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ld in the glasses

어제 일찍 잔 덕에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앉아서 화일 구조론 숙제를 하다가 배가 고파서 누나랑 매형이랑 셋이서 피자를 시켜 먹었다. 거대한 치즈 크러스터 슈퍼스프림 피자. 역시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치즈 크러스터다. 느끼하다. 요즘 몸이 안좋아서 그런가 별게 다 느끼하구나… 난 치즈도 좋아하는데. 두 조각 먹구 그만뒀다.

30분동안 낮잠을 자고 코딩(숙제)를 계속 하다가… 피곤해져서 침대에 누웠다. 낮잠은 싫다. 핸드폰 너 일루와봐… 나 지현이랑 수다떨구 싶다 -_-; 빨랑 문자 보내줘!

그렇게 그녀와의 수다는 지금까지 이어졌다. 문자메시지… 아이시큐… 문자메시지… 또 아이시큐… 그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나를 다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것이 기뻤다(물론 그녀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 그리고 나에게 ‘오늘 뭐했어?’ 하고 물어보는 사람이 그녀 한 사람뿐이었던 것 같아서 왠지 서글프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서로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이런 것을 넋두리라 하던가… 매일 넋두리를 이야기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 이야기하고 그것을 잊지 않기로 하고…


내가 12년 동안 걸어온 프로그래밍의 길. 그것이 붕괴되고 있다. 아니, 붕괴라기 보단 권태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야 해야 겠다. 숙제가 왜이리도 하기 싫은지. 옛날 같았으면 좋아라 해치우곤 자랑스러워 했을 텐데…

내가 차라리 번역가의 길을 걸었더라면 어땠을까? 인문대학생이 되어서 말이다. 여러 소설에 묻혀 살면서… 위의 것보단 조금 낭만적일까? 그렇지 않을까?

지현이의 말처럼 어떤길을 걷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긴 12년의 세월 동안 나와 컴퓨터의 사이… 그 사이에 어떤 사람들도 나와 함께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미칠 것만 같다. 내가 어째서 그래야만 했는지, 왜 내 생활에 무언가 빠져있었다는 것을 몰랐는지 후회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절망하기보다는 내 삶의 새로운 전환기를 찾을 수 밖에 없음을 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조자 없는 현실이 가혹하리만치 따갑다.

따가운 햇살 아래 선글래스를 계속 쓰고 있을 수 없는 나니까. 글래스로 보는 세상은 어차피 글래스 안의 세상. 글래스를 벗고 그것을 견디어 냈을 때 새로운 내 자신이 태어나리라…

PS: 오늘 사진은 lono 군이 만든 제 홈페이지 400히트 기념 축전입니다. 직접 그려줄줄 알았더니… 으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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