, 이젠 잠이 들 시간인 것이다. 그렇게 내 시간은 시간 자신도 모를 만치 조용히 흘러갔다.

만족하냐고? 잘 모르겠다. 나란 인간은 만족이라는 것을 좀처럼 모르는 게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내가 항상 제 자리에 있다고 투덜대고,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고 쉴 새 없이 외치고 있고, 무언가 더 알고 싶어하고, 또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정신이 혼란해 지는 것일테지. 어쩌면 나의 이런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며 사랑받을 만한 무언가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홈페이지 대문에 붙어있는 ‘나를 사랑해 주세요’ 라는 말은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얼마나 와 닿을지는 정말 모르겠다.

요즘엔 감동적인, 그래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써 본지는 오래인 듯 하다. 뭐랄까, 그렇게 내가 말해왔던 것들이 이제는 그냥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기 뭐한 것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그대와 내가 이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라도 당신을 보는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단 하나의 어떤 중요한 감각으로 인지하는 것. 그것만큼 소중한 일도 없다. 당신을 만나고 있는 그 순간, 다른 것은 모두 멈추어도 좋다. 단지 그대와 나와의 연결이 중요할 뿐이다. 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왜 나는 나의 기본적 면역체계를 지금껏 ‘완전히’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일까.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나는 당신과 주욱 이어져 있고 싶다.

다시 태어남.

이제 곧 10000 히트구나. 내가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9910 히트… 코스튬 플레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뒤로는 히트 수가 부쩍 늘은 듯 하다. 물론 요즘은 사진도 안올리고 일기도 별로라 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높은 트래픽을 얻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득이며, 어떻게 보면 실이리라.

언젠가 몇백번째 일기를 썼을 때 기념으로 연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게을러지다보니 그 때의 감성을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지금은 무언가 감정의 표현이 서툴러진 기분이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 이 곳이 바뀐 건 하나도 없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내 자신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며칠 전에 공부하고 싶다던 나는 어제와 오늘 책을 펼쳐 본 적이 없는 나이며 그것은 1년 전의 나와… 그리고 일기의 매너리즘.

내일도 그리고 내년의 오늘도 이렇게 같다면 난 죽고 싶을거다.


아, 10000히트 선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신이 코스튬 플레이어라면… 제가 찍은 당신의 사진을 A3 사이즈로 인화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맘에 드는 사진이 아직 없다면 맘에 들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말씀하시면 됩니다. 2. 당신이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필름 스캔을 한 통 해드립니다. 이건 노가다니까 한통으로도 충분할 듯 하네요. 3. 당신이 그 외의 내가 아는 친한 사람이라면… 맛있는 밥과 재미있는 영화를 쏘겠습니다. 4. 그외에 당신과 나의 연결 고리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저도 잘 모르겠으니 상의를 해 보지요. ^^

카운터는 모든 페이지의 오른쪽 위에 있습니다. 두 번째 숫자가 전체 카운터이지요. 쿠키가 사용불가로 되어 있는 브라우저에서는 카운터가 올라가지 않으며, 지난 두 시간 안에 방문 기록이 있다면 카운트가 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시면 10000이 찍혔다고 해서 자신이 10000번을 먹은 것인지, 다른 사람이 먹고 간 것을 그냥 본 것 뿐인지 알 수 없지요. 그러니까 10000을 봤다면 방명록에 꼭 글을 남겨 주세요. 그 분들 중에 10000 히트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시점에 방문한 분이 10000히트를 기록하신 분으로 간주됩니다. 차후에 각 후보들의 방문 기록을 공지하겠습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

선배면 다냐.

라이코스 송팀장님이 부르셔서 오랜만에 보람누님도 뵙고 좋았다. 그런데 소개 받은 일 자체가 내가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물론 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내일 전화 해서 아무래도 안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려야 겠다. 차라리 라이코스에서 일하면 모를까… 제안이 별로인 것 같다.

거기다가 같이 저녁먹기로 했는데 일이 꼬여서 그 비즈니스팀 분 따라가서 밥도 못먹고 진짜 어떻게 말하면 화났다. 무슨 그리 긴한 이야기가 있는지는 몰라도 내가 거기까지 가서 밥도 못얻어먹을만한 수준인가.

아 일기를 쓰는 동안 헌경님이 후다닥 메신저 로그아웃 해 버리셨네.. 나를 좀 기다려 주었으면 했는데 이것도 참 마음이 쓰라리다.

그 외에 일이 맘에 안든다고 말하니 엄마는 살살 꼬시는 말투로 일좀 구하라고 하신다. 내가 지금 일 하나 하고 있는 것을 모르시니 그럴만도 하시지. 자격증도 안따고 면허도 안따고 학원도 안다닐꺼면 일이나 하라고 하시는데…

첫째 자격증.. 솔직히 필요 없다. 따는데 돈만든다. 나 종이 한장 때문에 20만원 내게 생긴 실력 아니다.

둘째 운전면허.. 어차피 야맹증이 심해서 운전은 꿈도 못꾼다. 대낮? 야맹증은 대낮에 인간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장롱면허 될게 뻔한데 어째서 내가 60만원이나 들여서 면허를 따야 하지?

셋째 학원.. 이건 솔직히 같이 다닐 사람 있으면 지금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내 주위엔 토익토플JPT 관심있는 사람 없는 것 같다.

내일은 조금 일찍 일어나보도록 하자.

편지.

집에 앉아 프로토콜 정의서 만들다가 을지로 입구에서 자바 애플릿 제작 관련해서 재헌이랑 의뢰인을 만나보고 학교에 와서 나름대로 사진을 찍고 집에 온 것이 오늘 한 일의 다 같다.

이리도 한 일이 없는데 피곤한 나의 몸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모르겠다.


사토루에게서 편지가 왔다. 세 장 쓰기로 했는데 두 장인데 편지지가 엄청 크다; 그리고 내용이 엄청나게 횡성 수설이다; 도대체 어떻게 답장을 써야 할 지 난감하다; 을지로 입구에 갔을때 편지지랑 봉투는 사 왔으니 이제 좀 구상을 해 봐야 겠다. (나는 편지를 연습지에다가 적어서 다듬은 뒤에 옮겨적는다.)

실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아 보았고 또 쓰게 되리라는 것에 조금은 기분이 묘하다. 펜팔들 생각도 나고… 그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래도 연결되어 있어’ 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것은 지나친 변명일까? 그들에게 다시금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