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OUS MOMENTS

어제 잊고서는 계절학기 등록금 마감일인데 등록금을 내지를 못했다. 그래서 오늘 재헌이와 함께 (재헌이도 같이 있다가 못냈기 때문에) 수업과에 문의를 해 보았는데 절대로 늦게 낼 수 없고, 한마디로 ‘꽝’ 됐다는 것이다. … … … … …

내 자신이 왜이리 한심하게 느껴지던지… 거기다가 어제 부모님께 돈 냈다고 거짓말 했는데, 이젠 거짓말을 돌이킬 수조차 없게 되어버렸다. 이 18만 9천원이란 큰 돈을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만에 일이 꼬이니 참 황당하다.

달리 할 말이 나오지를 않는 것 같다. 이번 방학 남은 할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비가 온다. 지금은 억수로 많이 온다. 집안에 있으니 후덥지근한게 기분이 그다지 좋지많은 안다. 아.. 지금 이시간에 밖에 나가서 누군가와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너무 감상적이기만 하고 실용적이지는 못하려나. 내일은 더 많이 오고, 번개도 친다니… 사뭇 기대(?)된다.

이번주도 이렇게 흘러가고, 내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도통 기억할 수가 없다. 비록 책도 읽고, 단어도 외웠지만, 무언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

그 사람이 보고 싶다.

항상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보고 싶다.

인생과 사랑에 관한 짧은 보고서

보고서를 썼다. 개인적으로는 F 학점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보고서가 마음에 든다.

세상에 결국에 가서는 후회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는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고 지금의 자신을 힘차게 달리게 하고 싶다.


오늘은 가을처럼 서늘한 날씨였다. 작은 바람이 내 손가락 사이를 지나칠 때면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어루만지며 버스 창 밖을 정겹게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기쁨과 슬픔이 내 몸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 갓 끓인 홍차향처럼 나를 붉게 물들였다. 나는 그렇게 다시한번 희망이라는 땅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한다. 아주 세찬 비가 내렸으면 한다. 우산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쏟아져서 내 발목을 깊이 적시우고, 길을 거닐때면 빗소리에 모든것이 파묻혀 세상이 고요해졌으면 좋겠다.

기억들이 빗소리의 고요 속에 묻혀갈때면, 모든 것이 차분해진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기에는 나쁜 날이지만, 사소한 것들을 정리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 곧 찾아왔으면 한다.

Stablization

이회사 저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오늘은 016과 018 문자 메시지 시스템이 통합되서 그 처리를 했다. 여러 모로 할 일이 조금씩 늘어감을 느낀다…

11시 수업이 있었는데, 20 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수업을 들었다. 내가 처음 확률과 통계를 수강할 때 가르치시던 교수님을 다시 뵈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때는 강의실이 커서 목소리도 잘 안들렸고, 통계학이라는 것에 그리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땡땡이도 많이치곤 했는데.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재헌이랑 유진이랑 셋이서 1000원짜리 싸구려 치즈버거를 먹으며 당구를 쳤다. 2시에는 난희와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핸드폰이 접점이 않좋은지 자꾸 꺼져 버려서 그녀가 도착한 지 10 분 정도가 지나서야 연락이 가능했다.

서둘러 공대 로비에서 그녀를 만나서 공부할 것들 잔뜩 들고 중앙도서관 6층 휴게실로 갔다. 그녀는 C++ 공부, 나는 평소에 하던 대로 코스를 따라 공부했다. 가끔 그녀의 의문을 풀어주기도 하고, 내가 외운 일본어 단어 테스트도 받고 했다. 한참 하다 보니 휴게실 도색을 한다고 나가라고 해서 (사실 말없이 지독한 냄새가 나는 니스칠을 책상에 했기 때문에) 공대 빈 강의실에서 계속 공부했다. 한 3 시간쯤 공부가 계속되었을 때 그녀는 피곤한지 잠이 들었고 나는 30 분 정도 확률과 통계 과목 노트 정리를 했다.

그러다가는 배가 고파서 학생회관에서 별로 맛은 없지만 저렴한(-_-;)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둘이 허접한 실력으로 펌프도 한판 하고, 더워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하지만 결정적으로 더이상 할일이 없어서, 또 회사일을 해야하기도 해서 우린 헤어졌다.


