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지 않은 사랑

Roller Coaster – 무지개

삶은 답이 보이지 않는 게임이다. 그래서 가끔은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도 한다.

오늘도 그런 날들 중 하나였다.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내 스스로를 위해 내 마음속의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쏟아내고 찾아내고 싶었지만 말이다.

누구나 쿨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쿨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실 ‘쿨하다’라는 것의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지만, 나에게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엄밀하게 보자면,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러한 상태에 있는 것을 남들이 보고 부르기 위해 쓰는 용어가 바로 ‘쿨’이라는 생각이 든다.

쿨한 사랑은 존재할까?

내가 쿨하지 않으므로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남들이 있다고 해도 확신이 서지 않으며, 내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쿨하지 않으므로 마찬가지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쿨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리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가치 판단이 가능할까? 역시 모르겠다.

나에게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런데도 난 사랑을 하고 있다.

뭐가 뭔지 모를 이 진흙탕 속에서 쿨하다기 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몇 모금의 산소처럼 간절한 사랑을.

일하기 싫을 때

Sol Flower – Every Single Second

가끔 일이 죽도록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직업을 바꿔 볼까 생각도 한다. 하지만 어떤 직업으로 바꿀지는 결정할 수가 없다. 어쩌면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해 내면 그것이 경험이 되어 나를 조금 더 ‘프로페셔널’의 영역에 올려놓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조금 더 뻗으면 ‘나의 진로’ 라는 진부하면서도 풀리지 않는 문제에 도달한다. 대학원을 가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일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 대학원이 나에게 앞으로 어떤 효용을 가져다 줄까? 나의 현실적 상황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그 밖에도 차라리 기술 고시를 보는게 어떨까, 아니면 아예 지금부터 컨설턴트가 되면 어떨까, 아예 다른 직업을 가져 볼까 등 마치 자라나 분화되는 프랙탈의 가지처럼 생각해야 할 것들이 지수적으로 늘어나버린다.

요 며칠 간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내가 한동안 그들에 대해 별다른 걱정도 없이 살아온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지금까지는 일하기가 싫지는 않았으니까.

너무나 많은 고민과 바뀌지 않은 채로의 현실. 그 안에서 나는 가끔 하늘 높이 올라간 풍선처럼 터져버릴 것 같다.

일상의 무게

SIAM SHADE – Life

알 수 없는 무게에 짓눌려 하루가 끝장난 느낌이 든다. 일찍 퇴근했지만 자꾸 프로그램이 오동작을 일으켜 원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금까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어느 정도 일단락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은 나에 게 작은 무게로 다가온다. 몸이 무거울 땐 어깨위의 깃털도 무거운 법이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면 아마도 이런 때일까? 누군가 복권을 꿈꾸는 순간이라면 바로 이런 순간은 아닐까? 이 세계를 모두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픈 충동에 빠진다. 불가능한 것을 알기에 약간의 아쉬움만 남기고 그 모든 상상은 갑작스런 거센 파도가 남긴 빠르게 사라지는 포말과도 같다.

여기까지 쓰고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찰나,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습게도 안좋은 기분들이 완화되어버려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게 되어버렸다. 내가 가질 수 있는 분노와 좌절의 가지를 쳐 내듯 그녀는 나에게 편안함을 되돌려주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