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이야기하다가 네 시에 잤다. 피곤해서 잘려고 하는 찰나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잠이 다 달아났다. 잠도 편히 자고 참 행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여전히 잘 되지를 않는다.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온갖 노력 끝에 GUI 가 뜨게는 했는데 업로드를 조금만 빨리 하면 다운되는 문제는 해결이 되지를 않았다. 결국에는 커널 2.4.3 버전에 있는 RTL8139 드라이버로 2.4.5 에 있는 드라이버를 교체해서 해결했다. 버전이 높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명제가 너무 싫다. 항상 사람들은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법인데, 결과가 항상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니… 나도 어느 날엔가 열심히 했지만 질타 받을 날이 찾아오겠지. 그 때 사람들이 내 노력을 이해해 준다면 고맙겠다.
컴퓨터도 고쳤겠다. 상쾌한(?) 마음으로 어제 하던 프로그래밍 언어 구조론 숙제를 마저 했다. 그렇게 신선한 숙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하다면 간단하지만 마음 먹은 만큼 복잡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즐거m다. 오늘 반 쯤 끝냈으니까, 내일 2/3 까지 끝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른 숙제들도 점점 마감일을 향해 달려드니 초초한 기분은 어찌 할 수가 없다.
컴퓨터도 복구됐겠다, 하드디스크에 있던 영화 중에 자막 있는 걸 전부 씨디로 만들었다. 한 편에 씨디 한 장에서 두 장. 내가 평생 쓴 일기는 씨디 한 장은 커녕 1/3 장이 되기도 힘들다. 개인이 다룰 수 있는 정보의 한계란 그런 것이 아닐까. 그 작은 개인이 모여서 거대한 지식의 바다를 이루고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도대체 우리의 위치는 어딘지, 정보의 크기가 얼마만한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꼭 우리가 모든 정보에 대한 액세스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우리에게 있는 ‘욕망’이란 것이 자신이 뻗칠 수 있는 것들의 범위를 늘리고자 애쓰는 것 같다.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에게 이 정보 세상은 천국과도 같은데, 나는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해서 유감이다.
오늘 저녁엔 영화를 보고 자야지. 700 mb를 수 kb 이하로 압축하는 우리 두뇌의 경이를 구경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