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친구.

감기 때문에 오랜만에 병원에 다녀 왔다. 카운터에서 접수를 받는 간호사을 보았다. 그녀는 나보다 1~2 살 정도 나이가 어려 보였다. 언제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간호사들을 보아왔었는데, 이제는 그 반대라니 기분이 묘했다. 내 친구 쯤 될만한 사람이 나에게 주사를 놓는다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옷을 좀 내려 주세요.” “네.” “더 내려 보실래요.” “아, 네.” “속옷도 내리셔야죠, 주사 처음 맞아 보세요? (웃음)”

사실 엉덩이에 주사를 맞아 본 지는 정말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예전부터 감기 때문에 병원 가는 것을 싫어했다.

두려움이 내가 어떤 행위를하는 데 방해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간호사에게 엉덩이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싫었고, 많은 일들이 실패하지 않기를 바랬기에,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아니었을까 회의하지 않기를 바랬기에 나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망설여왔는지도 모르겠다.

하기만 하면 끝없이 행복하고, 잘 된다면 더더욱 행복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지금은 답을 잘 모르기에,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일에 조금의 주저도 없이 나 자신을 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