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예매하고 입금하려고 통장 잔고를 살펴보니 4만원. 라이코스에서 입금이 아직 안됐다. 아 도대체 언제들어오는거야. 짜증 약간 내고 현준이랑 대학로 돌고 학교 왔다.
학교에서 XML 관련 스펙 중에 필요한 건 모조리 다 찍었다. 500 페이지 정도 된다. 세 권으로 나눠서 제본하기로 했다. 찍는데 프린터가 말썽부려서 짜증이 조금 더 났다.
집에 왔다. 부모님 친구 분이 어제 전화하셔서 부모님 어디 갔냐고 물어보시길래, 그냥 친척댁에 가셨다고 했는데, 엄마가 그거 가지구 화내신다. 사실은 증조 누구누구 제사에 갔다 오셨는데 난 솔직히 기억도 잘 안난다. 내 머리는 치매끼가 약간 있는지 집중 안하거나 관심 없으면 거의 순식간에 귀의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지라 어쩔 수가 없다. 짜증이 좀 많이 난다.
019 요즘 고지서가 왔는데 이상하게 지난달 것이 연체가 되어 있다. 아마 뭔가 잘못되어서 안빠져 나간 것 같은데 또 그거가지고 뭐라고 하신다. 아 정말 미치겠다. 내가 뭘 어쨋다는 거냐.
한 5 분 지나자 엄마가 방문을 열고 신경질은 내면서 시간날때 빨랑 돈 어떻게 된건지 알아보라고 하신다. 지금이 벌써 세 번 째 같다. 5 분 동안 세 번 들었다. 그래서 엄마랑 한판 붙었다. 도대체 그래서 나보고 지금 뭘 어쩌라는 거야. 내일 전화해서 알아보면 되는데 왜 자꾸 그러는거야 가뜩이나 사람 짜증나 죽겠는데. 또 뭐가 짜증나는데. 아 몰라 그만둬 날 좀 내버려둬.
미치겠다. 그래 이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내 머리는 나빠서 사소한 것조차 기억 못하고 있는데 어쩌겠냐. 내가 한번 들어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컴퓨터 관련 지식이랑 호감가는 여자에 대한 신상 밖에 없다 어쩔래. 그래 난 그런 사람이야. 좀 그냥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사람이 필요한 것 뿐이었는데. 왜 내가 잘못했는지 남이 잘못했는지도 모를 문제를 가지고 닥달을 하는거야…
나 이럴 땐 울고 싶기라도 한데 사실 눈물이 말라서 나오지도 않아. 난 부모님 은혜도 모르는 나쁜 놈이거든. 그래서 그런가보지. 그냥 가난해도 좋으니까 부모님이 주실 집이 어쨋건 부모님이 내 주실 핸드폰 요금이 어떻건, 부모님이 사주신 컴퓨터가 어떻건. 그냥 아쉬워도 그런 소리 안들었으면 좋겠어. 돈 3만원 때문에 왜 내가 그래야 해. 내가 왜 돈도 못버는 주제가 되어야 하니. 나 지난주에 25만원 벌었어. 그래 그렇게 갖고 싶다는 최신형 핸드폰 따위 사줄게. 25만원 또 벌면 되. 더 많이 벌 수도 있어. 다른 한편으로는 공부하라고 닥달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돈을 은근히 기대하는 그 모습이 눈에 선해.
내 외로움이 가셔지기만 한다면 난 이대로 이 곳을 떠나고 싶어. 그리고 다른 사람처럼 살아가고 싶어. 이 곳에서의 기억을 버리고…
PS: 답글 달지 마세요. 특히 위로의 글은 도움이 안됨. 차라리 만나서 신나게 놀아줘요. 어차피 그래줄 사람이 있을 거 같지도 않지만서도.