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of the gun

지현과 정훈을 만나서 놀았다. 사실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무기력하게 졸고 있었는데, 지현이가 불러서 때는 이때다~ 하고 신촌 거리로 잽싸게 튀어나갔다. (그렇지만 무려 20분 늦었다;)

그런데 정훈은 7시가 넘어서야 도착한다고 하고 이미 6시 40분 가까이 되어 있어서 갈 곳도 없고 해서 오락실에 가서 같이 오락을 했다. RAIDEN FIGHTERS 를 했는데 지현이 첫판에서 죽어서 나혼자 세판인가 가서 죽고, 사립 저스티스 학원도 하고 그랬다. (역시 지현은 첫판에서 죽었다 ㅡㅡ;)

시간은 흘러 정훈 도착. 지현이가 맛있다는 말을 들은 우동집으로 가서 우동을 먹었는데 뭐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하여튼 지현이가 셋을 다 사줬다 -_-; 이유는 맛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할일이 없어진 우리 일행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사실 영화보자고 지현이가 불른 것이었는데;) 성석전설, 선물, 웨이어브더건의 삼파전양상이 계속되다가 결국 웨이어브더건을 보게 되었다.


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떠들어서 아주 기대했는데 이렇다할 반전은 없었던 것 같다.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반전으로서의 충격이 아닌 작품의 의미를 더하기 위한 기제로 쓰인 것 같다.

3류 인생. 그들은 아기와 돈 때문에 그렇게 죽도록 싸우고 난리 법석을 피웠것만, 마지막엔 총알이 떨어져서 못 쏘고, 엔딩롤이 나오기 바로 직전에 여자는 임신해서 이야기를 썰렁하게 만든다. 이 액션의 의미는 무엇인지… 결국 세상은 강자의 손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을 설명하는 염세적인 영화라고 난 생각한다. (내 분석이 틀리건 말건 -_-;)

역시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건 싫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싫은 일을 끄집어내서 복잡하게 꼬아서 보여준다. 의도가 뭐지???

PS: 사진은 the way of the gun 포스터에서.

Truth Transfer

오늘은 기선 선배와 DVD 방이란 델 가서 Natural Born Killers 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를 봤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영화는 매우 쇼킹하다. 매스컴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라고나 할까? 안보신 분들은 꼭 봐야 겠다… 정말 이런 비극을 유머러스하거나, 영웅화시켜서 묘사하는 매스컴의 위력이란… 모든 것은 전달자의 입장에서 편집되고 왜곡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에 대해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도 나는 누구누구는 어떠어떠해 하고 말하지만 그것이 진정 그/그녀가 생각하는 자기 자신과는 얼마나 다를지.

우리가 좋아하는 객관적 평가라던가, 냉정해 지라는 말들은 사실은 매우 상대적이고 추상적인 멘트에 불과하다. 남을 기죽이는 기제에 불가하다고 해야 하나?

물론 때론 객관 이라는 수치적 무언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사회의 인간 국면에 대해서 나는 그것을 거부한다.

PS: 사진은 Natural Born Killers(국내명 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포스터중 일부.

Eye Contact

3학년 들어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난 너무 조용한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6층에 있는 휴게실에 공부하러 갔는데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다. 그런데 한 테이블에 자리가 세개나 남아서 거기 구석에 앉았다. 근데 거기는 이상하게 여자 셋이서 무슨 토론을 하고 있는 거 같았는데, 내가 앉으니까 한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 본다. 내 생각에 00학번이고 귀여운 여자였다. 하여튼 좀 당혹스러워 하는 그녀의 눈동자를 잠시 들여다 보고… 내 아이 컨택트가 너무 길었음을 깨닫고, “아 자리 있나요?” 하고 후다닥 일어나서 무지 조용한 독서실로 도망갔다.

