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를 썼다. 개인적으로는 F 학점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보고서가 마음에 든다.
세상에 결국에 가서는 후회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는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고 지금의 자신을 힘차게 달리게 하고 싶다.
오늘은 가을처럼 서늘한 날씨였다. 작은 바람이 내 손가락 사이를 지나칠 때면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어루만지며 버스 창 밖을 정겹게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기쁨과 슬픔이 내 몸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 갓 끓인 홍차향처럼 나를 붉게 물들였다. 나는 그렇게 다시한번 희망이라는 땅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한다. 아주 세찬 비가 내렸으면 한다. 우산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쏟아져서 내 발목을 깊이 적시우고, 길을 거닐때면 빗소리에 모든것이 파묻혀 세상이 고요해졌으면 좋겠다.
기억들이 빗소리의 고요 속에 묻혀갈때면, 모든 것이 차분해진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기에는 나쁜 날이지만, 사소한 것들을 정리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 곧 찾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