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는지 목이 좀 부었다. 어쩌지.. 시험 두개 남고 끝나면 놀아야 되는데… 빨랑 나았으면 좋겠다.
어젯밤엔 꿈을 꿨다. 내가 뱀한테 물리는 꿈이었다. 뱀에 물려서 우리 학교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서양문화의유산 교수님이신 설혜심 교수님께서 무슨 설교를 하고 계셔서 치료를 늦게 받아서 죽다 살아나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죽음에 대한 공포와 코믹이 어우러진 꿈이었던 것 만은 확실하다.
시험을 두 과목 봤다.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과 운영 체제였는데 나름대로 볼만 했다. 절대적으로 잘 보지도 못하고 절대적으로 잘 못 보지도 못하고… 시험이란 그런 것 같다. 시험을 본 결과를 평가할 때 그 평가는 사람마다 다른 것… 난 모든 시험 결과를 ‘그냥 그랬어’ 라고 얼버무린다. 때론 이게 꽤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 시험을 보고 나니 비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성훈 선배랑 주현이랑 홍매라는 중화요리점에 가서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간만에 생각이 나서 주현과 나는 짬뽕을, 성훈선배는 볶음밥을 먹었다. 요즘엔 배가 고프면 배가 많이 아파서 오히려 먹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지곤 하는데 그래도 어쩌랴… 먹어야지!
다 먹고 주현이는 집으로 가기 전에 신주쿠 24시라는 권총 게임을 하러 간단다. 성훈이형을 졸라서 오락실에 따라갔다. 오랜만에 보는 Pump it Up 기계… 그냥 갑자기 하고 싶었다. 추억이 떠올라서일까? 2판이나 했더니 참 땀도 많이 나고 힘들고…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_-; 안해버릇하니 발이 무거워서 실수도 많이 하구…
땀 덕분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컴퓨터실로 돌아왔지만, 컴퓨터실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 놓고 온도가떨어질 때 까지 화장실에서 기다렸다.
화장실엔 큰 창이 한 방향으로 나 있는데, 환기를 위해서 창문이 열려져 있다. 창문에 팔짱을 끼고 엎드려 밖을 바라보았다. 평화로운 고요가 흐르는 건물들의 풍경을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다음번엔 공대 구석에 있는 창에 같은 자세로 밖을 바라보았다. 우리 학교의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꽃들과 사람들… 그리고 여기도 고요와 평화가 있었으니…
창문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 있으니 내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내 옆에서 함께 바람을 맞으며 그저 미소지으며 창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서로를 바라보기도 하고… 마음으로 공유되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 피곤한 몸으로 몸을 이끈다. 내가 겪은 한순간의 고요와 평화가 이리도 내 마음을 뒤흔드는지… 하지만 그다지 혼란스럽진 않다. 뭔가 정리되고 기대할수 있을만한 기분이다. 이제 내게 절망적 외로움은 사라진 걸까?
PS: 아름다운 그리스의 교회… 그리스는 정말 멋져… 근데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답글이 안달리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