뭐 사실 독서실이 공부가 잘되기는 더 잘되는 거 같다. 하지만 독서실엔 생동감도 없다. 다만 처절한 기분만 느껴질 뿐이다. 뭐 그리 처절할 필요가 있는지… 차라리 그 여학생 눈이나 계속 뚫어져라 쳐다볼걸 그랬다. 공대에도 그 여자랑 닮은 여자애가 있는데 참 귀여웠는데…

그런데 이렇게 누가 귀엽다느니 이렇게 이야기 해서 무슨 소용이겠는가. 나의 그녀는 아닐 텐데. -0-

PS: 그림은 내가 오늘 공부한 것중 하나인 eXtreme Programming.

삶의 동역학

날씨가 슬슬 따듯해지기 시작하고… 금방 여름이 올 거 같다. 어렸을 적엔 이렇지 않았는데, 왜 봄과 가을이 이리도 짧아지는지. 역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나 보다.

일기를 어서 쓰라는 지현이의 재촉에 마치 안쓸 것 처럼 하다가 그냥 왠지 안쓰면 하늘이라도 무너질것 같은 불안감이 찾아와서 쓴다. (이렇게 묘사하니 마치 내가 정서불안이라도 된 기분인걸 -_-;)

오늘은 eXtreme Programming Explained 란 책을 읽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앞으로 정보특기자 녀석들이랑 프로젝트할때 이 방법론을 익혀 봐야 겠다. 내용이 참 좋아서 이 사이트에 올려봤으면 하는데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난 너무 번역을 딱딱하게 해서…

그러고 보니 이 책은 2000년 말에 구입한 책인데 오늘 처음 읽는다. 그런책이 한 3권 쯤 있고 1/5 도 못읽은 것이 또 두권 쯤 된다. 살때의 각오와 지금 독서의 진척상황을 보면 역시 인간에게 영원한건 없다는걸 깨닫는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내일은 일찍일어나 도서관에 가야 겠다. 18학점을 들으니까 주4파 만들기도 쉽고 수업도 널널해서 좋은 것 같다. 교양도 정말 재미있고 ^^

사실 오늘 서양 문화의 유산 시간에 교수님이 무장위로 질문을 하셨는데, 내가 걸려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했더니 아주 좋아~ 라고 하셨다. 아 너무 너무 기분좋고 평소에 서양사에 관심을 가진게 뿌듯했다. ^^ 그런데 교과서 새로쓰기라는 중간시험 대체 레포트가 있는데 같이 할 조원을 구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에휴~ 공대생이라고 차별하고 말이야~ 얼마나 잘쓰나 두구보자 흑…

이렇게 하루의 일기를 쓰고 보니 나의 삶이 물리적으로는 좀 정적으로 치우친 면이 있긴 하지만 내 심정은 여러모로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활력을 가진 것이라는 좋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매일매일 무언가를 느끼고 살아가고있고, 그 일부나마 이렇게 남길수 있고 읽는 이와 공유할 수 있다니… 어쩌면 행복의 한 카테고리이리라~!

PS: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Girl, Interrupted(처음 만나는 자유)’ 중 한 것. 나도 저렇게 누워서 책을 읽곤 하는데.

없어졌으면 하는 것들

이대로 푸른 정원에 누워서 하루키의 소설을 읽으며 센티멘털해지고 싶은 기분만 드는 날씨였다.

그러나 실제로 별로 한 일은 없고, 운영체제 수업을 땡땡이치고 재헌과 용산에 갔다 왔다. 돈이 궁한지라 공씨디를 14장만 사고 재헌은 CD Writer 교환요청하고 닭꼬치도 먹고 저녁도 먹고 집에 와서 케이블 모뎀이 안되서 짜증내다가 케이블 모뎀 리셋되니까 되고.. 그래서 컴퓨터과학 입문 숙제해서 조교한테 보내구… 지금이다.

하지만 오늘도 느낀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없어졌으면 하는 것들”.

내 안경은 무테 안경이라 한손으로 벗고 쓰면 안경 나사가 풀어져서 덜렁거린다. 그런데 이 무테 안경이란 한번 풀어지면 내손으로는 조이기가 불가능하고 안경점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번 실수를 한 뒤부터는 항상 두손으로 벗는다.

