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사 저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오늘은 016과 018 문자 메시지 시스템이 통합되서 그 처리를 했다. 여러 모로 할 일이 조금씩 늘어감을 느낀다…
11시 수업이 있었는데, 20 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수업을 들었다. 내가 처음 확률과 통계를 수강할 때 가르치시던 교수님을 다시 뵈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때는 강의실이 커서 목소리도 잘 안들렸고, 통계학이라는 것에 그리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땡땡이도 많이치곤 했는데.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재헌이랑 유진이랑 셋이서 1000원짜리 싸구려 치즈버거를 먹으며 당구를 쳤다. 2시에는 난희와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핸드폰이 접점이 않좋은지 자꾸 꺼져 버려서 그녀가 도착한 지 10 분 정도가 지나서야 연락이 가능했다.
서둘러 공대 로비에서 그녀를 만나서 공부할 것들 잔뜩 들고 중앙도서관 6층 휴게실로 갔다. 그녀는 C++ 공부, 나는 평소에 하던 대로 코스를 따라 공부했다. 가끔 그녀의 의문을 풀어주기도 하고, 내가 외운 일본어 단어 테스트도 받고 했다. 한참 하다 보니 휴게실 도색을 한다고 나가라고 해서 (사실 말없이 지독한 냄새가 나는 니스칠을 책상에 했기 때문에) 공대 빈 강의실에서 계속 공부했다. 한 3 시간쯤 공부가 계속되었을 때 그녀는 피곤한지 잠이 들었고 나는 30 분 정도 확률과 통계 과목 노트 정리를 했다.
그러다가는 배가 고파서 학생회관에서 별로 맛은 없지만 저렴한(-_-;)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둘이 허접한 실력으로 펌프도 한판 하고, 더워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하지만 결정적으로 더이상 할일이 없어서, 또 회사일을 해야하기도 해서 우린 헤어졌다.
왜 단순한 만남 앞에서도 이리도 복잡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걸까. 매사를 점점 복잡하게 (사실은 별거 아니면서) 생각하는 일이 잦아지는 요즘 내 머리를 Garbage Collect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컴퓨터 용어야~!)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구분하기는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목숨을 걸고 지킬만한 소중한 것이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다른 것에 대해선 온갖 절망에 휩사여 있더라도, 자신이 진심으로 희망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놓지 않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희망이나 사랑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강하거나 약한 사람이라도 갖고 있는 마음 한켠의 보물.
하루가 멀다하고 그런 것들이 흔들리는 사람을 어쩌면 약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약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왠지 특별히 부정할만한 말을 찾을 수 없으니까, 아마 맞을 것 같다.
삶의 안정감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남이 아니라 내 안의 미열인데. 나로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도록.
내 일기들을 읽어 보면 짧은 순간의 안좋은 느낌을 좋은 것들보다 훨씬 길게 서술해서, 내가 지나치게 괴로움에 빠져 있다고 남들이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기분들은 자고 일어나면 보통은 사라지고 없는데… 누군가를 만나면 평소와 다름없는 나인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어제의 그 나빴던 기분은 사라지고 없었다.” 라고 조용히 내 일기는 매일 시작하는데…
이제는 좋은 기분을 아름답고 길게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행복을 위해… 희망을 위해…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내 일기가 전부는 아니고, 내 일기에 쓴 내용이 모두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적어도 이 글들을 읽어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말 일기 쓰기 힘들다고 느껴진다. 그냥 마음껏 말해버리면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 쳐다보겠지. 제 2 의 일기장이 탄생할 것인가…
쓰다 만 소설을 계속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단 두 권만 존재하는 책을 만들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