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커피, 오리지널 홍차, 여러가지 전통차, 그림이 유치한 캔음료 마셔보기. 자동차, 모터 사이클 몰기. 스키, 스노우보드 타기. 수구, 골프, 테니스치기. 고백하기, 이성과 손 잡기, 포옹, 키스, 섹스. 일일 찻집 가기. 군대 간 친구에게 편지쓰기. 소개팅에서 애프터 신청하기. 수능시험보기, 입시에서 떨어져서 재수하기. 밤새도록 진실되게 이야기하기. 컴퓨터와 1달 이상 떨어져 있기. 킥보드 타기. 공원에서 이야기하기, 자전거 타기. 나이트클럽가기. 클럽 가기. 좋아하는 가수 사인 받기. 운명적 만남. 평소에 공부하기. 교통사고 당하기. 통장 잔액 100만원 이상 1년 동안 유지하기. 밤새도록 연인과 바에서 술과 이야기를 즐기기. 유서 쓰기. 2시간 이상 앉아서 공부하기. 나처럼 외로워 보이는 사람한테 무작정 말걸기. 시험지를 백지로 내기. 시험에 안들어가기. 여자한테 온 문자메시지 씹기. 선생님을 짝사랑하기. 진짜 사랑. 30분이상 누군가의 손잡아보기. 고급 미적분. 사랑니 나기. 가슴아파서 기대 울기. 수목원에서 데이트하기. 해외 펜팔을 찾아가서 만나기. 점보기. 도둑질당하기. 컴퓨터 고장내기. 사우나. 초등/중학교 동창 만나기. 성인영화보기.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말 듣기. 꽃과 함께 고백받기.
저 중 거의 다는 내가 정말 겪어 보고 싶은것들이다. 지금 정말 해보고 싶은 것들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고… 몇가지 빼고는 다 해보고 싶다. 더 많은 일들을 앞으로 겪게 될 테지만, 내가 아직도 겪지 못한 일들이 이리도 많음을… 나의 경험이란 것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알 것 같다.
혹시 누구든지 위의 경험중에 하나라도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으신 분께서는 당장 주저말고 메일을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화일처리론 시험이 있었다. 평소에 하지를 못해서 오늘 하루 동안 시험 범위를 전부 공부해야 했다. 하지만 나란 녀석은 더이상 벼락치기를 허용할 수 없는 것 같다. 여기 저기 책속에 박혀 있는 숫자들의 나열을 맹인처럼 바라보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의 실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자 참을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노래를 들으며, 지현이랑 SAY 를 하면서 한 시간 쯤을 보낸 뒤에서야 공부를 약간 더 할 수 있었고, 시험을 보았다.
공부를 별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히 쓸 내용도 없고, 단순 반복 문제도 있어서, 적당히 앞부분만 보이고 설명을 하는 식으로 한 페이지를 채웠다. 더 이상 쓸 말도 없지만, 시험장에서 나가려면 시간을 좀 더 때워야 해서 생각 끝에 다음 장에 에세이를 한 편 써 보기로 했다. 제목은 “은빛 아스팔트”. 여기 일기에서도 며칠 전 썼던 표현인데, 그것을 모티브로 해서, 나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서 세상의 재발견(아스팔트가 은색이라는 것)을 하고 나에게 정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한 쪽 분량의 글이다. 맘에 들지 않은 감이 있긴 하지만 왠지 만족스러웠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이리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말했듯, 그것은 완전히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글을 쓰기가 두렵다. 어디까지나 선을 그어야 하는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나는 행간 사이로 흩어져 버릴테니까… 그녀도 어서 글을 계속해서 썼으면 좋겠다. 그녀의 글이 내 것보단 역시 세련되고 아름답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