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포토 번개날. 늦게 일어나서 머리깎고 카메라 수선하고 하다 보니 두시가 되어서야 도착 할 수 있었다. 간신히 같이 점심을 먹고 여러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했다. 처음 와 본 서울대공원은 참 멋졌다. 꿈만 같은 곳이었다고 할까?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서 자리를 이동했다. 건대 후문으로 들어가서 건대를 구경했다. 캠퍼스가 내가 본 대학교 중 가장 아름다웠다. 호수가 특히 맘에 들었다.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벽돌로 만들어진 다리에서도 몇 컷… 야외 원형 극장 같은 곳에서는 나름대로 작품 사진도 찍어보고, 좋았다.
그런데 코스프레 행사도 아닌데 찍사분들이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나는 인물 사진은 많이 찍지 않고 풍경이나 사물 사진을 찍었는데, 표정 주문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 일상의 인물 스냅샷과 정교하게 고려된 인물 사진의 경계는 무엇인지… 서로의 영역은 절대적인 것도 아니며 또한 상대적인 것도 아닌 혼합적인 것 같다. 그렇기에 오늘 같은 일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래도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인물 사진을 찍더라도 포토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찍고 싶기 때문에 코스프레 사진이나 회원들 사진을 찍을 때는 조금 재미로 찍는 편이다. 좀 안나오더라도 이렇게 저렇게 조건을 놓아 보기도 하고, 인사도 나누고 옷 이야기도 하고 (지금은 내 수준이 낮아서;) 일종의 연습이며 엔터테인먼트인것이다. 무언가 의미있는 사진을 진실로 구한다면, 코스프레 외의 다른 것들에게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다들 파라파라를 참 잘하는 것 같은데 못하는 나는 너무너무 지루했다. 철권4도 나의 유일한 전문 캐릭터인 쥴리아 창이 선택이 안되어서 돈만 날리고… EZ2DJ 는 역시 별 재미 없는 것 같고. 그래도 펌프는 한때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은 같이할 사람 하나도 없고. 나날이 게임에 대한 의욕이 줄어가는 것 같다. (철권 4는 그래도.. 좋아;)
좀 더 소규모 모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공원에서 더 오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등,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정말 즐거웠고 많은 분들의 얼굴을 익히고 친근감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번에는 3~4 명이서 놀이공원 가서 탈 것도 타고 이야기도 더 많이 하고 그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