왜 단순한 만남 앞에서도 이리도 복잡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걸까. 매사를 점점 복잡하게 (사실은 별거 아니면서) 생각하는 일이 잦아지는 요즘 내 머리를 Garbage Collect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컴퓨터 용어야~!)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구분하기는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목숨을 걸고 지킬만한 소중한 것이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다른 것에 대해선 온갖 절망에 휩사여 있더라도, 자신이 진심으로 희망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놓지 않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희망이나 사랑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강하거나 약한 사람이라도 갖고 있는 마음 한켠의 보물.

하루가 멀다하고 그런 것들이 흔들리는 사람을 어쩌면 약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약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왠지 특별히 부정할만한 말을 찾을 수 없으니까, 아마 맞을 것 같다.

삶의 안정감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남이 아니라 내 안의 미열인데. 나로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도록.


내 일기들을 읽어 보면 짧은 순간의 안좋은 느낌을 좋은 것들보다 훨씬 길게 서술해서, 내가 지나치게 괴로움에 빠져 있다고 남들이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기분들은 자고 일어나면 보통은 사라지고 없는데… 누군가를 만나면 평소와 다름없는 나인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어제의 그 나빴던 기분은 사라지고 없었다.” 라고 조용히 내 일기는 매일 시작하는데…

이제는 좋은 기분을 아름답고 길게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행복을 위해… 희망을 위해…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내 일기가 전부는 아니고, 내 일기에 쓴 내용이 모두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적어도 이 글들을 읽어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말 일기 쓰기 힘들다고 느껴진다. 그냥 마음껏 말해버리면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 쳐다보겠지. 제 2 의 일기장이 탄생할 것인가…


쓰다 만 소설을 계속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단 두 권만 존재하는 책을 만들거야.

비오는 날을 위하여…

온몸이 피곤하고 괴로워서 특별히 길게 쓸 여력이 없다. 짧게 쓰고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왔으면 하는 심정.

핸드폰 충전을 못해서 충전시키고 가느라 계절학기 수업 빼먹었다. 등교하는 길에 야근에서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만나서 늦게 간거 걸렸다.

학교 도착하니 수업 끝나기 30분전이라 들어가기 포기하고, 오늘은 바보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실습 시간 두 시간도 들어가지 않았다. 벌써 세번째 듣는 확률과 통계 수업은 이제 그 시작이 지긋지긋해서 뭐할지도 다 안다.

2시 10 분 쯤이 되어 약속장소인 강남으로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성호한테 신촌이라며 놀자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약속 시간을 20분 늦추고 성호와 오락실에서 같이 오락하고 놀다가 강남역에 갔다.

언제와도 새로운 곳 강남. 강남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했고, 신촌보다 훨씬 쉬기는 좋은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본 영화는 ‘The Tailor of Panama’. 초반부가 지루하다는 평은 본 적이 있지만 정말 지루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상당히 내용이 흥미로왔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점심을 안먹고 영화 보면서 카페 모카를 빈속에 넣었더니 속이 울렁거린다.

그리곤 만두가게 가서 만두 먹는데 코도 이상하고 속도 울렁거려서 거의 먹지를 못했다. 그리곤 서점에 가서 공부할 책 골라주고…. 집에 왔다.

오는 길에 왜이리 서글픈지 모르겠다. 오늘 섭취한 열량이 소진되어서 힘이 없고, ACO 의 노래는 애절하기만 하다. 노래를 너무 크게 들었더니 치아가 아픈 이유는 뭘까. 어쨋든 노래를 따라부르며 감정의 싹을 자르고자 노력했다.


오늘만난 바보는 애띤 고등학생을 연상케 했다. 귀여운 목소리에… 전화랑은 달랐다. 휴 … 오전부터 기분이 좋지를 않아서 뭐 하나 생각해낼 수가 없다. 유난히 기억에 남은 것은, 그녀가 음식을 옷에 잘 흘리는 것과, 웃으면서 박수칠때 박수소리가 정말 크다는 것, 그리고 서점에서 같이 걸을 때 샌달 소리가 특이했다는 것 정도. 하여튼 그녀는 내가 만나 왔던 사람과는 약간 다른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단점도 아니고 장점도 아닌 특성 이라고 생각했다.

