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Psychedelico – Your Song
건강상의 이유로 조금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을 괴롭히던 가벼운 장염은 이제 사라졌고, 십이지장 치료도 곧 끝나지 않 을까 싶다. 한동안은 조용히 침대에 누워 집에서 가져온 시디를 들으며 다 읽지 못한 근사한 책들을 읽어야 겠다.
건강이 안좋을 때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옥타비아누스가 자신이 아그리파보다 오래 살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처럼 삶은 생각보다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 만약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삶을 경 제적으로 살 수 있을텐데, 어떤 면에선 안타깝다.
책을 보며 음악을 좀 더 즐기기 위해 HiFi 기기들을 알아보았는데,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렇게 비싼 기기들을 구입했는데, 귀가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아까울까 하는 걱정도 들고, 한 번 쯤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나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음을 안다면, 나에게 이런 주저는 전혀 없었다. 매달 붓는 적금도 필요 없었다.
어느 노래 가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모두 처녀 비행을 하고 있다. 내일 아침 나에게 불어 올 바람이 어떤 감촉을 가질지… 다만 우리는 날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