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중요한 이유

결혼식이 중유한 이유는 아마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내 결혼식이냐 타인의 결혼식이냐에 관계 없이 실감하게 되는 첫 이유는 바로 결혼이 결혼 당사자들의 새 출발이어서 뿐만 아니라 참석인들간의 재회와 새 출발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과는 왕래가 끊어진 지 오래인데 청첩장을 보내도 될까, 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결혼식을 하게 되면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나의 결혼을 축하해 주러 왔다는 사실에 감격하게 된다. 평상시였더라면 연락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을 그들과 다시 관계의 끈을 이을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 것은 다름아닌 결혼이라는 일생 일대의 이벤트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꼴 보기 싫은 녀석이 아닌 이상) 과거의 서먹서먹한 관계 때문에 초대나 참석을 포기한다면 그것만큼이나 아쉬운 일도 없다.

당사자에게는 낯선 것이 결혼이기에,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을 먼저 깨닫길 바란다는 것이 애초에 무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실은 초대 를 받지 못해 우울하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벌써 재택근무도 2년이 넘었다. 의례히 듣는 질문들이나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많이 익숙해졌다. 그 전에도 지각을 밥먹듯이 했었지만, 역시나 이제는 쉽게 출퇴근하는 직장으로 옮길 수 없을 것 같다.

규칙적인 출퇴근 생활이 그리워지고 자연스레 나와버린 배와 특별한 진전 없이 흘러가는 하루 하루에 울화가 치미는 것은 아마 그렇게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또 다른 모습의 생활을 한다 한 들 그 모습에 만족할 나 자신도 아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불평은 만족감만큼이나 클 것이다.

그렇기에 요즘 느껴지는 불행감은 불치병에 가깝다. 불치병에 걸리면 한 번쯤 고통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이대로 금방 죽어버린다면, 하고 생각하듯, 차라리 이대로 어떻게든 되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드나든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말인가? 사실 무엇이 어떻게 되어버려야 되는지에 대해서조차 별달리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바꾸어 말해, 무언가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한 것인가 싶다.

보통 변화란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하므로 이런 생각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뇌리에서 좀처럼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 또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