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 마리이야기
그 사람은 나를 차단하고는 대화 목록에서 삭제시켜 버린 것 같다. 그녀의 일기장에 올라온 결혼의 조건 이라는 글과 내가 삭제되었 다는 현실이 나를 조금 우울케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인 것을… 난 잊는 것도 적응한는 것도 참 빠른, 어찌보면 매정한 녀석인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나의 인생이 편안하길 바라지만, 오히려 그런 조건에 대한 글을 보게 되면 마냥 편안하게 살 수는 없다고 다짐하게 된다. 사 실 삶은 정형화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조건이라던가 다짐이라던가, 사람의 생각은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적응해나간다. 간단히 말해 ‘타협’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많은 선택은 끝없는 타협의 연속이다. 하지만 정말로 지키고 싶은 것마저도 타협이라는 녀석에게 맡겨버리는 것은 불행이다. 사랑하는 사람,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한 타협은 마음속의 깊은 상처로 남는다. 진정한 후회라는 것은 이런 것을 일컫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