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집에 앉아 프로토콜 정의서 만들다가 을지로 입구에서 자바 애플릿 제작 관련해서 재헌이랑 의뢰인을 만나보고 학교에 와서 나름대로 사진을 찍고 집에 온 것이 오늘 한 일의 다 같다.

이리도 한 일이 없는데 피곤한 나의 몸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모르겠다.


사토루에게서 편지가 왔다. 세 장 쓰기로 했는데 두 장인데 편지지가 엄청 크다; 그리고 내용이 엄청나게 횡성 수설이다; 도대체 어떻게 답장을 써야 할 지 난감하다; 을지로 입구에 갔을때 편지지랑 봉투는 사 왔으니 이제 좀 구상을 해 봐야 겠다. (나는 편지를 연습지에다가 적어서 다듬은 뒤에 옮겨적는다.)

실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아 보았고 또 쓰게 되리라는 것에 조금은 기분이 묘하다. 펜팔들 생각도 나고… 그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래도 연결되어 있어’ 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것은 지나친 변명일까? 그들에게 다시금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