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

나는 만날 수록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며, 만나고 있지 않을 수록 금방 사랑이 식어버리는 사람. 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 어떻게 하면 한 사람만을 계속 사랑하며 그것을 잊지 않을까. 나는 언젠가부터 결국 그것은 절망이란 이름으로 다가올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사랑함에 있어서 그 대상의 완전 무결성을 추구하던 시기도 지났고, 이젠 어떤 특정한 누군가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던 나날도 무의식속으로 잠겨버렸다. 나는 이제 누구라도 좋으니 서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았으면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을 만났으며, 그들을 만날 수록 조금씩은 사랑에 빠졌고, 자주 계속 만나는 사람에게는 더 큰 사랑을 가졌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감성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그 사람이 누구든 간에 서로 꼭 안고 있고 싶다. 시작은 사랑이 아니었다 해도 함께 있음으로서 사랑을 창조하고 싶다. 마지막엔 진실한 감성으로 서로를 대하고 싶다. 그렇게 결국엔 내 무의식 속에 잠겨있던 사랑이란 이름의 용기를 되돌리고 싶다.

만남은 계속되며 기억은 늘어간다. 하지만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걸 아니까, 적어도 그 순간 좋다고 느낀다면 말하고 싶다. 너를 좋아하게 될 것 같노라고. 만약 흥미가 있다면 서로 손을 잡고 기대어 보자고.


오늘 유정이랑 heartBreakers 를 봤다. 아주 재미있었다. 현준이 말로는 재미없다고 들었는데, 나에겐 재미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이렇게 자주 만나다가 좋아하게 되면 어쩌지..?] [쿡.. 그런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구.]

좋아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사랑은 만날 수록 생겨나는 작은 광기. 광기는 단단한 욕망을 만들어 의심을 쌓고, 대상을 자기만의 소유로 하고자 한다.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예전처럼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못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