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 Closed

조금 늦게 일어났다. 서양 문화의 유산 수업 시간에 늦을까봐 아침을 안먹고 학교에 갔는데 시간이 40분이나 남아서 아침을 사먹고 수업을 들었다.

마녀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그런데 질문/답변 형식으로 이루어져서 이렇다할 필기를 전혀 하질 못했다. 시험볼 때 조사를 해 봐야 겠다.

컴퓨터 과학 입문 숙제를 해야 되는데, 숙제 공지가 올라오는 사이트가 접속이 안되서 애를 태우다가 후배가 프린트해 놓은 것을 갖고 열심히 짜서 제출했다.

그리곤… 컴퓨터 실에 있는 HP Kayak XW 라는 웍스테이션에서 리눅스가 부팅이 되게 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포기를 하고 집에 왔다.. 아침에 괜히 일찍 온 것, 숙제 사이트 접속 안된거랑 웍스테이션 때문인지 좀 고단하고 짜증나는 하루였다.


공대는 건물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브릿지를 이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걸어 간다. 나도 자주 걸어 나가는 편인데, 가끔은 브릿지를 이용한다. 브릿지는 참으로 조용하다. 이 시끌벅적한 학교란 공간에서도 이런 장소는 얼마든지 많다. 그리고 우리는 이 두 길 중 하나를 어떤 이유에선가 선택한다.나는 급하지 않을 땐 꼭 걸어서 가련다.

그 삭막한 분위기와 더불어 있는 것들은 바로 우리 대학교 대학원의 연구실이다.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좁고 책들이 빽빽한 곳이었다. 정말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분위기랄까? 그래서야 누가 어떻게 맘 놓고 연구를 하려나…

개 와 폐. 우리는 그 두가지 상태를 놓고 들락날락한다. 때로는 우리의 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지만, 때로는 닫고 싶을 때, 닫아야만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때로는 광풍과 같은 불가항력에 의해 변경되기도 한다.

문을 연다는 것. 그것은 용기, 희망, 두려움의 시작… 그것은 사랑과도 같은 것.

나를 열기 위해서는 컴퓨터와 내가 좀 더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컴퓨터는 개 이면서 폐 인 것을… 이제 확실히 안다.

PS: 클래시컬 기타를 배워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