첫 만남의 어색함이란 것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름대로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몸이 안좋아서 괴로웠던 하루. 표현하기가 뭐할 정도로 한일도 없이 끝없이 복잡하기만 했던 하루.


내가 지금 쥐고 있는 것은 내가 아는 것. 나에게 결여된 것은 내가 모르는 것. 내가 지금 원하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 그 사람이 누구든 간에 – 애정과 관심.

심지어 나의 부모님과도 나는 친하지 않다고 느꼈다… 내 탓인걸 알면서,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으면서.

이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애시당초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린 걸까.

오늘도 부러진 노로 강을 헤맨다…

It really matters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악몽에서 깨어난 지도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몇가지 굴곡을 제외하면 아무일도 없는 듯 평탄히 흘러온 내 인생이 갑자기 오늘 되돌아보고 싶어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 그저 악몽에서 방금 깨어난 사람처럼 답답하다. 표현하면 표현할 수록 답답해진다는 것. 그것은 글을 계속 써 내려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거대한 슬픔이다. 하루하루 일기를 써 내려가는 내 마음은 이제 타 들어가 하얀 재만 남은 기분이 든다.

내 몸의 한 쪽에서는 희망과 열정이 자라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절망이 그것을 파먹고 자란다. 결국 내 몸이란 그렇게 채움과 파먹음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기이한 형체의 것이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확실히 내 자아도 존재하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바뀐 것이 그다지 없다 느껴지지만, 결국 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불완전한 존재.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사실을 나는 지금 처절하게 쓰라리게 부정하고 싶다. 어째서 나는 이런 정신의 공황상태에 빠져야 하는가. 왜 현실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고, 지금 쥐고 있는 것만을 불려 주는가.

이제 저항할 수 없음을 안다. 마지막까지 저항해 보지만 어쩌면 겉치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했던 수많은 다짐들은 기억으로 남고, 결국 저항할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결국 원했던 것은 그렇게 변색되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입니까.


찌그러진 깡통처럼 불규칙한 내 감정의 기복을 다스릴 수 없어서 하루에 일기를 두번 쓰고 말았다. 결국엔 내가 필요한 것이 정녕 나에겐 없다는 한낯 땡깡에 불과한 글이지만, 이 글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

사업 시작!

갑작스레 울린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재헌이로부터 온 전화였는데, 계절학기 예비 수강신청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컴퓨터에 앉아서 수강신청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재헌이 수강신청을 해 주었다. 또 부모님이 어제 저녁에 한과목 쯤 들어보고 싶으면 들어 보도록 하라고 허락을 주셨기 때문에 나도 수강신청을 했다. 휴… 이제 계절학기가 시작하는군.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계절학기 첫 수업시간에 늦은 시간이었다. 어슬렁거리며 학교에 도착해서, 강의실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고 컴퓨터실 테이블에서 공부를 했다. 원하는 만큼 항상 하지를 못하는 내가 원망스럽다. 매일 매일 같이 공부하고 서로를 계속 앉아 있을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 혼자 하는 것이 싫지는 않지만, 뭐랄까. 나라는 인간의 본성의 심연에는 진동하는 모터 같은 것이 숨어 있어서 어딘가로 흔들려 이동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일종의 절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자유를 부여한다. 나에게 거부할 권리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터는 아직도 덜컹거리며 내 머리 깊숙한 곳을 뒤흔들어 놓는지도 모르겠다.

