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 太陽と遊ぼう
토요일, 정보특기자 OB 모임은 즐거웠다. 특히 피아노 라이브 카페는 좋았다. 마실 것이 음악을 따라갔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술을 마신다기 보다는 음악을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옳다.
그리고는 아쉬움에 막차를 일부러 눈앞에서 떠나보냈다. 홍대 matmata 클럽에 갔다. 난생 처음 가 본 클럽은 나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어렵고 배워야할 춤이 아닌 스스로의 몸이 반응하는 춤들로 서로의 살갗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좋았다. 외국인들도 보였고, 과감한 복장의 여자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자리엔 내가 있었다.
기선형 집에서 잠을 청하고 일찍 일어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에 들러 아침과 샤워를 해결했다. 한쪽 어께엔 정훈이에게 줄 예전 연인의 기타를 짊어지고, 다른 한 쪽엔 새로 산 삼각대를 짊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그 물건을 그에게 넘기고는 경호형과 소래포구로 향했다.
소래포구는 나름대로 좋은 곳이었고, 조개구이도 먹을만 했다. 오랜만에 보는 경호형과의 시간은 즐거웠다. 사진도 원하는대로 즐겁게 찍었다. 사람이 너무나 붐비어서 가끔은 숨이 막히기도 했지만, 저녁의 바닷가 바람은 그렇게 몰여유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 기타 연습을 하고, 진도를 다 못채워 약간의 고민에 빠진다. 루미나리에는 영영 가지 않게 되었다. 왠지 슬프다. 나에게 모든 주말은 어쩌면 저주일런지도 모른다. 토요일의 공연 티켓도, 일요일의 멋진 날씨도, 나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무라카미 류의 ‘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을 떠올리며 기운을 차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