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I believe … believe … in you.” 고교 시절 그렇게도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좋아하던 사카이 노리꼬 씨. 대학 시절에 내가 왜 지금처럼 시들해졌는지 이유를 나는 아직도 모른다. 상은씨가 생각난다. 나에게 그녀는 첫번째 대학 시절의 사랑으로 다가왔으며, 동시에 사카이 씨를 그토록 삽시간에 잊도록 해 준 사람이기도 했다. 후회하지는 않았다. 결국에는 그렇게 잊혀져 가는구나 하며 체념했다. 상은씨를 지나 진주씨를 지나… 난 내가 그들을 정말로 사랑했는지 의문이 생길정도로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나에게 인연 따위는 없는 거야. 다만 너를 강하게 해야 해. 라며 자신을 타이르곤 했다.
변덕스러운 나의 마음이 가져온 나에 대한 증오가 끓어오른다. 어째서 단 한 사람을 바라보지 못했는지. 내 근처의 소중한 사람을 놓치고 말았는지. 이제 결국 마지막까지 단 한사람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태양의 흑점처럼 군데 군데 나타나곤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연이 없다고 애써 생각했던 그 사람. 난 그 사람을 절대 잊지 못할것 같다. 역시 내가 사는 이유는 어떤 누군가를 위해서 라고 밖에 결론지을 수 없는 구석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