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정확한 작성 시각을 잃어버렸습니다.
공대 네트워크 리노베이션 공사와 나의 게으름 덕택에 이제서야 일기를 쓰게 되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마지막 시험인 컴파일러설계 시험을 보지 않았다. 재수강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하기 싫은 공부를 불필요하게 벼락치기까지 하면서 시험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가혹행위이자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시험 결과가 거의 다 발표되었다. 현재 예상 학점은 A A A A B F 이다. 재수강 과목인 정보와사회가 의외로 다소 부진하여 B 를 맞을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전체 학생들 중 34% 에 들었는데, 홈페이지 제작 숙제를 조금만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다. 기왕이면 B+ 보다는 A- 가 좋지 않은가.
어쨌든 고의로 포기한 컴파일러설계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우수한 성적으로 학기를 끝마치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 다음학기에도 이런 좋은 성적 – 대학 들어와서 최고의 성적이다 – 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제 방학을 시작한 지 3일 정도가 흘렀다. 첫날은 방학 일과표를 만들었고, 둘째날은 일요일이라는 핑계로 여유로운 한때를 보냈다. 오늘은 호연이가 영화 ‘하드캐쉬’ 시사회를 보여주었다. 또한 내일은 정훈이와 은하철도99 친구들과 함께 신촌 술집에서 한국:독일 4강전 응원을 하게 될 것 같아 나의 일과표는 지켜질만한 여유를 보이지 않고 있다. 3일이나 이런 시간이 계속되니 볼안감을 감추기가 힘들다. 흔쾌히 내일의 만남을 약속했건만 지금은 다소 흔들린다. (그러나 약속을 깰 생각은 없다.)
어서 빨리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