공부를 하다가, 돈이 궁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한번 여러 웹 사이트에 구직 광고를 내기로 수재와 결론을 얻고, 멋진 카피라이트를 만들어서 몇개 쯤 되는 사이트에 그것을 올렸다. 지난번에 올린 것은 반응도 미지근했고, 자기 PR 이 너무 부족했었던 것 같았는데, 이번엔 꽤나 내용이 만족스러웠고, 우리는 여느때처럼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가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실은 우리의 기대를 두번 이상은 져버리지 않았다. 무려 세 곳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적어도 두 곳은 성사 될 것 같다. 내일 전화를 해 보아야 알겠지만, 확실히 느낌이 좋다. 그와 더불어서 전에 일하던 Neximo에서 연락이 왔는데, Neximo 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업을 정리하게 되어서 내가 개발한 서버 소프트웨어를 다른 회사에 매각한다고 한다. 그런데 매각 조건에 Maintenance 를 할 서버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항목이 붙어서 내가 2개월 간 유지보수, 기술 이전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동시에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유지보수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고, 다른 두 곳도 그렇게 심각하게 힘들 것 같지는 않으니까. 왠지 이번 방학은 바쁘고 열정적으로 순식간에 지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7시에는 정훈이를 만나서 당구를 쳤다. 나름대로 스릴있는 경기였다. 정훈이가 50이고 내가 120이라서 참 어려웠지만, 집중력으로 해결했다. 당구는 집중력의 게임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게임 중에 집중을 하는 법을 익힌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한타 한타 칠 때마다 타오를 것 같은 눈빛으로 공을 응시하는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미소지를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한 것이 당구이다. 온갖 매너와 재미가 묻어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 정훈이를 만난 이유는 도서관에서 대신 빌려준 책을 돌려받기 위해서였는데, 어쩌다 보니 책을 받아오는 걸 깜박해서 아마 다음에 또 만나야 할 것 같다. 정훈이도 자주 보게 되는구나. 만남이란 역시 즐거운 것이었다.


오늘 사실은 지현이와 약속이 있었는데, 어제 전화를 해 보니 그녀가 약속을 잊고 있어서 다른 사람과 미루고 미뤘던 약속을 오늘로 정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다음주가 되어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약속이 깨져서 그런지 기분이 약간 쓰리지만, 이런 기분이 싫지는 않다. 왠지 오히려 나에게 좋은 영향으로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기로 한 선미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PS: 사진은 어제 본 영화 ‘Blade Runner’의 포스터. SF 영화의 최고봉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A Short Dialogue about Love

“지금 왜 이렇게 더운 이유를 알았어 ㅡㅡ;” “0.0?” “멍멍이가 세시간 째 내 허벅지 위에서 자고 있었어 =_-” “–;;;” “깨어날 줄을 모르는군;” “딴데다 내려놓으면 되잖아;” “그러면 깨잖아. 방해하잖아 ^^ 그럼 미안하고~” “………;;;;;;” “옛날엔 멍멍이를 괴롭히거나… 장난 치거나 그냥 마음대로 안아주려고 했었어.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겨울때 ^^ 내가 아팠을 때 진정히 남을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래서 날 귀찮게 굴 때가 와도 항상 참았고… 이제 나를 가장 좋아하지 ^^”

난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할거야.


운동을 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로에 짓눌려 있다가 11시가 되어서야 현우한테 오늘 약속이 있었음을 깨닫고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가서 현우 서버 세팅하는 것을 도와 줬다. 그런데 왜인지 괜시리 짜증도 나고… RedHat 에서 뭘 하나 깔려면 의존성 때문에 정말 고생을 한다. 더 편리한 것에 이미 길들어져 있었기에 짜증을 냈다. 미안했다.

어쨋든 JAVA 설치는 마치고, MTA 설치는 포기하고 잠시 쉬다가, 지현이가 청주에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있을 시간이 된 듯 해서 전화를 걸어봤지만 내 직감은 정확히 빗나가고 말았다. 어쨋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멍멍이 이야기도 하고, 일기에서 장학금 이야기 지워달라는 이야기도 듣고… 20분 가량의 길기도 했지만 짧기도 했던 대화를 끝내고는 현우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미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난 네 시였고,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일단, 사고 싶었던 우산을 하나 샀다. 은색 레노마 우산이었는데, 상당히 가볍고 심플했다. 다만 우산의 안쪽이 검은 색이라서 기분이 우중충해 진다는 것과 우산 손잡ㅇ 모서리가 둥글다는 것을 빼고는 정말 훌륭한 것이었다. 우산을 사들고 우리는 KFC 에 가서 치킨버거세트(나)와 징거버거세트(현우)를 먹고 영화를 보러 녹색 극장에 갔다.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지, 예매를 하지 않으면 봇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랜드 마트에 가서 확인을 해 보려고 했는데, 현우가 갑자기 집에 가고 싶다고 마음을 바꿔서 어쩔 수 없이 집에 와 버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그것은 전화 한통화, 말 한마디, 편지의 한 구절로도 지구의 반대편과 내 바로 옆의 차이 만큼 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실질적 거리라는 것이 우리 사이엔 엄연히 존재한다. 비록 순간의 섭섭함, 순간의 행복이 다가올지라도, 진짜 거리를 인지하는 자만이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 테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Reality about Love

