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really matters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악몽에서 깨어난 지도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몇가지 굴곡을 제외하면 아무일도 없는 듯 평탄히 흘러온 내 인생이 갑자기 오늘 되돌아보고 싶어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 그저 악몽에서 방금 깨어난 사람처럼 답답하다. 표현하면 표현할 수록 답답해진다는 것. 그것은 글을 계속 써 내려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거대한 슬픔이다. 하루하루 일기를 써 내려가는 내 마음은 이제 타 들어가 하얀 재만 남은 기분이 든다.

내 몸의 한 쪽에서는 희망과 열정이 자라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절망이 그것을 파먹고 자란다. 결국 내 몸이란 그렇게 채움과 파먹음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기이한 형체의 것이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확실히 내 자아도 존재하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바뀐 것이 그다지 없다 느껴지지만, 결국 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불완전한 존재.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사실을 나는 지금 처절하게 쓰라리게 부정하고 싶다. 어째서 나는 이런 정신의 공황상태에 빠져야 하는가. 왜 현실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고, 지금 쥐고 있는 것만을 불려 주는가.

이제 저항할 수 없음을 안다. 마지막까지 저항해 보지만 어쩌면 겉치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했던 수많은 다짐들은 기억으로 남고, 결국 저항할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결국 원했던 것은 그렇게 변색되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입니까.


찌그러진 깡통처럼 불규칙한 내 감정의 기복을 다스릴 수 없어서 하루에 일기를 두번 쓰고 말았다. 결국엔 내가 필요한 것이 정녕 나에겐 없다는 한낯 땡깡에 불과한 글이지만, 이 글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