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기를 쓰고 있는데 MSN에서 이용자 추가 요청이 들어왔다. 그녀의 닉 네임은 ‘바보!!’ 였다. 우리 홈페이지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과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닐까?
이런 저런 자기 소개도 하고, 일기 이야기, 서로에 대한 이야기, 사랑이야기 등을 새벽 네 시까지 계속 했다. 오히려 서로 잘 모르면 솔직해 지는 걸까? 참 솔직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눠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내가 모르던 나의 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녀에게 감사를!
9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세 시에 enkol 에 가서 하게 될 일에 대한 브리핑을 받으러 가야 하긴 하지만 시간이 하도 많이 남아서 빈둥거렸다. 아침을 먹기도 귀찮고 해서 아침겸 점심을 먹기로 하고 ‘7가지 유혹’이란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오래된 영화를 리메이크 한 것이라서 신선한 맛은 떨어졌지만 ‘자기 자신을 바꾸기려 하지 말고, 마음을 바꿔보세요’ 라는 엔딩곡 가사는 꽤 맘에 들었다. 난 모모모모 한 사람이 될거야! 난 모모모모 할거야! 하다 보면 결국 자기 본성에 못이기는 것 같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옷을 반 쯤 입었을 때 전화가 왔는데 enkol 에서 다음 주에 만나자고 한다. 입던 옷을 다시 벗고 이번엔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 프로젝트 숙제를 했다. 4시 쯤 까지 1/3을 끝내고 침대위에 누워서 쉬다가 잠이 들어서 일어나 보니 5시. 한 시간 쯤 잔 걸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니 숙제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영화 씨디좀 만들었다. 이제 나의 소장 영화는 66편이 되었다. 늘어가는 저 씨디들을 언제 다 볼까…
최근 내 리눅스 컴퓨터가 업로드를 너무 빨리 오래 하면 다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고쳐보겠다고 이짓 저짓 다하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도 하고 재부팅을 했는데 GNOME Desktop이 안뜬다. 프로그래밍도 못하고 할 일이 없다. 아휴… 컴퓨터가 이렇게 속을 썩이네… 고칠 수도 없고. 답답해도 공짜니까 참자라는 건 너무 무모한 것 같다. 하긴 매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쯤 감수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저녁엔 오랜만에 홈페이지 업데이트를 했다. Favorites 란의 내용을 대충 채웠는데, 세부 내용을 채우려면 한 달은 족히 걸릴 것 같다. 이것 저것 솔직히 잘 적어봐야 겠는데, 원하는대로 생각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최근에는 그것이 더 심해서 객관적 내용이나 좋다 싫다 정도의 표현만 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삶이 확실히 무디어졌음을 느낀다.
조금 더 성실히 조금 더 경험하고 조금 더 느끼고 조금 더 생각하고 싶은데.
PS: SIAM SHADE 의 최근 싱글 ‘Life’의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