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분이랑 연락이 잘 안되어서 일은 거의 안하고 mp3 수집/정리에 혼신을 쏟은 하루 ㅡ.ㅡ; 현재 하드에 있는 mp3 가 7기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드 디스크를 하나 더 사서 음악 전용 드라이브로 만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MP3 CD Player도 알아보고, MP3 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결국 MP3 CDP 는 자금의 여유가 생기고 충분히 컴팩트한 기종이 나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언제나 내리고 마는 그렇고 그런 결론을 내렸고, 하드 디스크는 꽤 일리가 있는 대안 같은데 역시 돈이 궁하니…
살다보니 돈이 나를 슬슬 죄어오고 있다는 기분을 받는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회사에서 짤릴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번달 일 끝나면 앞으로 그 돈으로 다음학기까지 살아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나는 돈을 벌면서도 용돈을 받는 기이한 상황에 처해 있어서, 큰 씀씀이만 자제하면 널널하게 생활할 수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인생’ 이란 말을 자주 꺼내고 싶어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 인생은 그런거야 그런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백수처럼 생활하다 보니 (아.. 곧 백수구나) 성호군처럼 뭔가 사색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 걸까. 나름대로 내 생이 한가해짐으로서 철학적으로 조금이라도 기울어진다는 것 또한 어쩌면 잠시나마라도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하고 변명해 본다. 인생은… (적어도 지금 생각으로는) 자아 실현과, 사랑으로의 여정…
’20th Century Photography Museum Ludwig Cologne’ 이라는 책을 주문했다. 무려 5만원짜리 사진집이다. 독일의 박물관(독일어를 배웠지만 도대체 쾰른은 알겠는데 Ludwig은 뭔지가 모르겠다)에서 소장했던 20세기의 대표적 사진들을 사진가별로 분류하고 간략한 설명을 달아놓은 책이라고 한다. 앞으로 사진집도 많이 보고 (특히 내 책장에 꼽혀있는 나의 우상 사카이 노리코씨의 사진도 자주) 하면서 따라해 보기도 해야 겠다. 생각 없이 셔터를 누른다는 것의 위험함을 이젠 아니까, 조금 더 신중해 질 필요가 있다.
일이 슬슬 그 끝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의 조언에 따라 영어 학원을 다닐까 생각중이다. 내 영어 실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것은 잘 모르는 수준인 것 같다. 일단 학원에 가서 컨설팅을 받아 보고 결정해야지. 일본어도 배우고 싶기는 한데, 내가 일본에서 살거나 할 것 같지는 않으니 (내 생각에는 캐나다가 가장 좋은 곳 같다) 내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만 유지하면 될 것 같다. 혹시 영어 학원을 같이 다니고 싶으신 분은 연락을…
또 일이 끝나면 할 일은 다음과 같다.
- JavaWorld, Java.sun.com 문서 번역, Java 1.4 공부.
- Oracle, DB2, MySQL와 일반적인, 그리고 각각에 대한 SQL 최적화 기법 공부.
- BROS 프로젝트 완료 후, XML 기반 BROS 생성 GUI 툴 개발.
- UNIX C/C++ Programming 공부하고 실제로 서버 제작하기.
- 사놓고 안읽은 책 읽기.
참 많구나. 젠장. 같이 공부할 사람도 필요할 것 같다. 서도 도울 필요는 없이 그냥 함께 조용히 공부할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경험상 한 쪽이 한 쪽을 가르치거나 가르침 받는 입장에 서게 되면 어느 한 쪽은 반드시 공부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마니까…
그런 면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쉽지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보통 도움을 요청할 때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을 묻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때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실수로나마 그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에게 그 방법으로 그 일을 도와주기까지도 바라곤 한다. 아마도 개인으로서 그 도움을 완전히 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도움을 한 사람에게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단 한사람이라고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슷한 요청을 비슷한 사람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받을 가망이 높다. 따라서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서로의 삶의 편의를 위해 그 방법을 묻는 선에서 요청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사람은 둥글 둥글하게 변해 가는 것 같다. 예전에 날카로운 자만자였던 나도 그렇고, 한 때 왕따를 당하던 왕밥맛 녀석들도 그렇다. 다들 닳아서 이맘때가 되면 좀 더 착하고 상식적인 사람이 되 가는가 보다. 나이를 먹고 죽어간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위대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
PS: 사진은 사카이 노리코씨의 사진집 Naturelle 에서 제일 맘에 드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