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하나 있는 수업은 대출시키고 한껏 늑장을 부리며 학교에 왔다. 컴퓨터 실에 잠깐 들렀다가 도서관 6층 휴게실에 공부하러 갔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역시 시험기간이란 도서관을 활력에 들끓게 하는 유일한 때가 아닐까?
내일 시험 보는 컴퓨터 과학 입문 노트정리를 했다. 한 세 시간 가량을 해서 6장을 모두 정리했다. 오늘까지 8 장까지 모두 정리해야 내일 시험범위까지 모두 정리가 될 것 같은데, 일단 배가 고파서 컴퓨터실로 되돌아 갔다. 성훈형과 저녁을 같이 먹기 위해서 성훈형이 교수님 면담에서 돌아올 때 까지 또 공부를 했다. 7장의 2/3 정도를 정리했을 때 쯤 성훈형이 돌아와서 같이 저녁을 먹고 빈둥거리다가 집에 왔다.
빈둥거리지 않고 계속 공부를 했다면 아마 8장 까지는 어떻게든 끝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집에 돌아와서 아무 일도 안하는 것이 어쩌면 무책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올해 가장 오래 공부했던 날이 오늘이었다고 말한다면 변명이 될까? 정말 힘들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사람이 좀 더 빨리 지치고 좀 더 빨리 싫증내는 것 같다.
내일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데 까지 정리하고 나머지는 책을 읽고 공부해서 시험을 봐야 겠다… 평소에 하지를 않았으니 별 수가 없구나. 휴우……
상실의 세계를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해가 더 잘 가는 것 같다. 좀 더 많은 것을 발견해 보고 싶다. 나 자신으로부터.
매일 만날 연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오늘도 생각해 본다. 하지만 여유도 없고, 잘해줄 자신이 제로라서 오늘도 망설인다. 어차피 서로 연인이 되고자 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도 없으니까 혼자만의 생각이다. 결국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사랑하는 대상이 없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나 자신은 지극히 계산적이고 쓸데없는 데 신경을 쓰는 것이다.
헌신할 존재가 없으면 자신에게 충실해지기 마련이다. 사실은 서로에 대한 헌신은 자신에 대한 헌신을 내포하기 때문에 훨씬 자신에게 유익한 결과를 몰고 와야 하겠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다짐하지만 결국에는 익숙해지면 질수록 모든 것을 당연히 여긴다. 하루하루를 새롭게 사는 마음으로 좀 더 가까이 바라보아야 할 텐데.
다들 시험은 잘 봤을까…?
PS: 그림은 오늘 설치한 Instant Messenger ‘Jabber’의 마스코트. 리눅스에서도 훌륭하게 작동해서 앞으로 윈도우즈에서 메신저 쓸일이 없어졌다. (http://www.jabb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