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지는 것들.

오랜만의 일기다. 라고 말하는 순간 나의 일기란 일상이 되며 평범한 무언가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소식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하루는 프로그래밍하느라, 하루는 스캐닝하느라 일기를 못썼다.

오늘도 스캐닝을 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내가 바로 그 순간 보았던 그 색을 담고 있는 필름에게서, 스캐너가 색을 정확히 읽어 내는 것이 왜 이리도 힘든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순간의 색이란 어디에 있는지. 우리눈이 보고 있는 이 세상의 완벽한 조화를 왜 우리는 화면에 정확히 담을 수 없는지. 회의가 드는 날이다. 이미지 보정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스캐닝을 하면서 재헌이를 보조해주는 동안, 결국 재헌이는 클라이언트의 버그를 고쳤다. 나도 테스트하면서 덕분에 Netty 의 작은 버그도 잡았다. 내일 집에서 Netty 1.0.3 을 릴리즈할 계획이다.

요즘 이수영의 노래를 듣고 있다. ‘그리고 사랑해’ 란 곡인데, 딱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곡이라서 무한정 반복시켜 놓고 있다. 수영씨 씨디라도 한 장 사드리는게 예의가 아닐까나.. (웃음)


“언젠가는 모든게 다 희미해져. 지금 이 순간도 추억이 되겠지. 그렇게 믿을께.”

그렇게 믿는 게 아니라 그렇다.

희미해지는 생명, 희미해지는 순간, 희미해지는 사랑,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

우리의 인생도 결국에는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천천히 흘러가고 있기에 세상은 평화로울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