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한 몸이 안좋아서 핸드폰을 꺼 놓고 집에서 몇 달 간 요양한 적이 있다. 아마도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 지현이랑 문자를 자주 주고받곤 했는데, 핸드폰이 꺼져 있었기 때문에 난 어떤 문자도 받을 수 없었다. 아니 고의적으로 난 고독을 원했던 것 같다.
솔직히 그 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내 텅빈 여러 사람들이 있던 구멍들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들이 남기고 간 자리가 때로는 이렇게 가슴시린 것인지…
새 학기가 시작하고, 나를 바꿔 보겠다 다짐했다. 전에 친했던 사람에게 연락도 해 보며 이젠 꽤나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경우라고 느껴진다. 함께 있어도 고독하다는 느낌. 그런 것을 안 느끼고 살 수는 없겠지… 아마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잊어버릴테니, 최소한의 reminder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독에서 벗어나겠다 다짐했을 때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지현이다. 내가 그녀의 메시지를 조금 많이 씹었다 해서 그것을 사죄하기 위해 만났던 것은 아닐테니 어떤 이유라도 대라고 한다면 대야 할 이유는 그다지 없다. 다만 그녀는 내 그런 상황에서 아마도 가장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보내온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그녀가 마지막이었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지만 말이다.
난 그녀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수선화 한송이 쯤은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렇다고 무의식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난 그녀를 부를 수 있지 않았나 다만 추측할 뿐이다.
그 외에도 나와 만남을 한 수많은 사람들… 매일 어딘가에서 그들을 한 번 쯤 떠올리며 이름을 외치고 싶다. 서로를 잊지 말기 위해…
PS: Avalon OST 를 MP3 로 구했는데 정말 감동…! 그리구 오늘 홈페이지 이전하느라 정말 정말 피곤했다 후~! 그래도 요즘 집에 돌아오는 길은 항상 가뿐한 기분이 든다. 봄 바람이 정말 기분 좋은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