난 버스 안에서 안경을 벗고 있는다. 사실 난 안경쓰기가 참 싫다. 눈이 많이 나빠서 안경이 두껍고 매우 무겁다. 그리고 안경이 굴절이 심해서 내 눈이 콩알만해 보인다. 눈이 작게 보여서 참 싫다… 얼마전까지는 안경을 벗고 놓을 데가 없었는데 오늘부터는 안경CASE 를 갖고 다녀서 안경을 벗을 수가 있었다.

안경CASE 에서 안경을 꺼내기가 귀찮아서 버스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올때까지도 안경을 벗고 걸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안경은 나의 “없어졌으면 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그런데 세수를 하러 세면대 앞에 섰을때, 물을 틀자 마자 내 두 손이 얼굴에서 안경을 벗겨내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 처절한 어색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내 주위의 여러 존재들이 때로는 싫어질 때가 있고, 없어졌으면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정말로 없어져야 할 것은 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 아닐까.

PS: 사진은 Cats 중 한 컷. 이 일기와 관계가 있을까?

나태한 하루

이번학기부터는 본격적인 전공 과목을 듣고 있다. 지난 학기까지 전공과목에서 내가 모르는게 나온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학기부터는 모르는게 종종 나온다…; 아~ 이를 어쩐단 말이냐!

다 내 수행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할텐데 수업시간에는 집중도 안되고, 쉬는 시간에는 홈페이지 손보고… (사실 오늘은 홈페이지에 사진 넣을려고 스캐너를 쓸려고 보니 스캐너 달린 컴퓨터가 엉망이라 운영체제 다시 설치하고 여러가지 단순 노동에 시달려서 그랬는지도)

정말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내용을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금의 나 정도의 실력을 쉽게 갖출 수 있을 텐데…!

내일부터는 등교 버스 안에서 책을 보고 복습도 해 봐야 겠다. 저녁에 돌아올때는 버스안에서 잠을 안자면 도저히 다음날 아침일찍 못일어 나서 아침만 해야 할 거 같다.. 아아 답답 ㅡㅡ;

스터디 그룹이나 프로젝트 팀이라도 만들어서 뭔가 좀 해보고 싶은데, 어디 잘 맞는 사람은 없을까?

PS: 그림은 ebxml.org에서 오려옴

단절

공대 네트워크가 오늘 오후까지 비정상이었다. 그래서 내 홈페이지에 접속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기도 못쓰구 여러가지 쓸 것을 생각해 놓았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왜인지 생각이 전혀 나질 않는다.

한 3일 동안 우리집 케이블이 불통이던 날이 있었다. 그땐 어찌나 답답하고 짜증이 나던지…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음을 깨닫자 너무 우울해 졌다. 침대를 뒹굴며 책도 보고 오디오에 씨디도 틀어 보고…

어쩌면 생각해 보면 내가 컴퓨터로 보낸 3일이라는 시간과 그렇게 책을 보며 보낸 3일 이라는 시간의 무게란, 어쩌면 후자가 더 무거웠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역시나 상대적인 개념인듯 하다.

시간에 대해 생각하면 많은 두려움이 떠오른다… 더군다다 그것이 단절의 시간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단절은 그 자체 이상의 의미를 우리에게 부여해 준다. 단절이 끝났을 때 되돌아본 우리의 그 시간들은 어쩌면 더 값진 것이었을지 모르니까…

PS: 사진은 CASTAWAY 포스터에서 슬쩍;

A Way Home

나에게 있어서 목요일 밤은 늦게자는 날이다. 나는 주4파이기 때문이다~ ^^v 그래서 오늘도 늦게 일어났다 ㅡㅡ;

넥시모 사무실은 홍대 근처고, 난 홍대 주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전철을 타고 신촌에 와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곤 했는데, 오늘 거기서 일하는 형으로부터 걸어서 신촌전철역까지 가는 방법을 전수받았다 ㅡoㅡv; 걸어서 한 20분 정도의 거리였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오래 걸으니 얼굴을 살짝 적시는 내 땀이 좋았다. 앞으로는 이 길을 애용해야지!