방학이지만 학교엘 갔다. 어차피 집에서는 공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컴퓨터에 내가 필요한 것이 죄다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SCJP 교재 구입할 돈을 받아서 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버스에서 악마의 시를 마저 읽었다. 읽은지 오래 되어서 가뜩이나 이해가 안되던 스토리가 마구 꼬여서 정신없이 그저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좀더 쉬우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글이 너무 그리워 견딜수가 없다.

SCJP 수험서를 한 권 사고, 컴퓨터실로 가서 공부를 시작했다. Design Pattern, 일본어 능력시험, SCJP 공부를 차례로 하고 나니 5시가 다 되어 간다. 네 시간 정도 공부를 한 것 같다. 뿌듯한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운 기분이 남는 건 왜일까. 그냥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만나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싶었다. 활기차게 힘을 내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저녁값을 아끼기 위해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그동안 정리하지 못한 하드에 있던 영화들을 CD-R 에 모두 방출시키고 심심해서 노래를 불렀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아주 큰 목소리로 불렀다. 원래 목이 약해서 그런지, 되지도 않는 노래를 불러서 그런지 3 곡 부르면 다음부터는 목이 피로해져서 더 부르기가 힘들다. 노래방엘 가면 꼭 그 이상 불러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나로서는 노래방은 기피하고 싶은 곳이다. 차라리 기타를 배워서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작게 적당히 부르는 노래가 더 맛있지 않을까나?


이상스레 가요들이 너무 좋게 느껴진다. 어떤 노래를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따라부르고 싶고, 상상하게 된다. 나의 낭만과 감상은 깊어만 가는데, 현실 감각은 왜이리도 무딘지…

누군가 사랑은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아마 사랑이란 것이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기 이전에 낭만과 감성의 이미지라고 호소하기 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이란 현실과 낭만의 중간이라 생각한다. 두 영역이 미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영역. 현실은 진짜 현실로서 사랑의 영역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소위 누군가를 꼬시는 법이란 것들.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귀가 솔깃해지는 건 당연하다. 순수함으로는 부족하다고 나에게 귀뜸하는 노랑빛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Just One Good Day!

방학 첫날. 아직은 계절학기가 시작하기 않아서 적당히 늦게, 하지만 방학치고는 일찍 일어나서는 달리기를 하고, 피곤해서 쉬면서 아침 특유의 시간때우기를 했다.

금방 시간이 1시가 되어 버려서 심심해서 지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왜이리 버벅거리는지, 꼭 당황한 사람처럼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가끔 이럴 때면 내가 멋진 화술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하고 간절히 원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좋은 말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기술은 정말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중요한 상황에서는 그것보다도 그 상황을 타개하는 특출난 능력이 훨씬 중요하겠지만.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전부터 하고 싶다던 MP3 방송 이야기가 나와서, 청주에 내려가기 전에 한번 해 보기로 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가르쳐 주었는데, 마이크로 멘트하는 법과 고음질로 방송하는 법을 몰라서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결국 알아낸 사실은 그녀의 사운드 카드가 Half Duplex 방식이라서 멘트와 음악을 동시에 내보내지 못한다는 사실. 한번에 되지 않아서 힘이 빠져 버렸는지 그녀는 깊게 한숨을 내쉰다. 다음 번에 내 사운드 카드로 다시 테스트해 보기로 하고 그녀는 청주로 떠났다.

