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중유한 이유는 아마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내 결혼식이냐 타인의 결혼식이냐에 관계 없이 실감하게 되는 첫 이유는 바로 결혼이 결혼 당사자들의 새 출발이어서 뿐만 아니라 참석인들간의 재회와 새 출발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과는 왕래가 끊어진 지 오래인데 청첩장을 보내도 될까, 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결혼식을 하게 되면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나의 결혼을 축하해 주러 왔다는 사실에 감격하게 된다. 평상시였더라면 연락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을 그들과 다시 관계의 끈을 이을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 것은 다름아닌 결혼이라는 일생 일대의 이벤트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꼴 보기 싫은 녀석이 아닌 이상) 과거의 서먹서먹한 관계 때문에 초대나 참석을 포기한다면 그것만큼이나 아쉬운 일도 없다.
당사자에게는 낯선 것이 결혼이기에,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을 먼저 깨닫길 바란다는 것이 애초에 무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실은 초대 를 받지 못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