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OST 도 사고 책들 구경도 할 겸 교보문고에 갔다. 여전히 바글바글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의아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HOT TRACKS 로 갔다.
인터파크에서는 우송료 포함해서 21600원이었는데 여기는 24500원이나 한다. 정말 폭리가 아닐 수 없지만, 자리값 같은 것들 따지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구입을 하고 아발론 포스터를 요청했는데, 포스터가 다 나갔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세상에 누가 아발론 시디를 발매된 지 이틀만에 포스터를 다 받아갈 정도로 많이 사간 걸까?) 뭐 어쩔수 없지 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실 포스터 받으려먼 인터넷 주문을 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온 건데… 좀 아쉬웠다.
다음은 책 구경. 컴퓨터 책들 뭐 있나 대충 구경하니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것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철지난 ASP 가 아직도 득세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대충 보고선 소설 코너~! 한눈에 뜨이는 스테디 셀러 Top xx 진열대. 1번째에는 당당히 상실의 시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위대한 게츠비,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었다. 걸리버 여행기를 약간 훑어보고 있는데 어떤 여학생이 이상한 묵직한 책을 진열대에서 꺼내서 보는게 아닌가? 난 저런 책도 진열대에 있었나? 하고 그녀가 자리를 떠난 뒤에 그 책을 보았다. 그건 ‘소피의 세계’ 였다. 내가 그리도 읽고 싶어 하던… 고교시절부터 읽고 싶어했는데, 어째서 기억나지 않았는지. 기쁜 마음에 덜컥 구입하고 나니 남은 돈은 2000원 -_-; 난 거지야~
전철을 타고 신촌에 와서 학교 컴실에 갔다. OST 뜯어보고 들으며 공부를 약간 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는지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얼마 하지도 못하고. 음악감상에 집중했다. 특별히 별일 없는 것이 이 곳 컴실의 일상인 듯 하다.
10시 가 되어 후배와 함께 컴실을 나왔다. 파파이스 근처였는데, 어떤 여학생 둘이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들은 차비가 없어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난 1000원 밖에 안남았는데… 그녀들은 5000원이 필요하단다. 사실 그렇게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면 좀 의심스럽다. 거기다가 난 돈도 없어서 도울 수가 없다고 느꼈다. 후배도 별로 탐탁치 않은 듯 해서 그냥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그녀들을 생각했다. 왠지 서글퍼졌다. 내가 꼭 그녀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에게는 긴 시간이었다) 옆에 있는 국민은행에 갔지만 이미 문이 닫힌 후였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가 왔기에 난 신촌을 떠나야만 했다. 그 둘이 무사히 집에 갔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왜 그렇게 망설여야만 했는지, 매사에 누군가에게 무슨 일을 할 때 망설이는 나의 지독한 버릇을 어떻게든 태워버리고 싶다.
버스를 타서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왠 낯선 곳이 눈에 들어온다. 헉… 지나쳤잖아. 결국 송내역에서 내려서 전철을 타고 부천역으로 간 다음에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엄청 늦은 12시 반. 여러 모로 피곤한 하루였다. 아직도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이놈의 두통은 오늘 사라질 줄을 모르는구나…
내가 1000원이라도 왜 주질 못했는지 모르겠다. 난 바본가봐…
PS: 사진은 Avalon OST 표지. 소피의 세계 표지는 질 좋은 걸로 구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