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굴레

“지성의 굴레로 너희를 제약하지 말라.” – 나 사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나는 이번 대우 진압 사건에 대해 하이텔 99학번 소모임에 과격한 글을 올렸다. 당시 좀 많이 흥분해서 시위자들을 집단으로 매도하는 투로 글을 썼다. 상당한 비판의 글이 올라 왔고 나는 그중 일부는 인정했다. 그리고 해명의 글과 내가 전하고자 했던 생각을 말했다. 난 어느 정도는 반성하고 있었지만 몇 시간 전에 올라온 한 글 때문에 이 일기를 이런 소모적인 데 써야만 할 것 같다.

너,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너 지성인 맞아???

오늘 연마한 인내하기 수련도 이 단 두줄로 무너졌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도대체 지성이 뭔줄 알긴 아는 거야? 난 정말 저 말을 싫어한다. “당신 지성인 맞아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말은 대학교 자유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말로 그들은 타인의 말투가 과격하다거나, 생각이 좁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을 모욕하고 억압한다. 자신의 의견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늘어놓지만 반대 의견은 지성이라는 굴레 하나로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 있는 것이 그들의 그 한마디다.

지성이란 굴레로 다른 의견을 억압하려 하지 마라. 우리가 이 사회에 살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실질적인 지성이다. 너와 남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 잘난 지성의 굴레로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제 와서 지성인 운운하며 상대방을 깔아뭉개려 드는가?

이 사회는 여러분이 지성이 되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진짜 지성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지성이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성이란 단어 자체를 무기로 다른 지성의 참여를 방해하는 것은 비지성이다. 지성이란 자기 잣대로 무언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열린 마음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끝없는 갈구란 걸 잊지 말자.

PS: 분위기 참 험악하네 -_-; 사랑하는 여러분께 장미를 드릴께요… 제 모든 사랑을 담아서… 사랑해요… 마음이 약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