그리고 오늘 전화로 부터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평점 3.81(소숫점 둘째 자리는 확신이 안간다) 로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철회가 일상처럼 일어나는 그 곳에서 철회 없이 위대한 점수를 얻어낸 그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장학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과목이 문헌정보학과생에게 학점을 우선적으로 배분해서 불공정하게 B+를 받아 화가 났다는 그녀를 보며 나는 새삼스래 그녀의 노력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절대로 부족한 사람이 되지 않을거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오후 4시에는 특기생 교수님 간담회가 있었는데, 그녀 방송하는 법 가르쳐 주다 보니 2시간 정도 늦게 가게 되었는데, 수재에게 전화를 걸어 보니 이미 끝나서 집에 간다고 한다. 사실 간담회 내용도 지극히 형식적이어서- 예를 들면 언제 세미나를 하자는둥 따위의 – 안가도 되었을 뻔 한 것이었다. 사실 신촌에 왔을 때 쯤엔 간담회가 끝났을 것을 알았지만, 서점에서 책을 좀 둘러보기 위해 버스를 탔다. 홍익문고에서 SCJP 책을 찾아 보았는데, 책도 두 권 뿐이고, 책의 질이 보장이 되지 않는데다가, 가격도 2만 5천원이나 해서 포기하고 일본어 능력시험 교재를 뒤졌다. 다행이도 일본어 관련 교재는 정말로 많았는데, 고민 끝에 다락원에서 나온 “신공략 일본어 능력시험 1, 2급” 이란 책을 샀다. 이번 방학때는 SCJP, JPT 2급,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 JPT는 아마도 가을에 시험이 있기 때문에 딸 수는 없겠지만 딸 수 있는 능력 정도는 갖고 싶다.

책을 사고, 유부초밥 도시락을 사들고 컴퓨터실에 가서 배를 채우고는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집에 왔다.

문자메시지를 참 많이도 주고 받은 하루. 너무 오랜만의 대화라서 기분이 마치 구름 속을 거니는 것처럼 느껴진 Just One Good Day!

끝이 낳은 시작

어제 많이 피곤했는지 오늘도 피곤함이 가시지를 않아서 아침부터 공부가 잘 되지를 않았다. 그렇지만 3시에 시험이고 아직 제대로 시험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공부할 내용은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었고, 그저 약간 지루할 뿐이었던 것 같다. 한시간 쯤 공부하고, 10~20 분 쉬기를 반복해서 간신히 진도를 다 나갔을 때는 시험 시간까지 40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40분간 한숨 돌리며 쉬었다. 남들은 열심히 공부할 때 나는 쉰다. 시험이 코앞에 다가올 때 까지 절박하게 공부를 한다는 것이 나에겐 어색하다. 시험 보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어야 무언가 깔끔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나는 시험이 시작되면 가능한한 빠르고, 내 생각대로 답을 차례로 적고 나오는 편이다. 쓰다가 틀리면 찍찍 긋고 계속 쓰는가 하면, 너무 뜯어 고쳐서 수정액까지 동원될 때도 있다. 무성의하다면 무성의하고, 자유스럽다면 자유스러운 내 답안지는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시험 문제는 평이한 난이도였지만 암기가 덜 되어서 몇가지 서술을 빼먹고, 도표그리는 문제와 코드 쓰는 문제 하나씩을 못 썼다. 사실 도표나 코드는 생각하면 충분히 쓸 수 있었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정확히 모르는 것을 쓰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매달리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아는 것만 쓰고 나왔다. 시험이 끝나고는 재헌이와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다만 ‘하고 싶지 않다’ 라는 이유 만으로 문제를 풀지 않은 것에 대해서, 그는 내가 일부러 하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을 만들어내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조차도 포기해 버린다고 나를 비난했다.

남들은 시험을 보면 110% 의 능력을 발휘하고자 애쓰지만, 나는 80%의 능력만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남들만큼 노력하면 나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자만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는 않겠지만, 정말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조금만 더 인내하면 더 잘 할 수 있고, 이뤄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나는 너무 일찍 포기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포기했던 많은 것들은 이제 지나갔지만, 내 앞에 주어진 이 현실은 절대 포기하기 말기로 하자…

어쨋든 시험은 끝나버렸고, 나에겐 휑한 방학만이 남겨졌다. 지금은 텅 빈 2 개월을 나는 수많은 만남과 열정으로 채우리라. 만남으로 부터 얻은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스쳐 준 숨결과 눈빛을 간직하리라. 내 자신에게 더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