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낼 시간

과거는 흥미롭다.

돌이킬 수 없기에 받아들인 채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대로 묻어두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먼지를 털어내려 하면 그것은 두려움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숙했던 자신과 마주하게 되니까.

흡사 하이젠버그의 상자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변화를 느낀다.

현재나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마저도, 시간은 언제나 내게 용기를 요구한다.

그 날을 향해

피곤하지만 잠은 잘 오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체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편안한 집에서 갑자기 긴장을 하니 쉽게 체해버렸다. 아마도 나의 위장은 아직도 시차 적응중인 듯 하다.

만약 그 때 십이지장이 천공되지 않고 궤양이 잘 나아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필요없는 상상이다.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쪽이 좋다.

이제는 갑자기 어지럽거나 두근거려도 쉽게 당황하지 않는다. 약물도 거의 쓰지 않는다.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위장이 더 튼튼하기를 바란다.

아마도 이런 걱정 언제 했냐는 듯 살아가는 바로 그 날만큼 멋진 날도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