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행사장에 갔다. 나와 마찬가지로 일찍 온 호석형과 표도 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면서 사진도 찍고, 가끔은 찢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그러기를 반복했다.
오늘 오신 코스플레이어분들 중에 가장 반가웠던 사람은 발악님과 수정님이었다. 발악님은 배틀로열을 코스프레하셨는데 뭐랄까 분위기가 다른 분들과 달라서 멋지게 느껴졌다. 수정님은 갤럭시익스프레스999의 메텔을 하셨다. 하지만 역시 나와 인사도 나누고 좀 더 친밀한 사람에게 정이 가는지라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았다. 더 이상 많은 사람을 알았다간 정말 기억력에 한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나는 세 시쯤 일찍 행사장을 떴다. 이미 목표치인 필름 두 통도 채웠고, 만날 사람도 왠만큼 다 만나 보았기 때문에.. 언제나 행사장에 끝까지 남아 기다리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것 알지만, 그래도 오늘은 좀 일찍 가 보고 싶었다. 어딘가에 묶여 있지 않다는 그런 자유로운 느낌을 가질 수만 있다면 언제라도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다.
업데이트가 늦어질 것 같았는데 우리 학교 앞 현상소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길래 그 곳에 맡겼다. 필름에 약간 기스가 있고 직원들이 불친절할 때도 있지만 확실히 E-6 현상도 해 주고, 현상 결과 자체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어서 비싼 돈(롤당 4000원)을 주고 맡겼다가 찾아왔다. 결과는 꽤 좋았다.
너무 피곤해서 더이상 쓸 힘이 없다. 방금 마지막 프레임의 스캔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