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ity about Love

방학이지만 학교엘 갔다. 어차피 집에서는 공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컴퓨터에 내가 필요한 것이 죄다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SCJP 교재 구입할 돈을 받아서 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버스에서 악마의 시를 마저 읽었다. 읽은지 오래 되어서 가뜩이나 이해가 안되던 스토리가 마구 꼬여서 정신없이 그저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좀더 쉬우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글이 너무 그리워 견딜수가 없다.

SCJP 수험서를 한 권 사고, 컴퓨터실로 가서 공부를 시작했다. Design Pattern, 일본어 능력시험, SCJP 공부를 차례로 하고 나니 5시가 다 되어 간다. 네 시간 정도 공부를 한 것 같다. 뿌듯한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운 기분이 남는 건 왜일까. 그냥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만나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싶었다. 활기차게 힘을 내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저녁값을 아끼기 위해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그동안 정리하지 못한 하드에 있던 영화들을 CD-R 에 모두 방출시키고 심심해서 노래를 불렀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아주 큰 목소리로 불렀다. 원래 목이 약해서 그런지, 되지도 않는 노래를 불러서 그런지 3 곡 부르면 다음부터는 목이 피로해져서 더 부르기가 힘들다. 노래방엘 가면 꼭 그 이상 불러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나로서는 노래방은 기피하고 싶은 곳이다. 차라리 기타를 배워서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작게 적당히 부르는 노래가 더 맛있지 않을까나?


이상스레 가요들이 너무 좋게 느껴진다. 어떤 노래를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따라부르고 싶고, 상상하게 된다. 나의 낭만과 감상은 깊어만 가는데, 현실 감각은 왜이리도 무딘지…

누군가 사랑은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아마 사랑이란 것이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기 이전에 낭만과 감성의 이미지라고 호소하기 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이란 현실과 낭만의 중간이라 생각한다. 두 영역이 미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영역. 현실은 진짜 현실로서 사랑의 영역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소위 누군가를 꼬시는 법이란 것들.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귀가 솔깃해지는 건 당연하다. 순수함으로는 부족하다고 나에게 귀뜸하는 노랑빛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