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on and on

오늘도 9시까지 등교해서 피곤한 몸으로 꾸벅꾸벅 졸면서 수업을 경청(?)하고 공강이 하두 많아서 일도 하고 쉬기도 하고 사진도 연습으로 마구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일 만나기로한 상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감기가 걸려버렸다. 요즘 감기를 몸에 안고 사는 내가 옮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엉킨다. 그나저나 나는 감기가 아주 약하게 오래오래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요즘 건강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그런 듯 하다. 그녀가 어서 좋아져서 내일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인공지능 과목을 수강과목에서 빼고 벤처기업 세미나를 넣었는데, 강의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다. 벤처기업들의 성공 전략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매 주 유명 인사들이 강연을 하고 가는 듯 했다.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저녁때는 경신이에게 문자 메시지가 왔다. 신촌에 왔는데 내 생각이 났다 하며 나를 만나고 싶다 말하는 눈치였다. (나도 이런 눈치는 있다니… 나같이 눈치없는 인간도 없을 것 같았는데, 역시 많은 경험은 사람을 바꾼다) 하지만 그냥 만나고 싶지 않아서 만나지도 않는 교수님을 만나야 한다고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다음번에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기로 해서 해결을 보고는 선배와 저녁을 먹었다.

내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싫었다. 이제 동시에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기에는 내 자신이 제풀에 지쳐버린 건 아닐까. 한 사람에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싶다. 그 곁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 .

성훈 선배와 10000원 어치의 파파이스 패스트푸드를 먹고 덕분에 갖고 싶었던 파파이스 회원카드를 만들고 당구를 치러 갔다. 포켓볼 3판, 4구당구 2판을 쳤다. 내가 전부 이겨서 기분이 묘하게 좋으면서도 미안하게 느껴졌다. 내가 너무 공을 어렵게 주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저녁을 내가 사 드렸으니 그에게 그렇게 큰 손해는 아니었을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나는 사진을 찍었다. 필름 한 통 버리는 셈 치고 내키는대로, 내 생각대로 찍었다. 과연 어떤 사진들이 나올지는 시간만이 알지 않을까? 내일은 좀 더 잘 찍을 수 있기를, 그래서 좋은 모습을 많이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