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보특기자 세미나를 빼먹어서 오늘은 세미나에 참석했다. 특별히 어려운 내용은 없었지만 정말 지루해서 후반부엔 졸기까지 했다. 놀라운 건, 임근수 군이 참석했다는 것. 1학년 때 이미 엄청난 독선적 행동으로 인해 선배들의 왕따 끝에 컴퓨터실에서 자취를 감춘지 어언 2년이 지난 뒤에 세미나에서 그를 다시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는데, 뭐랄까 나를 조금 긴장되게 만드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되씹어 보면 질문의 수준이란 것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세미나 끝나고 재헌이랑 성훈형이랑 당구치기를 고대했는데 다들 마음이 없나 보다. 당구 치고 싶은데…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당구를 사랑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조금 슬픈 마음으로 컴퓨터실에서 ‘비오는 어느날 빠리에서 죽다’를 마저 읽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얼마 안남기고 버스를 타서 버스 안에서 책을 덮었다. 이제 새 책을 다시 읽어야 할까…? 요즘 책을 읽어도 뜻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뇌의 어느 부분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 처럼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두뇌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 같다.
집에 와서 ‘장미의 이름’과 ‘괴델, 에셔, 바흐’를 주문했다. 둘 다 대단한 책이라고 들었다. 주문하는 김에 컴퓨터 책 ‘유닉스 파워 툴’ 도 주문했다. 유정이에게 같이 주문할 생각 없냐고 했지만 아마도 아직은 주문할 책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곧 배달이 왔으면 좋겠다.
지현이와 월요일날 만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월요일부터 출근해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화요일부터 출근한다고 회사에 통보하고 만날지, 아니면 그냥 다음에 만날지. 난 정말 그녀가 보고 싶어서 말 없이 만나고 싶지만, 어쩌면 그녀가 부담스럽다 할 것 같아서, 그녀를 그렇게 만드는 내가 되기는 싫어서 의향을 물었다. A.I 란 영화도 정말 정말 보고 싶고… 그녀는 목이 메인다며 갑자기 나가버렸다. 뭐가 그리도 슬픈걸까. 결국 내일 이야기하기로 했다. 아마도 오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못 봐서, 드라마가 너무 슬퍼서 그랬는가 보다.
어쩌면 토요일에 혼자 A.I 를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싫을 것은 없어! 라고 말하면 새빨간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꼭 볼 수 밖엔 없다..~ 꼭 보겠다고 마음으로부터 다짐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