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와 부

9시 반에 맞춰 놓은 알람에 잠깐 눈을 떴다가는 또 잠들어버려서 기어코 백수공식대로 12시에 일어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제 은실이랑 일어난 시간 비교하기로도 했었는데. 내일은 기필코! ㅡㅡ;

샤워하고 밥먹고 어영부영하다가 학교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었다. 나는 보통 책갈피를 꼽지 않는 편이다. 대충 앞, 중간, 그리고 뒷부분을 읽었다고 기억한 뒤에 잘 생각나지 않는 부분부터 읽는 것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아마 책갈피를 간수하는데 드는 노력이 싫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반을 조금 넘게 읽었다. 지금까지는 재미도 있고 사람들의 위선에 대해서 잘 묘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뿐, 유별난 감동 같은 것은 아직 없다. 사실, 어쩌면 홀든 조차도 위선을 행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그런 억지 위선의 피해자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좀 더 읽어 보아야 겠다.

학교에 가서는 ‘월간 마이크로소프트’ 4월호를 읽었다. 나는 이 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오늘 8월호가 도착했다. 4개월 전의 내용을 읽고 있는 게 참 한심하다. 어서 따라잡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7시에 집에 갈 때 까지 한 권을 다 읽어내려갔다. 이번(?) 4월호는 특히나 프로그래머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가진 특집 기사가 지면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말은, 희망 연봉이라는 것은 이력서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또 그 일이 자신이 얼마만큼 잘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따라 그때그때 유연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어떤 일을 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경력사항을 이력서에 추가하서 연봉을 조금씩 올리는 식으로 이력서를 작성했는데, 앞으로는 그 말에 따라서 해야 겠다.


어떤 일에 집중한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요즘 나는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할 일이 많다고 하면서도 정작 무슨 일을 벌이고 시작할 지 몰라 허둥대고 있는 듯 하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이라도 집중적으로 각개격파하는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산다는게 각개격파로는 해결할 수 없는 큰 문제집합이기에, 한 일에 집중하다가도 다른 일들이 자꾸 일어나서 우리 인생을 괴롭게 만들지만, 역시 무엇이 주 이고 무엇이 부 인지 결정할 수만 있다면 어려울 것 없는게 우리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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