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ga Korea 의 저가형 인티 앰프인 SA-20PSD 를 사용한 지도 수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추천하는 의미에서 작성한 제품 소개 및 리뷰입니다.
Active Speaker vs. Passive Speaker + Integrated Amplifier
일반적으로 PC 에 연결하는 스피커들은 액티브 스피커라 하여, 내부에 자체적으로 앰프를 달고 있다. 액티브 스피커를 구분하는 간단한 방법은 전력을 공급받기 위한 전원 코드가 달려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USB 포트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 미니 스피커도 있다.)
그와는 다르게 음성 신호의 증폭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출력하는 스피커를 패시브 스피커라 부르는데, 보통 인티 앰프 (Integrated Amplifier) 라 불리는 별도 전원을 공급받는 증폭 장치를 통해 증폭된 음성 신호를 전달받는다.
요즘에는 괜찮은 음질의 액티브 스피커도 발매되고 있지만 하이파이는 전통적으로 패시브 스피커의 영역이었다. 그렇다 보니 패시브 스피커 쪽이 더 나은 음악적 경험을 위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은 것이 사실이고, 또 그렇다 보니 인티 앰프도 구입해야 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
패시브 스피커 자체의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패시브 스피커 가격 못지 않은 인티 앰프의 가격이 훨씬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 내가 거실에 두고 사용하고 있는 마란츠의 PM6010OSE 의 가격만 하여도 30만원이 넘고, 마란츠의 최저가 모델인 PM4001 의 가격도 20만원을 넘는다. PC USB Audio DAC 와 연결할 적당한 패시브 북셸프 스피커의 가격이 20만원대임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SA-20PSD 소개 및 장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작 앰프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지만 납땜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나에게 그럴 시간과 용기는 쉽게 나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한 것이 바로 Saga Korea 의 저가형 인티 앰프인 SA-20PSD 이다.
무엇보다도 10만원대 초반의 저렴한 가격과 기존의 인티 앰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가 매력적이다. 크기가 작아서 모니터 바로 밑에 놓고 사용할 수 있다. 보통의 인티앰프를 샀다면 공간상의 제약으로 절대 책상 위에 올려놓지 못했을텐데, 볼륨 노브를 가까운 곳에 둘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노이즈 면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럽다. 비록 출력은 다소 약하지만 적당한 효율의 패시브 스피커로 자기 방을 채울 정도의 능력은 충분한데다가 최고 출력시의 노이즈도 대단히 적은 편이어서, SSD 와 팬리스 파워 가 장착된 수냉식 시스템 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야에도 화이트 노이즈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SA-20PSD 단점
물론 SA-20PSD 가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SA-20PSD 의 가장 큰 단점은 빌드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선 각종 노브가 싼티가 철철 흘러서, 심지어 노브를 잡아당기면 노브가 빠져 버리고 가번 저항이 드러날 지경이다. 다행이 다시 꼽으면 원래대로 들어가지만 실소를 금치 못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면 패널이 미묘하게 잘 맞지 않아 특정 노브가 꽉 끼어 노브를 돌릴 때 쇳소리가 나고 가변 저항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져 스피커로 기분나쁜 잡음을 내보내기도 한다. 보통은 볼륨 노브만 사용하기 때문에 전면 패널을 재조립해 볼륨 노브가 매끈하게 돌아가도록 손을 봐주면 해결이 되지만 제조시에 조금 더 신경 써 주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그 외에도 전원 LED 가 지나치게 밝아서 앰프 분해 후 선을 구부려 빛이 직접적으로 눈에 닿지 않도록 해야 했다. 분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부 기판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PC 메인보드의 깔끔한 PCB 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랐다. 물론 기기의 성능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분이지만, 그 투박한 모습은 요즘의 전자 기기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것이었다.
결론 및 앞으로의 기대
Saga Korea 의 SA-20PSD 는 놀라운 가격대 성능비를 가진 인티 앰프로, 협소한 공간과 낮은 예산범위 내에서 데스크탑 PC 기반의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을 구성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할만 하다.
나는 현재 SA-20PSD 에 StyleAudio 의 CARAT-UD1 USB Audio DAC 와 AudioPro 사의 Image 12 컴팩트 북셸프 스피커를 연결해 일상적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는데, 음질 면에서 거실에서 쓰고 있는 바이와이어링한 마란츠 PM6010OSE 앰프와 모던쇼트 MS-914 톨보이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는 부분이 특별히 없다고 생각한다. 4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시스템 (SA-20PSD 11만원, USB Audio DAC 6만원, AudioPro Image 12 19만원) 으로 양질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제품의 빌드 퀄리티는 개선의 여지가 많지만 저렴한 가격과 최종적으로 표출되는 음질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납득할 만 하다.
한편, 가까운 시일 내에 누군가 USB Audio DAC 와 인티 앰프가 통합된 모델을 출시해 좀 더 깔끔한 데스크탑 하이파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해외에는 이미 KingRex T20U 같은 괜찮은 제품이 나와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헤드폰 앰프만 탑재된 제품들 뿐이라 아쉬움이 크다.
글을 하나하나 읽는 중 갑자기 스피커에 대한 글이 나와 놀랐습니다.ㅎ;;
비록 현재의 저로선 넘나들 정도의 사양은 아니지만 sage korea… 이름을 기억해 두고 있어야겠네요.
혹시 청취 공간의 평수는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있을까요?
@☆~: 안녕하세요! 평수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냥 보통 방 크기입니다^^;
현재는 사가코리아 앰프가 고장이 나서 Cambridge Audio One 으로 바꿨다가 거실에 리모콘이 되는 앰프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ㅡ.ㅡ;) 다시 One 을 거실로 옮기고 거실에 있던 Marantz PM6010OSE 를 방에 들여 놨습니다.
요즘 앰프는 왠만하면 출력이 괜찮아서 거실 MS-914 구동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더군요. 소리가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티비를 잘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One 이나 PM6010OSE 쪽이 SA-20PSD 보다 더 음이 깔끔합니다만 가격 차이도 워낙 많이 나고 익숙해지면 그만인 정도의 작은 차이라 추천할만 한 기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