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인 친구 만나는 것 때문에 전화가 와서 오늘 만나기로 해서 2시에 신촌엘 갔다. (생각해 보니 그 한국 분 이름을 아직도 모른다.)
일본인 누나가 한 분 계셨는데 이름이 무슨무슨 요오꼬 였다. 이름 외우기 정말 힘들다. 더워서 그런지 집중력도 떨어지고 긴장도 되고.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말 수가 적은 편이었는데, 고요한 듯한 눈동자, 차분한 목소리. 지난 번에 만난 여자애들 보다도 더 못하는 한국어였고, 우리는 아예 일본어로 대화했지만, 그녀가 나는 더 인간적이고, 삶의 향기를 아는 사람이라 느꼈다. 꼭 계속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다.
길 듯 하면서도 짧은 대화를 마치고 우리는 헤어졌고, 그녀는 “다시 만납시다” 라고 일본어로 말했다. 그녀 말대로 꼭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생각했다. 어쩌면 나의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나.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보고 별로 밖에서 할일이 없어서 집에 와서 쉬었다.
TV 에서 굳 윌 헌팅을 보았다.
당장 신촌에 가서 차마시고 이야기하고 싶다. 심야 영화라도 보고 싶다. 나를 그나마 많이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