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定義)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정의하면서 살아간다. 간단하게 연필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서 복잡하게는 사람이란 무엇인가까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동의하고 공유하는 정의란 세상의 수많은 정의들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예를 든 연필이나 사람 따위도 마찬가지다. 내가 느끼는 연필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연필의 느낌은 다르며, 그것이 지니는 크나큰 상징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나름대로 좌우명이나 다짐으로 우리 자신을 정의해 나간다. 하지만 그 정의 중에 옳은 정의는 하나도 없으며 또한 틀린 정의도 하나도 없다. 우리의 행동 중에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사실 어떤 행동이든 꼭 존재의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긴장했을 때 머리를 긁적인다던가 하는 습관 따위에 이유가 있어야할 이유는 없다. 또 잠깐 한 실수가 내 전부도 아니다.

이렇듯 우리 삶은 작가에 의해 삶이 좌지우지 되거나, 요약된 것이 아닌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는 아닐까? 어떤 정답도 없고 정답을 구해야할 필요도 없다. 서로의 답안을 들고 누가 맞네 틀리네 우길 필요도 없는 다양성의 표출이 우리 삶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이란 것은 단순한 말장난이며 어떤 결론도 없는 무의미한 학문이라고 누군가에게 정의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현실, 그리고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더없이 쓸데없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삶 자체가 철학이고 우리는 항상 삶의 이유를 자신에게 되물으며 이렇게 죽지 않고 존재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드디어 내일부터 시험이군… 토요일 보는 생물학이 가장 걱정이로다 -_-;

PS: 사진은 독일 베를린 지하철… 지하철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스치듯 지나가는 잔상의 아련함이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