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코리아의 SD-M35 전자 사전을 구입했다. 1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영한, 한영, 영영, 일한, 한일 사진이 모두 들어있는 사전은 이것 뿐이다. 집에 와 보니 택배로 도착해 있어 찬찬히 설명서를 읽고 따라해 보았다. 프로그램이 아주 쉽고 체계적이어서 마음에 든다.
전자 사전을 구입한 것은 논문을 읽거나 어학 공부를 할 때 제발 PC 에서 나의 눈을 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논문을 읽는 일은 상당한 집중이 필요한데, PC 가 앞에 있으면 항상 주의가 산만해진다. 오지 않은 메일은 없는지, 누가 방명록에 글을 남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게 되고, 친구에게 메신저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건넨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나쁜 습관이다.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시간을 정말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어학공부에 특히 신경쓰기로 마음먹었다. 또 아파치 디렉토리 프로젝트도 성실하게 진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너무나 망가져 있어서 내 스스로도 민망할 정도다. 마치 전형적인 패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아무 것도 제대로 하는 일이 없으면서 나는 무언가 해 낼 것이라는 믿음에 빠진 구제 불능의 패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할일을 할 땐 집중해서 하고 쉴 땐 즐겁게 쉬는 모습을 갖춰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