생각해 보니 ‘길’ 이란 것이 가지는 의미는 그 글자수에 비해 정말 큰 듯 하다. 내가 걷는 이 ‘길’. 때로는 성전으로의 길, 뭔가 뒤틀린 길, 내 인생의 길이란 정말 형용할수 없는 다형성을 가진 추상체이리라. 내 길이 곧았으면 하지만 그런 길은 졸릴 것이다. 나에겐 어떤 길이든 있기만 하면 될 것 같다. 다만,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그림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극장판 포스터의 주인공 칸자키 히토미. 그녀가 던지는 희망적 메시지가 기분좋았다 ^^

애상과 발라드

오늘은 돈이 내 하루를 망친 하루였다. 별로 이야기할 필요도 없는 그와 나의 입장에서의 차이일 뿐인지도 몰라서 이야기하기는 싫다. 하여튼 집에 오면서 서글퍼서 견딜수가 없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볼륨을 높이고 흥얼이며 집에 왔다.

사람과 함께 한다는건 피곤한 일일 때가 많다. 왜일까…? 이 피로한 삶을 때로는 끊어 버리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란 인간은 나를 죽일 만큼 위대하지도 못해서 이렇게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다. 때로는 이것이 운명이라 체념하고, 또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아 열정을 쏟아부을 누군가,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데, 왜 나의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가는지.


어제는 일기를 쓰지 못했다. 연세 대학교 네트워크 점검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나에겐 정말 의미있는 누군가에게 메일이 왔다. 아마 나도 그녀가 비유한 그 영화처럼 그녀를 못 잊을 것 같다… 답장을 썼는데 답장은 올까? 괜시리 왜 내가 기다리게 되는 것인지.


내 솔직한 전부를 여기에 쏟아담고 싶지만, 내가 말하는 사실들은 내 생각의 편린들일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역사가의 기록과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나를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써 내려가고 싶다. 적어도 현재를 사는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될 테니까, 둘 사이의 공기로…

PS: 사진은 내가 고교시절 광신도처럼 좋아하던 가수, Noriko Sakai.

간만의 늦은 귀가

재헌이의 컴을 고쳐보겠다고 쇼를 하다가 반은 고치고 반은 못고친 상태로 만들고, 그가 남대문 숭례문 수입상가에 소니 워크맨을 사러 간다길래 따라갔다.

전에 친구와 갔던 곳이긴 하지만 나는 둘이상 가면 길에 대해서는 절대 생각을 하지 않고 정처없이 걷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전혀 길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서 10만원을 주고 EX910을 샀다. 근데 나도 때마침 이어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838SP? 인가를 샀다 (내가 알기론 이게 꽤 대중적인 모델이라고 알고 있는데 흠;)

돌아오는 길에 재헌이가 밥을 사줬다 냐하하… -_-; (사실은 내가 돈이 2천원 밖에 없어서;) 그리구 신촌에 와서는 영화도 보여줬다 냐하하… -_-; (사실은 내가 1천원 보태 줄려고 그랬는데;)

Cherry Falls 란 영화를 봤는데 솔직히 조금 재미있긴 하지만 무지 엉성한 영화 축에 끼는 것 같았다. Traffic 을 볼 걸 -_-; 담에 재헌이한테 Traffic 이나 보여 줘야 겠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가고 내일이 찾아오는구나… 피곤함에 의한 권태로움이 이 방의 공기를 메운다.


요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내가 알기론 노르웨이건 포레스트가 원제라고…)를 읽고 있다. 참으로 맘에 드는 소설이다. 어디선가 묻어나는 외로움의 서정이라 할까? 그 센티멘털한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도 그런 여성이 내 곁에 있어 준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 빠지기도 한다.

확실히 삶은 허무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채울 것이 없는 것은 아님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