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ong Phone Call

오늘은 서양문화의 유산 시험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라면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고 시험 두 시간 전인 새벽 7시에 시험 장소에 도착했다. 열심히 책을 보고 있다가 불현듯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 후배에게 시험 오늘 보는 거 맞야고 물어 봤다. 그의 대답: “시험은 다음주고 오늘은 종강일인데오…” … … … … 아 왜이래 나…

벤치에 앉아서 마구 졸면서 하늘도 보고 하다가 수업시간이 되어서 수업을 듣고 컴퓨터실에 와서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 보니 일기장에 왠 영어로 당신은 해킹당했다(?) 라는 일기가 올라와 있었다. 각종 시스템 로그를 다 뒤져 봤는데 시스템 자체에 침투한 것이 아니고, 일기장 관리자 권한만을 획득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웹 서버 로그를 보고 IP를 알아내고 추적을 해 보니 인천 남구의 무슨 게임방 같았다. 어째 영어 문법이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어쩌면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그런지도) 우선은 이 일기장이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서 여러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았는데, 원인은 간단한 곳에 있었다. 몇 주 전에 웹 서버 설정을 잘못 해서 이 사이트에 있는 CGI Script의 소스 코드가 웹 브라우저 상에 노출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사람이 암호를 적어 두었다가 그 암호를 이용해 당당히 일기를 썼던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일기장, 방명록, 좋은글란의 모든 암호를 랜덤 암호로 교체했고 다른 여러 공용 서비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암호도 랜덤으로 바꾸어야 겠다. 정말 골치가 아프구나…

하여튼 문제도 수습되고 수업도 여러 과목들이 종강을 해서 일찍 끝난 덕에 일찍 일어난 덕에 수척해진 몸을 의자에 기대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수재랑 같이 하기로 한 프리랜싱 구직 광고도 다시 한번 올려 놓고 SCJP 이야기도 하고… 그럭저럭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집에 와서는 내가 싫어하는 오징어회랑 골뱅이가 있어서 생선이랑만 맛있게 저녁을 먹고 Mission Impossible 1도 보고… 풀볼륨으로 사운드를 틀어놓고 보니까 실감나서 좋다. 다음부턴 방문 꼭 닫고 오늘처럼 봐야지…


속상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옛날엔 전화 거는데도 왜이리 힘이 들었는지. 하지만 이제는 심호흡 한번! 하면 걸 수 있는 사람이다. 전화를 해도 편할 수 있고… 내가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바보 쯤이야 천번이고 더 될 수 있지… 무려 30분이나 통화했는데 아마도 올해 최장 통화 기록일 듯 싶다. 작은 두통과 김격의 미소.

PS: I-Book 사고 싶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