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재롱이는 물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누워 있었다. 물을 먹을 기력조차 잃어버린 재롱이는 오늘 하늘나라로 떠났다. 회사에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재롱이의 마지막 얼굴을 볼 기회를 놓치고 만 뒤였다. 아침에 지각 걱정에 서두르느라 재롱이를 제대로 예뻐해 주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가 된다.
재롱이는 개 치고는 긴 16년이라는 시간을 살았다. 하지만 그 시간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백일몽의 한 가운데서 떠오르는 공상 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랑하는 누군가를 다시금 살려내고 싶은 마음은 16년이라는 시간을 상대적으로보다는 절대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아마 백 년도 천 년도 모자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의 존재에 의문을 던지면서도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다음 세상을 상상하고 기약한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누군가를 영영 다시 볼 수 없다는 느낌, 그것이 바로 죽음이 우리를 눈물짓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숨막힐 정도로 아프고 텅 빈 가슴의 한 켠을 채우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할까.
1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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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양 said,
July 8, 2006 at 11:17 am
재롱이 좋은데로 갔을거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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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said,
July 10, 2006 at 1:03 pm
희승씨 재롱이때문에 맘이 많이 아프구나..나도 재롱이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시리던데..오죽했을까.. 어제 위로도 많이 못해주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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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o said,
July 10, 2006 at 3:28 pm
키우던 햄돌이가 떠날 때도 많이 씁쓸하던데,
강아지는 훨씬 더 슬플 듯, 안타까운 ;_; -
아휘 said,
July 11, 2006 at 12:27 am
나도 작년에.. 10여년을 같이 지내온 예삐라는 강아지와 이별했는데..
그런데 예삐가 나쁜 기운을 몰고 나갔나봐..
그 후 바로 취직이 되더라구,,
16년 동안 잘 키워줬다면, 재롱이도 기쁘게 갔을 듯 하다 ^^ -
Ryon said,
July 14, 2006 at 11:51 am
그 강아지가 운명을 했구나….
전에 봤을때도 실명했었던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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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y said,
July 21, 2006 at 4:23 am
T_T 희승이 아저씨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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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3 am
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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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3 am
울자기 요즘 전화도 뜸하고~ 잘지내는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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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4 am
그 햄돌이가 죽어버린거야? 명복을 빌겠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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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4 am
그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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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4 am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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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in Lee said,
August 2, 2006 at 10:06 am
저는 별로 좋은 일은 없지만 형은 취직 축하드려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