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의외로 오해가 잘 풀려 계속해서 미나 프로젝트에 공헌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기술적인 논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이젠 무엇이 되어야 좋을 지는 생각해 볼만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엔 원치 않게 서로를 상처입히는 일이 많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 그 모든 일들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또는 그 사람을 다시는 마주치지 않길 빌거나.
지난 몇 개월 동안 특정 한두 사람과 아파치 미나 프로젝트 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다양한 갈등이 있었고, 그 결과 숙고 끝에 미나 프로젝트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들여 쌓아 온 프로젝트를 한 순간에 떠난다는 것이 어쩌면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 이제는 좀 다른 뭔가를 만들어 볼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다른 뭔가는 아마 미나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한 네트워크 어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가 될테니, ‘다르다’ 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긴 역사를 가진 프레임워크를 바꾸는 것보다는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쩌면 덜 피곤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독재를 옹호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때때로 너무나 피곤하다. 물론 그들에겐 명백하게 느껴지겠지만, 이번 일이 내 잘못인지 그들의 잘못인지는 모호하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아직 협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꼭 그렇다기 보다도, 그저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해서 공격당할 때 나는 분노를 느낀다, 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순수한 기술적 협업은 즐겁다. 미나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들은 그런 기술적 협업을 통한 더 높은 수준으로의 향상과 서로를 향한 인정이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이 그 외의 무언가를 강요하기 시작하고 서로의 메시지를 감정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한 뒤로는 그 즐거움을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나는 그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다. 하지만 미나 프로젝트에서는 이제 아니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지나치게 빨리 야심가처럼 달려왔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아파치 커미터, 탑레벨 프로젝트 승격, 프로젝트 관리 위원회 의장, 멤버, 그리고 풀 타임 오픈 소스 개발자. 그 다음은 무엇이 되어야 좋을까? 곰곰히 생각해 볼 시간이다.
PS: 한국인에 대한 미나 지원은 당분간 계속 할 예정이므로 직접 메일 주십시오.
음 그런일도 있으셨군요.
힘내시고 술 땡기면 말씀하세요.
요즘 메신저에도 안 보이시더니 여러가지 일이 있나 보군요~ 뭐 잘 됐다고 하니 다행입니다만 힘내세요! 음.. 그 다음을 고민하시는 거라니 좋은 일인 거잖아요? ^^
@edward: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술은 안마셔서 ^^; 나중에 식사라도 같이 하시지요.
@javanese: 메신저에 안보인건 아마 그냥 놀다 보니 -_-; 어쨌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ㅋ 언능 일본에서 돌아오셔서 놀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